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28 새벽 5시의 일기
"주변 사람들이 모두 미쳐 갈 때 평범한 것을 할 수 있는 사람" 나폴레옹이 전쟁의 천재를 정의한 말이다.
내 인생은 그렇게 평범하지도, 그렇다고 특별하지도 않다. 어릴 적부터 남들과 다르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늘 가득했다.
그래서였을까.
대학생 때는 남들 다 하는 취업 준비도 하지 않았다. 졸업 후 바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래야 남들과 다른 길을 갈 거라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무모했다 싶은데 때론 아무것도 몰라서 저지르는 무모함이 용기가 되는 것도 같다. 지금은 너무 많이 알아 문제다. 알면 알수록 내가 모르는 게 많다는 걸 알게 되기도 하고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에 더 두렵기도 하고.
사업자등록증만 몇 개를 냈는지 모르겠다.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는 것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지금의 자리까지 왔다. 자리라고 하기엔 거창하고 나와 잘 맞는 분야의 회사를 9년째 운영 중이다. 보통 회사나 자영업의 90%가 5년 안에 문을 닫는다고 하니 잘 버텼다 싶다. 남편과 같이 운영하며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다 보니 지금은 30명 가까이 되는 직원들과 일을 하고 있다.
늘 남들과 다른 인생을 꿈꿨던 것처럼 사업을 할 때도 차별화에 신경을 많이 썼다.
'다른 회사와는 달라야 해. 이 전략이 그 회사와 다른 게 뭐야? 다른 회사가 잘하고 있는 것을 우리가 굳이 또 해야 할까? 해야 한다면 다른 포인트를 어떻게 줄까?' 나 스스로에게도 직원들에게도 자주 하는 질문이다.
그런데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오히려 평범한 것들을 꾸준히 해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른 아침 졸린 눈 비비며 일어나 나를 살펴보고 회사를 돌아본다. 오늘은 어떤 일을 해야 뜻깊은 하루가 될지 생각해 본다. 체력을 키워야 하기에 운동을 꾸준히 하고 나를 관리한다. 책을 매일 읽으며 공부도 하고 반성도 하고 사색도 한다.
남들과 다른 인생을 살겠다고 그렇게 바라던 나지만, 결국 이런 평범한 것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된 게 아닐까. 그 평범한 것들을 꾸준히 하는 게 정말 쉽지 않기에 습관 만들기 커뮤니티들이 유행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쩌면 평범한 걸 꾸준히 할 수 있는 힘은 특별해지고 싶은 사람이 자신만의 비전을 가질 때 생기는 게 아닐까. 그래서 모두가 유행에 휩쓸려 따라가고 인생 한방을 기대할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며 그날 하루를 지혜롭게 살아내는 사람에게 특별한 기회가 생기는 게 아닐까.
요즘은 '나는 어떤 특별한 걸 할까'가 아닌 나폴레옹이 말한 것처럼 주변 사람들이 모두 미쳐 갈 때 '나는 어떤 평범한 걸 하지?'라는 생각을 한다. 결국 나를 단단하게 세울 수 있는 힘을 기르는 방법은 그것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