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igarette Nov 17. 2023

똑똑한 것들은 틀려~

능력있고,  잘 하면 겸손하고 배려 해 준다

1. 똑똑한 개

옆집에 참으로 똑똑한 개가 있다. 우연히 이 백인들만 쭉 있는 뉴저지 같은 길에 10년 넘게 같이한 한국분이기도 하고 Violinist 이시기도 해서 음악 얘기이며 해서 바로 옆집에 붙어 있는 미국 아주머니 집을 하나 건너 뛰어 늘 존경하고 친하게 지내는 이웃 분이시다.


이 잘 생긴 견공에 이름은 "Comet" (행성). 정말 빠르고, 똑똑하고, 사냥개 + 양치기 도와주는 계보 있는 조상에 견공이 라고 했다. 어릴적에 한국 지방 - 청주 그리고 신탄진- 국민학교 때 집에 개가 늘 있었지만 요즘 처럼 족보나 집안에 식구 처럼 특별한 관심에 대상은 아니었다.  그냥 언제나 있었던, 따로 혼자 커 준, 아버지가 남은 페인트 아무렇게나 칠해 놓은 빨강 작은 개집 지붕에, 어머니가 넣어준 작아 못 입는 내 옷을 늘 웅크리고 있는, 그냥 좋은 기억 외는 개에 대해서는 전혀 문외한 이다.

와이프도 개를 참 좋아 해서 이웃분이 여행 가실때나, 특히 한국에 오래 가 계실때에는 늘 우리집에 맡기고 가셨다. 한국에서 어릴적 기억 외에도 딸 애가 초중학교때 강아지를 가져도 되냐고 졸랐을때 허락하지 못한 것에 후회 처럼 느껴져서, 이웃분이 부탁 할때 마다 반가히 봐준다.


그런데 이 "코멧"....

보통 똑똑한게 아니다.

영어 그리고 한국어. 둘다 알아듣는 것은 물론이고.

"앉아!",그리고  "Sit",  "경례!", "Salute!" ... 여러가지 명령어 한국/영어 다 기막히게 그대로 잘 하거니와 공을 던지면 공중에서 잡아서 가지고 오는 날쌘 동작과 나가고 싶을 때는 공을 입에 물고 다가와서는 앉아 있는 우리 허벅지에 밀어 넣는 등.  처다 보고 있으면 정말 한국말/영어를 직접 할 것 같은 생각마저 든다.


"코멧"을 와이프가 몇일 뒤에 이웃 분 한테 다시 집으로 돌아 갈때는 " '코멧'이 우리 남편 보다 더 말을 잘 듣네요" 하는 말이 정말 진짜 같이 느껴진다.


너무 잘 뛰어 다니고 운동량이 뛰어 나다 보니, 주변 길에 차도 다니고 해서 이웃분이 마당에 내 키 정도 높은 fence를 쭉 설치 하였다.  '코멧' 을 뒷 마당 안에 가두어 둘 수 있는 안전한 높이에 fence였다. 지날때 마다 fence 안에서 늘 펄쩍이면서 안쪽에서 쫒아 오면서, 지나 칠때는 더 이상 따라 오지 못하고, 마지막 구간 fence사이에 코 박고 끙끙대고 있는게 어찌나 귀여워 보이던지.


그런데 정말 똑똑하다고 느낀거는 10월 가을에 날씨 좋은 지난주에 앞을 지나다가 혹시나 해서 코멧에게 "Come Comet JUMP!" , 그리고 한국 말로 "이리와 코멧, 뛰어 넘어봐!" 하면서 길가에 차가 없을때 안전하게 양 팔을 벌리고 있었더니

바로 가볍게 훌쩍~ 넘어 내 바로 서 있는게 아닌가!

 

똑똑하면 겸손하다.

언제 든지 뛰어 넘을 수 있어도 가만히 안에 있다가 '언제' 넘을 지 알때 간단히 쉽게 한다.


2. 조카하고 팔씨름

조카. 처형에 아들. 스무살이다. 해양 대학교 3학년. 미국 해군 사관 학교 버금가는. "United States Merchant Marine Academy"https://www.usmma.edu/ . 더구나 수영 선수다.

어릴쩍 부터 봐와서 사나이 되어 가는 모습이 대견 스럽기만하다. 공부도 잘 하고 어릴적 부터 수영 선수로 그리고 대학에서 수영팀.


어릴쩍 부터 많이 같이 데리고 다닌게 아마도 처형이 조카가 5살때 이혼하여 그래서 더 챙겨서 같이 다닌 것도 이유가 될수도 있다. 15년 시간이 지났지만 잘 어을렸던 전동서도 친했고, 좋은 처형에, 아직도 그 '이혼' 이라는 게 와 닫기 않거니와 , 제일 이쁠 5살 아들을 두고 “합의”로 결정한 일은 많이 깜짝 놀랐다.


이미 한참 전에 지나간 일이지만, 왜 그때 내가 나서서 발 벗고 나서서 중재 했더라면 하는 후회 같는 생각도 하곤 한다.

아무튼 이제는 장성한 스무살에 조카는 같이 집에 와서 저녁도 먹고 학과 과정에 있는 6개월 간에 태평양 순환 여정도 이야기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해양 대학교가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어서 나올때 마다 들린다.


나 역시 건강을 위해 마흔이 넘어 다니기 시작한 뉴저지에 유도 도장 (http://www.unkacademy.com/)에  열심히 배운 대련과 낙법,,,유도 팔굽혀 펴기,  도장에 못 가는 바쁜 중에도 고맙게 늘 연락 주셔서 관장님 덕 분에 끈은 놓치 않고 있어서 "야 우리 팔씨름이나 한판 하자!" 하고 조카하고 우리 둘이 팔 걷어 부치고  마주 앉아 붙었다.

 

간만에 팔씨름이라고 ..온 힘을 쏫아 둘이서 밀고 밀리다가, 바리바리 떨며 힘껏 밀어 붙인 후에 결국 조카가 밀려서는 탁자 위에 손등이 닿아 버렸다.


"이야...이모부 힘쎄시네요!" 하면서

크게 인사 하고 아마도 년말에 보자 하고 학교로 돌아 갔다.


"기뜩한  짜식~"  저 체격 스무살 녀석이 이 오십대 중반, 키보드 마우스 잡고 사는 이모 팔 담박에 못 넘길까... 자기가 밀고 밀리고 하다가 손등을 탁자에 닿아 주고 그리고 인사 꾸벅 하고 나간 것이 기특했다.



COVID 가 막 시작 하던 2021년 초에 DC 연방 정부에 한 federal department 일 할때다. (미연방 정부에는 산하 400개 agency 와 deartment가 있다- 가장 큰것이 executive branch department 로 유명한 팬타곤 건물에 Department of Defence(국방부) 부터 Department of Transportation(교통부) ...Department of Agriculture .. ..크고 작은 여러 agency들이 분야별로 나뉘어서 미국 국민이 낸 세금으로 나라 살림을 꾸리고 있다.


50년 넘은  legacy program과 모든 database 를 다시 새로운 platform으로 옮기는 과정이 워낙 많은 개발자, 메니져들, 그리고 일하는 분들 연령 차이, 광범위한 지역 차이부터 더구나 기술적인 것도 심도 있게 복잡했고, 그 미묘한 부서간에 감정, 중간에 끼여든 개인 회사 consultant들이며 해서 이래저래 뭐가 많았다.


같이 일하던 도사님 급에 똑똑한 인도 친구 동료가 있었다. 미팅에 사람들과 문제들 접하다 보면, 그 얄팍한 지식으로 떠들고 밀어 붙이는 분들도 많았고, 영어 엑센트로 트집 잡으며 일 미루거나, 또는 잘 난척하는 - 말만 잘하는- 개인 회사 consultant들도 있고, 또 그 와중에 너무 아는 것이  없어 도대체 어떻게 들어 왔는지 궁금한 친구들 있었는데, 이 도사급 인도 동료는 늘 조용히, 차근 차근 다 들어 주고 기록하면서 , 인정해 주고 그리고 모르는 친구들에게는 알려 주면서 까지 하면서 진행 하였다. 문제가 터지면 다가오는 deadline에 팝콘 터지는 냄비 속 같아 지는 상황이 생긴다. chat room에 Tetris 처럼 메세지들이 쏟아지고..


그럴때면 참한 평강함을 잃지 않고, 수퍼맨 처럼 한방에 난관에 처한 issue를 해결하고 나서는 다른 팀원들에게 수고에 감사함을 표현하는, 대단한 깊이 있는 실력자에 감명을 느끼면서 "똑똑함"을 경험해 보았다.


언제든지 풀쩍 뛰어 넘을 수 있는 fence이지만, 그리고  상대방 바로 넘길 수 있는 힘이지만

상대방을 존중하고, 자기일 묵묵히 진행하고, 그리고 언제 보여 줄지 '때'을 안다.


그런게 내가 느낀 '똑똑함' 인가 싶다.

 



작가의 이전글 어느 독일 택시 운전 기사분에 작은 기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