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성캥거루 Aug 23. 2021

취업깡패 화공 대학원생이 스타트업을 택한 이유 (2)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곳인가?

본 글은 이전 글과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 취업깡패 화공 대학원생이 스타트업을 택한 이유 (1) 보러 가기




- 모든 선택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원칙


 아래 항목은 다른 글(스타트업에서 start to go up이 되려면?)에서 소개했던 내용으로 회사를 선택할 때 고려했던 항목이다. 모든 기획에는 이유가 있듯, 내 선택에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 있었다. 원칙에 따라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고, 질문에 대한 답이 모여 최종 선택의 이유가 되었다. 몇 편에 걸쳐 내가 도출했던 답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


-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곳인가?

- 무엇을 얻어갈 수 있는가?

- 도메인이 내 관심사와 부합하는가? 그리고 성장 가능한 산업인가?

- 기업의 제품/서비스가 고객의 필요를 잘 채워나갈 수 있겠는가? 그리고 스스로 매출을 내고 지수적 성장을 이루겠는가?



1.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곳인가?


 경쟁력을 확인하기 위해 기업의 종류와 크고 작음을 가리지 않고 지원했다. 그렇지만 마음속에는 스타트업이나 사회적 기업에서 첫 시작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성장'에 있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나는 중학교도 1기, 대학교도 1기 입학생이었다. 그 덕에, 주도적으로 체계를 갖추고 문화를 형성해가는 것이 내게 있어 흥미로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체계가 없으면 힘들지만, '개척'이 주는 무궁무진함과 자유분방함이 있다. 환경이 주는 특성 덕분에 주도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고, 덕분에 단기간 안에 효과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위 경험이 직장을 선택함에 있어서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업으로써 기획자의 길로 첫발을 내딛는 시점에 기대 이상의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갖추어진 시스템 안에서 일하는 것보다 스스로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경험이 효과적일 것이라 판단했다. 항상 비례하는 법칙은 아니지만, 과정이 힘든 만큼 얻는 것이 많을 터였다. 의견이 받아들여지고 직접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스타트업 환경이 성장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경험해보니 실제로 비교적 작은 규모의 기업에서는 직접(회사 차원이 아닌, 개인으로도) 선한 영향력을 주는 경험을 하기 쉬웠다. 실행한 내용에 대해 바로 피드백이 오고, 내 제안과 실행으로 누군가의 삶이 변화되는 것을 목도할 수 있다는 것은 크나큰 축복이자 성장의 촉진제가 된다.


 다만, 사회적 기업보다는 스타트업이 내게 맞는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사업을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훌륭한 기업가로 성장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사업을 이루고 확장해야 성공하는지 몸으로 터득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사업 구조가, 사업 아이템이, 그리고 사업이 속한 산업이 뒷받침되는 기업이어야 했다. 그런데 알아보니 사회적 기업은 대부분 비영리 기업이었다. 영리 기업이라 하더라도 자생적으로 매출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기업이 성장하지 않으면 개인의 성장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그리고 내게는 풀리지 않는 난제가 있었다. "왜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들은 영리적으로 자생하기 어려운가?", "영리와 사회변혁은 공존할 수 없는가?" (최근, 완벽하진 않지만 몇몇 스타트업들이 실마리를 찾을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일이라 할지라도 재정적으로 자생력 없이는 오래가지 못한다. '사회변혁'에 관심 있는 나로서는 '선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내공이 필요했다. 사업을 키우고 매출을 내는 경험 없이는 내가 얻고자 하는 내공을 쌓기 어려웠다.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도 스타트업이 좋은 선택이라 여겼다. ‘힘들게 들어간 대기업에서 그곳의 복지/인프라 등을 경험하고 나면, 과연 이를 뒤로 하고 스타트업으로 나오는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물론 나 하기 나름이고 어딜 가든 끊임없이 성장하려고 애썼을 것이다. 그러나 결정을 하던 당시에는 성장에 저해가 될 일말의 가능성을 없애고 싶었다. 물살이 거셀수록 물고기의 꼬리 힘은 더 단련되기 마련이다. 변화가 많고 다양한 실행 뒤에 성공과 실패의 결과를 온몸으로 받다 보면 원치 않아도 근육은 길러진다. 겪어보니 역시나 스타트업은 성장을 도울, 물살이 거센 계곡과도 같았다.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같은 선택을 나중에 어렵게 하고 싶지 않았다. 대기업은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고 경쟁력을 쌓은 후에 들어가도 그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평온해졌다. 굳이 모두가 향하는 경쟁이 과열된 문을 통해 들어갈 필요는 없다. 같은 곳에 도달하더라도 내게 맞는 방식으로 나만의 길을 개척하며 간다면, 고유의 경쟁력이 개발된다.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은 선택을 하진 않을 것이다. 각자 성향도 다르고, 상황과 환경도 다르니까. 어떤 길로 가든 설정한 목표를 향해 성장해 나간다면 충분하다. 그런 의미에서 종합적인 내 픽은 '스타트업'이었다.


다음 이야기 이어서 보기 >

매거진의 이전글 취업깡패 화공 대학원생이 스타트업을 택한 이유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