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행복도 효율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우리는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한다. AI시대라고 하지만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기사들과 함께 인간이 하는 많은 일들이 기계로 대체될 거라는 걱정이 난무한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행복에 기여하고 사람들의 감정에 관여하는 직업은 오히려 더 다양해지지 않을까. 챗GPT에 '우울감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려줘'라고 질문하면 친절히 답변해 주겠지만 실제로 극복하는 결과까지 챗GPT가 책임지지는 못할 테니 말이다.
직접 검색해보지는 않았지만 챗GPT가 알려주는 우울 극복법의 해결책 중에는 대화가 통하는 사람과 만나 시간을 보내라 같은 답변도 있을 것 같다. 수많은 실험과 데이터들이 인간은 관계에서 만족감을 느껴야 행복할 수 있다고 증명하고 있으니까.
핸드폰만 손에 있으면 뭐든 되는 AI시대다.
혼자서도 잘 살 것 같지만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해 주고 소모임을 이끌거나 지속되게 해주는 사업이 흥할 것 같다. 물론 지금도 그런 사업이 있고 찾아보면 잘하는 기업도 꽤 많지만 내가 소비자로서 즐기는 커뮤니티가 아직은 딱히 없는 상황인 것을 보면 분명 새로운 기회는 분명히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우리 회사도 요즘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다. 비슷한 관심사로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 것,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렇게 연결된 사람들의 관계에서 행복이라는 감정이 생겨나는 경험을 설계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한 뾰족한 답을 아직 내진 못했지만 우리가 그걸 꼭 해결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그리고 AI가 계속 발전할 수밖에 없는 미래에는 비효율에 대한 인식도 변해야 하지 않을까. 이리보고 저리 봐도 비효율적인 것 같은데 희한하게 가치가 있는 일. 그런 일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이 분명 생길 것 같다. 물론 AI는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기본 전제로 계속 발전하겠지만 우리 인생의 모든 순간이 효율성만을 절대 선으로 볼 수는 없지 않을까? 복잡한 인간 세상에서 효율의 극대화를 위해 비효율을 필요로 하는 일도 분명 있지 않을까?
효율의 극대화를 위한 비효율의 필요성이라니
예를 들면 인간의 마음 같은 것. 조직에서 1:1 미팅을 통해 라포를 형성하는 일. 공적인 성과를 위해 사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가는 일. 관계에서 오는 감동. 개인과 팀의 동기부여 같은 것들.
이런 것들 또한 그 행위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행위를 통해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내는 경험 설계가 중요할 테고, 그게 결국 행복을 가장 효율적으로 줄 수 있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비효율적 경험 설계가 아닐까. 무슨 말장난 같기도 하지만 숙고해 볼 만한 주제라 생각한다.
물론 AI의 도움을 받는다면 그 비효율의 효율성 개선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 내 말을 다시 내가 해석해야 하는 말장난의 연속 같지만 글을 쓰다 보니 조금씩 정리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요즘 복잡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머리가 터질 것 같아 정리차원에서 기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