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OG vol.6
매일 사람들이 마주치는 브랜드 메시지가 얼마나 되는지 아시나요?
우리는 하루 약 6,000개의 브랜드 메시지에 노출된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온, 오프라인 광고도 있고, SNS 콘텐츠도 있고, 기억조차 나지 않는 브랜드 로고나 슬로건도 있습니다. 모두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객에게 브랜드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누군가는 브랜드의 핵심 철학을 담은 카피를 고민했을 것이고, 디자이너는 여러 번 작업물을 수정했을 겁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그 위치에 노출되기까지 여러 사람의 손과 수고를 거친 결과물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메시지의 대부분은 소리 없는 외침만 남기고 사라집니다. 간혹 의도가 잘못 전달되어 논란이 되기도 합니다. 브랜드의 의도와 고객의 이해 사이에는 수 많은 장애물이 늘 자리하고 있습니다. 브랜드가 충분히 의미 있는 메시지를 기획해도, 고객은 언제나 다른 방식으로 그 의미를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특히 기호학 관점의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하는 것은 브랜드 메시지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의도한 대로 해석하게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DLOG 6번째 주제, 바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입니다.
기호학(Semiotics)은 기호와 상징이 어떻게 의미를 전달하고, 그 의미가 수신자에게 해석되는지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그래서 기호학 관점에서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설계는 '브랜드 메시지가 어떻게 고객에게 전달되고 해석되는지,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이며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미리 인식하고 계획하는 과정입니다.
효과적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설계하는 일은 어렵고 복잡합니다. 창의성도 필요합니다. 치열한 경쟁으로 이미 도시 곳곳에 너무 많은 광고 피로도가 쌓인 것도 이유지만, 근본적으로 기호가 전달되는 원리를 고려하지 못하면 노력한만큼의 커뮤니케이션 성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반면, 브랜드 마케터는 소비자의 선택을 설계하는 사람입니다. 브랜드의 다양한 요소를 경험한 소비자가 결정의 순간에 브랜드를 떠올리고, 선택하고, 다른 누군가에게 자발적으로 소개하고, 단순 소비 이상의 호감을 만들어내는 일을 설계하고 실행합니다. 누군가의 의식을 설계하는 일은 당연히 쉽지 않습니다.
브랜드 메시지는 이미 엄청난 소음 속에 파묻혀 발견하기 조차 힘든 지경이고, 온전히 전달된다 하더라도 의미의 다층성이 주는 애매함이나, 고객의 자의적 해석에 따라 쉽게 왜곡되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관심사가 아닌 것에 깊게 생각하는 것을 기피하는 본성이 있습니다.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으면 생각해 볼 의지조차 갖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브랜드의 본질은 인식입니다. 브랜드가 가진 미션이나 철학을 세상에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당연히 메시지가 필요합니다. 브랜드는 메시지를 쉽고 명료하게 전달하기 위해 자신만의 기호와 상징을 만들려 하고, 이를 통해 고객의 인식과 소통 기회를 확보하려 합니다. 문제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일관되지 않거나 고객이 이해하기 어려운 형태로 전달될 때, 메시지가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브랜드의 진정성과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법으로 기호학적 접근 방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은 기호학 관점에서 '발신자'(브랜드)와 '수신자'(대중) 사이의 기호 전달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 메시지는 브랜드의 다양한 활동으로 표현됩니다. 광고, 슬로건과 같이 메시지를 비교적 직접 전달하는 요소도 있고, 함축된 형태의 브랜드 요소인 로고, 컬러, 공간, 서비스, 제품도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이나 콘텐츠처럼 메시지를 에피소드에 담아 전달하는 형태의 요소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요소를 일종의 기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기호들이 어떤 의미를 전달할지는 발신자의 의도보다 수신자의 환경, 경험, 인지 편향, 해석 방식이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는 진정성만큼이나 진정성을 왜곡 없이 전달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인 전략이란 마치 신호등을 생각하면 됩니다. 메시지를 설정하고, 메시지를 담을 메타포 찾고, 가장 효과적인 전달 방식을 선택하고, 피드백-개선 과정을 반복하며 커뮤니케이션을 개선해 나갑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죠. 신호등은 아주 간단하고 명확한 기호학적 커뮤니케이션입니다.
메시지 설정: 횡단보도 보행자는 차가 지나다닐 때 건너면 안 된다.
메타포: 위협과 경고를 상징하는 빨간색을 사용해 정지 신호를 표현한다.
전달 방식: 횡단보도에 섰을 때 시야에 가장 잘 들어오는 위치에 정지 신호를 설치한다.
피드백-개선: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을 위해 시간을 표시하고, 핸드폰 사용에 몰두해 정지 신호를 못 보는 사람을 위해 바닥에도 정지 신호를 표시한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도 메커니즘은 동일합니다. 다만, 커뮤니케이션 단계마다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들이 조금 더 복잡하게 존재할 뿐입니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첫 번째 단계는 메시지 설정입니다.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 철학, 그리고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이점을 명확하게 정의해야 합니다. 브랜드 메시지가 자체가 명확하지 않으면 당연히 훌륭한 커뮤니케이션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 목적은 인식을 형성하는 데 있습니다. 어떤 인식을 형성해야 하는지 중심이 없다면 모든 과정에 힘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핵심 철학이 빈곤한 브랜드는 자본을 들여 반짝 유행을 만들어 낼 수는 있어도 백년 기업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기호학적으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란,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의미'를 '기호'로 전환하고 '전달'하는 과정입니다. 모든 과정은 전달하고 싶은 '의미'에서 시작됩니다. 여기에서 진정성과 목적이 탄생합니다. 메시지에 힘이 담기고, 그래야만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가능성이 생깁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의미란, 어쩌면 브랜드의 시작이자 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땅콩만 제공하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어느 직원이 허브 켈러허 CEO에게 말했습니다.
"고객 설문 조사를 해보니 승객들이 간단한 식사를 하고 싶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치킨시저샐러드를 메뉴에 포함하면 승객들이 좋아할 거 같습니다."
허브 켈러허 CEO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우리 항공사를 운영하는 비결을 딱 30초 만에 설명해 드릴게요. 우리는 가장 저렴한 항공사입니다. 이 점만 명심하면 당신도 나 못지않게 우리 회사를 위해 어떤 결정이든 내릴 수 있습니다."
광고, 콘텐츠, 로고, 구매 경험, 제품, 서비스를 포함한 브랜드의 메시지는 결국 브랜드의 철학을 따라가기 마련입니다. 메시지 커뮤니케이션에 앞서 명확한 브랜드 메시지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브랜드 요소에 일관성이 없다고 느껴진다면 마케팅이나 서비스 체계를 들여다보기 전에 우리가 어떤 철학으로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브랜드 메시지를 어떻게 표현할 것 인가는 매우 중요한 전략입니다. 그래서 메시지를 담을 적절한 메타포를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메타포(metaphor)는 ‘은유’라는 한 단어로 해석할 수 있지만, 그 의미와 역할은 훨씬 광범위합니다. 한순간에 비유와 상징 체계를 형성하기 때문에 브랜드 인식에 강력한 무기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메타포의 원리는 '공유하는 기억이나 보편적 개념'에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브랜드의 메시지는 대부분 낯설고 관심 없는 것이지만, 메타포는 이미 알고 있는 익숙한 개념입니다. 그래서 무미건조하고 와 닿지 않았던 브랜드 메시지에 색채를 더하고,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적으로 개념으로 이해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자세한 설명이 없어도 깊은 의미를 전달하고, 고객의 인식을 형성하는 강력한 계기를 만들어 줍니다. 메타포와 연결된 브랜드 메시지는 고객이 브랜드를 이해하는 방식을 형상화하고, 감각을 풍부하게 연상시킵니다.
브랜드 메시지 그 자체는 매우 추상적인 가치지만, 메타포에 담기는 순간 고객이 발견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인지 외형(프레임)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그 외형이 곧 인식의 대부분을 형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광고, 콘텐츠, 제품, 서비스 등 메시지의 형태에 따라 적절한 메타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광고는 개념적이고 상징적인 메타포 연결이 주로 필요하고, 콘텐츠는 포맷과 스토리텔링 그리고 비주얼을 담을 메타포가 필요합니다. 제품이나 서비스는 디자인과 시스템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메타포를 찾아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입니다. 메시지와 연결된 메타포의 종합적 구성이 결국 고객의 인식과 느낌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메시지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메타포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브랜드 메시지를 한 단계 추상화하고, 해당 개념이 보편적으로 소비되고 있는 경험을 찾아야 합니다. 반드시 고객에게 익숙한 개념이어야 하며, 동시에 브랜드 메시지와 연결성을 가져야 합니다. 아무리 진심어린 말이라도 내가 모르는 외국어로 얘기한다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고객이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심상과 경험 자원을 활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세계 최초로 미래형 배터리와 프리폼 배터리를 개발한 LG에너지솔루션의 브랜드 메시지는 '세계 최초'였습니다. 우리의 인식 체계 속에 '세계 최초'라는 속성이 있는 경험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구텐베르크 활판 인쇄, 신대륙 발견,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 같은 것들이 떠오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브랜드 메시지에는 '담대함'도 있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최초'와 '담대함'을 담을 메타포를 닐 암스트롱의 인류 최초 달착륙 사건에서 찾았고, '배터리 발자국' 광고를 만들었습니다. 메타포 덕분에 우리는 이미지 한 장으로 긴 설명이 없이도 브랜드의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 메시지와 메타포를 연결하는 핵심 원리는 '속성 매칭'입니다. 나이키의 브랜드 속성은 '도전'이고 온갖 '도전'을 연상하는 메타포를 가져와 캠페인을 이어갑니다. 슬로건부터 로고까지 모든 속성에 '도전'이 있고, 우리는 '도전'이라는 개념에 점점 나이키를 연상하는 일이 많아지게 됩니다. 메타포는 브랜드 메시지를 구체화하고, 추상적 개념을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그래서 메타포는 일상적 경험이나 문화적 맥락 전반에서 일반적으로 공유되고 있는 개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이 바로 '소비'입니다. 동일한 문화권에서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개념을 이해하려면 많이 소비해 봐야 합니다. 넷플릭스의 콘텐츠 최고 책임자이자 공동 CEO 테드 사란도스는 자신이 넷플릭스 콘텐츠에 대해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마다 어렸을 적 일했던 비디오 가게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사란도스는 넷플릭스 초창기에 DVD를 우편으로 보내주는 서비스를 할 때, 새로 출시된 영화를 몇 편씩 구매해야 하는지 결정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출시된 이후에는 어떤 작품을 소싱할지 판단했습니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한 후에는 콘텐츠 제작 여부를 판단하는 의사결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 모든 의사결정 배경에 10대와 20대를 보낸 비디오 대여점 경험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당시 매일 영화를 봤는데 비디오 대여점에 있는 900편의 영화를 거의 다 보았고, 자연스럽게 영화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고 합니다. 이후 그는 고객들이 어떤 영화가 재밌었다고 말하면, 그와 비슷한 속성을 가진 영화를 추천하며 "그럼 이것도 좋아하실 거예요!"라며 건냈습니다. 엄청난 양의 영화 소비가 자연스럽게 영화별 속성을 분류하는 능력을 만들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의 공통 속성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결국 소비 경험이 사람들이 좋아하거나 익숙한 영화 속성에 대한 통찰력을 주었고, 넷플릭스 의사결정에 성공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브랜드가 활용해야 하는 메타포는 소비를 기반으로 한 모방에 있습니다. 그 위에 브랜드만의 작은 차별화를 더 하면 독특하면서도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메시지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메시지 전달 단계에서 수많은 매체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상품화되어 있는 광고 상품을 사용할 수도 있고, 좀 더 창의적인 방식으로 메시지가 잠재고객들에게 발견될 수 있도록 기획할 수도 있습니다.
메시지의 내용이나 메타포만큼이나 전달되는 환경은 브랜드의 실제 커뮤니케이션 효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메시지를 수신하는 소비자의 환경적 요인과 경험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깨끗한 기름으로 튀긴 바삭한 치킨 광고는 씨즐(sizzle)이 전달하는 시각과 청각 자극이 매우 큽니다. 이런 광고를 잠재고객에게 노출한다면 당연히 이미지보다는 영상 포맷이 좋고, 무음이 일반적인 엘리베이터 영상 광고보다는 사운드가 풍부한 환경이 좋을 겁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완벽한 광고 환경은 배고픈 금요일 퇴근길에 길에서 본 리얼한 치킨 튀기는 모습일 겁니다.
브랜드의 메시지는 소비자 환경과 경험에 따라 소음이 되기도 하고, 정보가 되기도 하고, 심지어 감동이 되기도 합니다.
치킨이 생각나는 한강에서 노랑 통닭의 착한 돗자리는 정보이자 감동이지만, 불편한 이코노미석에서 눈앞에 얄밉게 편안함을 강조하는 미즈노 광고는 그 경험이 전혀 공감되지 않습니다.
좋은 메타포를 찾았다면, 메타포가 의미 있게 전달되는 과정을 설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브랜드 메시지는 단순한 외침이 아니라 고객 경험의 총합으로 전달될 때 더욱 생동감 있고 진정성 있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소비자가 메시지를 마주하는 그 순간을 디자인하는 것은 메시지에 힘을 더하고, 커뮤니케이션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이케아(IKEA)는 단순히 가구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합리적인 가격으로 아름다운 생활 공간을 제공한다는 브랜드 메시지에 집중합니다. 이케아의 대규모 쇼룸 전략은 이미지나 영상보다 더 직관적이고 실감 나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환경입니다. 이케아의 쇼룸은 다양한 스타일의 방과 거실, 주방, 욕실 등을 완벽하게 구성하여, 고객이 자신의 집에서 가구가 어떻게 배치될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가구만 봤을 때 상상하기 어려운 조합을 직접 보여주고, 단순히 가구라는 제품의 완성도를 넘어 라이프 스타일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이케아 쇼룸은 실용적이고 아름다운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르듯, 아무리 철저하게 설계된 커뮤니케이션도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에 철학이 있고, 집중해야 할 메시지가 명확하다면 이제 반복해야 할 것은 피드백 루프를 반복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하며 고객의 반응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경쟁 환경이 치열한 만큼 브랜드의 메시지는 생각보다 생명이 짧고 주목받기 어렵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한 번에 알아주길 바랄 수 없고, 두 번에 이해해 주길 기대할 수 없습니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 고객에게 남긴 느낌과 인식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더 나은 메타포와 전달 환경을 찾아 시도하는 것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브랜드가 지속해야 할 마케팅 활동입니다.
츠타야 서점을 창업한 일본의 혁신 아이콘 마스다 무네아키는 직원들에게 기획 업무를 시킬 때, 오래 생각하지 말고 기획할 것을 권한다고 합니다. 시간을 오래 들이는 것보다 일단 내놓고 고객을 포함한 여러 사람의 피드백을 받아 개선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인기 작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도 데뷔작 <개미>를 출판하기까지 6년간 모든 출판사에서 거절당했고, 20번을 수정해 12년 만에 출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베르나르는 그 긴 시간 동안 좌절 대신 어떻게 해야 사람들에게 책이 잘 읽힐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합니다. 그는 사람들의 피드백을 충분히 들어보고, 이해하려 노력하고, 작품 수정에 최대한 반영하며 집필에 몰두했습니다.
브랜드가 아무리 좋다고 생각하는 메시지도 고객이 느끼고 이해하는 것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 대상은 고객이고 고객의 생각에 안착할 수 있다면 다양하고 꾸준한 시도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한 번에 완벽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욕심내기보다는 지속적으로 고객의 피드백을 확인하며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도를 이어가야 합니다.
기호학 관점에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설계한다는 것은 발신자의 입장보다, 수신자의 입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브랜드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고객이 듣고 싶은 메시지를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이 생활하고 경험하는 소비 환경에 충분한 관심을 두고, 어떤 맥락에서 메시지가 수신되는지 관찰해야 합니다.
브랜드 메시지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상위 속성을 찾아 적절한 메타포와 연결하고, 의도한 메시지가 가장 효과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환경에서 메시지를 노출하는 것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적인 전략입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고객이 실제로 어떻게 메시지를 이해하는지 피드백을 수집하고, 다양한 채널에서 일관성을 유지한다면 반복과 개선이 쌓여가며 시간이 지날수록 강력한 브랜드 인식을 형성할 것입니다. 나이키처럼 말이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뉴스레터 <DLOG>는 사람과 브랜드, 그리고 그 사이를 연결하는 커뮤니케이션을 다룹니다.
"인간 중심의 가치를 추구하는 브랜드가 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브랜드의 진정성 있는 고객 가치와 소통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DLOG는 사람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하는 브랜드의 여정을 탐구합니다.
사람들이 추구하는 변화를 포착하고, 그들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헌신하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행동.
그것이 브랜드의 시대정신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