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OG vol.16
우리가 무언가에 시간과 돈을 쓰는 이유는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유하는 것을 넘어, 더 잘 사는데 필요한 것을 찾고 이를 충족시키려는 본능적인 과정입니다. 사실 누구나 일상에서 매일 그리고 직접 경험하는 심리입니다. 그래서 소비 심리란 누군가 자세하게 분석하거나 설명을 해주지 않아도 누구나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소비의 근본적인 목적을 이해하는 것은 복잡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며, 실제로 잘 사는 삶과 직접 연결되는 3가지 이유로 모든 소비의 목적이 분류됩니다.
(*우리의 소비 목적은 크게 3가지 이유로 분류 할 수 있습니다. 1) 생존과 안전을 위한 소비, 2) 더 나은 경험과 즐거움을 위한 소비, 3) 자아 실현을 위한 소비)
물론 브랜드가 사업을 운영하며 겪는 수 많은 어려움속에서 정신없이 이리저리 치이다 보면 고객의 모든 행동이 매우 개별적이고 까다롭고 이해할 수 없는 혼란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럴 수록 인간이 소비를 하려는 아주 단순하지만 분명한 목적을 다시 한 번 거시적으로 조망하고, 소비 주체인 인간이 갖는 보편적 심리 기재의 본질을 들여다 봐야 합니다. 복잡해 보이는 소비 활동은 의외로 체계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혹시 마음처럼 브랜드가 성장하지 않아 답답하고, 사업의 현실적인 어려움에 매몰되어 고객의 구매 심리가 복잡하게만 느껴지시나요? 그렇다면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소비 행동의 핵심을 좀 더 넓은 시야로 다시 한번 살펴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소비란 근본적으로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심리적 과정일 뿐입니다. 고객의 행동과 심리는 오늘 내가 수 없이 경험하는 행동과 심리와 전혀 다를게 없습니다. 고객의 행동과 심리는 오늘 내가 수 없이 경험하는 행동과 심리와 전혀 다를게 없습니다. 고객의 소비 행동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론 두 가지를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보면서 브랜드의 전략을 아주 단순한 형태로 환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소비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심리 이론 2가지와 브랜드의 활용 전략을 소개합니다.
1) 욕구-동기 이론
2) 이중 시스템 이론
1. 욕구-동기 이론은 더 나은 삶을 위해 기본 욕구 충족이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욕구-동기 이론은 매슬로(Maslow) 이론으로 유명한 욕구 5단계 이론을 기반합니다. 인간의 욕구는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에서 시작해 점점 더 고차원적인 욕구로 확장된다고 설명하는 이론입니다. 사람들은 생리적 욕구가 해결되면 더 나은 환경에서 생활하고자 하는 안전 욕구를 찾고, 그다음에는 타인과의 사회적 관계, 존중, 그리고 자아실현의 욕구까지 단계적으로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행동을 연속합니다.
브랜드는 자사의 상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이 어떤 욕구 단계에서 찾는 것인지 생각해보고 그 관점에서 정확하게 욕구를 충족시키는 메시지에 집중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브랜드 비즈니스는 같은 시장 카테고리에 있다고해서 고객이 동일하지 않습니다. 가구 브랜드라면 안전 욕구 단계에 있는 고객에게는 ‘안정된 주거 환경’을 강조히며 튼튼하고 오래 쓸 수 있는 가치를 강조할 수도 있고, 자아실현 단계에 있는 고객에게 고급스러움과 차별화의 가치를 강조할 수 있는 원목 가구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브랜드는 제공하고자 하는 고객 욕구 충족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판단하고, 누구나 욕구 충족의 충동이 느껴지도록 사업의 방향을 이어가면 됩니다. 하나의 욕구 충족에 집중하는 것은 단순해 보이지만 아주 힘있는 브랜드 전략입니다.
2. 이중 시스템 이론은 충동과 이성의 시너지가 판단을 결정한다고 설명합니다.
'감정적인 유혹과 이성적인 합리화가 맞물리는 순간'에 소비가 결정된다고 설명하는 이중 시스템 이론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최초의 심리학자 다니엘 카너먼(Daniel Kahneman)이 연구한 이론입니다.
이중 시스템 이론은 인간의 사고가 직관적인 사고 방식(시스템 1)과 논리적 분석에 기반한 사고 방식(시스템 2)의 두 가지 시스템으로 이루어져있다고 설명합니다. 소비에 있어서 이중 시스템이 동작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시스템 1이 빠르고 직관적인 감정적 반응으로 순간적인 구매 욕구를 먼저 일으킵니다. 그리고 이어서 시스템 2가 구매 욕구를 정당화할 논리적 이유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의 모임 후 고급 디저트를 먹고 싶은 욕구는 시스템 1의 감정적 반응에서 먼저 시작됩니다. 이때, 시스템 2가 ‘오늘은 좋은 하루였으니 특별한 디저트 한 번 정도는 괜찮아’라는 합리적 이유를 덧붙여주면서 소비가 결정되는 방식입니다. 순간의 유혹과 합리적 이유가 맞물려 구매가 이루어진다고 소비 결정을 설명합니다.
브랜드는 이 이론을 복잡하게 해석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 눈에 좋아보이게 만들고, 그와 별개로 논리적 구매 이유를 제공하면 됩니다. 첫눈에 매료될 만한 시각적, 감각적 요소는 시스템 1의 감정적 반응을 자극하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예를 들어, 고급스러운 외관, 우아한 포장, 특별한 디자인, 인플루언서가 사용하는 모습 등은 고객에게 즉각적으로 구매하고 싶은 감정을 만듭니다. 소비에 대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이도 이러한 느낌은 촉발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스템 1,2를 모두 충족시키는 것입니다. 감정적 반응을 일으켰다면, 시스템 2가 제품의 필요성을 정당화할 수 있도록 논리적 이유를 덧붙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소비자는 구매 이유를 ‘스스로에게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근거’로 설명하길 원합니다. 브랜드는 감정적으로 결정한 구매 결정을 스스로 타당하다고 여길 수 있도록 기능적 장점, 희소성, 장기적 가치 등을 강조해서 시스템 2가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효용 메시지를 설계해야 합니다.
브랜드는 고객이 제품에 대해 감정적 만족과 논리적 이유를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양쪽 요소를 모두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적으로 매력을 느끼는 것이 실질적인 구매 충동을 일으키지만 구매 행동에 이르게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논리적인 이유가 추가로 제공되어야 합니다. 시스템 2는 고객의 구매를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구매 결정을 포기하지 않게 만드는 심리적 확신을 줍니다.
이러한 소비 심리 이론을 돌아보는 것은 복잡하고 어려워만 보이는 사업을 높은 곳에서 통찰 할 수 있는 여유를 줍니다. 우리 스스로를 포함하여 어떤 소비자든 사는(buy) 이유는 단순하고 명확합니다. 더 잘 살기(live) 위한 것입니다. 잘 사는 것은 복잡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저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시간과 돈을 씁니다. 소비의 심리가 복잡한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 너무 많은 경쟁이 있다보니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가 쌓이고 덮이고 방향을 잃어가면서 복잡해 보이는 현상을 만들었을 뿐입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아주 단순한 본질은 고객 역시 구매 결정을 내리는 나와 같은 한 인간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그저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진 사람일 뿐입니다.
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심리를 깊이 이해하는 것은 단순히 판매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브랜드가 고객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는 일에 기여하는 일입니다. 고객의 욕구를 존중하고, 그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가치를 제공할 때, 브랜드는 고객과 깊이 연결되며 오래도록 사랑받을 것이고 사업은 꾸준히 성장할 것입니다.
이제 다시금 복잡하고 인간 본성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는 여유와 함께 공감의 시도가 필요한 시간입니다.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는 동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며 고객에게, 그리고 우리 자신에게도 의미 있는 삶의 가치를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