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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쳐라이즈 Dec 16. 2021

육아 한 해 정리

서현 2057-2104일, 서아 283-330일

이제 겨울이다. 사실 다른 지역은 벌써 겨울이 된 것 같은데 남쪽으로 이사 와서 그런지 그다지 춥지 않다. 아직까지 얇은 목폴라에 맥코트를 입고 나가도 될 만큼 따뜻하다.(그렇다면 내 옷장 속 수많은 패딩은 이제 어찌한단 말인가!!!) 


겨울이 되었다는 것은 곧 해가 바뀐다는 말이다. 나나 아이들이나 한 살 더 먹을 것이다. 그렇기에 아이들의 성장 정도를 기록해 보려 한다. 서현이는 69개월 차, 서아는 10개월 차. 키와 몸무게부터 기록해 보자. 


서현이의 현재 키는 117cm, 몸무게 20kg 크게 변화가 없다. 아직은 키가 큰 편이긴 하나, 한참 클 때와는 다르게 성장이 다소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서아는 키 77cm 정도에 몸무게 10.8kg 정도. 6개월 동안 10kg 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결국 정상 몸무게 범주로 들어왔다. 6개월 전만 해도 병원에 가서 개월 수를 말하면 화들짝 놀라며 몸무게 관리를 하라고 하시던 의사 선생님들도 이제는 "또래에 비해 크네요~" 정도의 말을 한다. 이 정도면 됐다. 목표는 앞으로 6개월 동안 10.XXkg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 가능할까?...


치아 상태에도 변화가 생겼다. 서현이는 이제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기 시작한다. 아랫니 2개가 빠졌고 그 자릴 영구치가 메꾸고 있다. 작은 유치 대신 큰 영구치가 나다 보니 삐뚤게 나오고 있어 걱정하는 중. 하지만 지금은 아직 자리를 다 잡지 않은 것이라 하니 마음 편히 지켜보려고 한다. 그리고 다음은 윗니 2개라고 들었는데 요즘 보니 아랫니 2개 옆의 이가 흔들리고 있다. 아무래도 영구치가 커서 옆의 이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지금 흔들리는 정도를 봐서는 약 한 달 정도 뒤면 아랫니 2개가 더 빠질 것 같다.


서아는 이가 빠르게 나고 있다. 윗니가 4개, 아랫니가 2개 난 상태였는데, 12월 들어 아랫니 2개가 추가로 나고 있다. 이가 8개나 나서 분유는 끊고 이유식으로 넘어가려 하는 중. 요즘 분유는 2번 혹은 1번 마시고 만다. 부족할 수도 있는 영양분 보충을 위해 멸균우유를 먹이기 시작할 예정.


서현이의 적응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 개복치처럼 걱정이 많던 서현이와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끼게 했더니 어느 순간 걱정하는 일은 사라졌다. 아직도 약간(?) 소극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요즘은 어린이집에서 또래와 놀았던 경험을 나에게 이야기해 줘 걱정을 덜었다. 


또 아내는 현재 어린이집이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유치원으로 옮기자고 했는데, 나는 반대했다. 공부야 지금 내가 가르치고 있어서 이미 초등학교 2학년 수준 이상의 내용을 숙지하고 있는 상태였고, 지금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정서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내는 동의하지 않고 유치원에 도전했으나 다 떨어졌고 별 수없이 내년에도 지금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었다. 요즘 들어 친해진 친구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잘 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서아는 내년부터 집 앞 시립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었다. 이상하게 만 6세 아이들이 많아 경쟁이 심한 것에 비해 서아 나이대는 경쟁이 별로 없다. 확실히 인구 감소 영향을 받는 듯. 어쨌거나 내년부터 서아도 어린이집에 적응시켜서 나도 내후년에 복직하려 한다.


서현이는 요즘 무언가를 만드는 활동에 푹 빠져있다. 집에 만들기 재료가 많기 때문에 주름종이, 테이프, 빨대, 색종이, 한지, 부직포 등을 활용해 이런저런 만들기를 하고 논다. 이런 경험을 어린이집에 가서 친구들 선물 만들어주는 데 활용하는 듯.(어제는 친구들에게 자신이 만든 가방을 보여줬더니 서로 만들어달라고 해서 내가 올 때까지 만들어주고 있었다고 한다.)


서아는 뒤늦게 기어 다닌다. 몸이 무거운 아이들이 운동 발달이 좀 늦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어쨌거나 뒤집고, 기어 다니니 걱정을 덜었다. 순한 서아는 자다가 충분히 잤다고 생각하면 자신이 자고 있던 안방에서 내가 있는 곳까지 스스로 기어 나온다. 참 키우기 쉬운 둘째 서아. 무언가를 잡고 일어서는 것도 가능하고 그 상태에서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나 아직 혼자 서서 걸어 다니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시기 서현이가 스스로 손뼉 치며 걸어 다녔던 것에 비해 운동 발달은 조금 늦는 것 같다.


먹는 것을 비교해 보자. 서현이는 여전히 먹을 것을 돌같이 여긴다. 제 자리에 앉아서 먹는 것을 보기 어렵다. 한두 끼 정도는 굶어야 그럴 것이다. 딱히 좋아하는 음식도 없고, 군것질만 좋아한다. 나도 그렇기에 할 말이 없다.


서아는 다르다. 이미 먹는 양이 서현이의 양을 넘었다. 나이차가 5살 정도 나는 데 더 많이 먹으니 걱정된다. 맛있는 냄새가 나면 그걸 먹으려 흥분한다. 무섭다. 고향에 내려가서 우리 엄마가 볼 때면 이런 아이는 키워본 적 없어서 그런지 놀라신다. 나와는 정반대. 좀 더 크면 아내와 죽이 잘 맞을 것 같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은 커간다.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결국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 속에서 슬기롭게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자. 아이들 속에는 내가 생각보다 더 큰 '리질리언스'가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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