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결정은 그 시기를 정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언제 결정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물어본다. 하지만 마음의 결정은 그 시기를 정할 수 없다. 그래서 때때로 아무리 배우자와 헤어지고 싶어도, 또 그가 변치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내가 원하는 때에 쉽게 헤어지지 못한다.
물론, 내가 누군가를 정말로 사랑하게 되는 시기도 그때를 정할 수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불현듯 내가 이미 마음을 먹었거나 각오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는 어느 순간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이런 일들은 함께 여행을 가서 느끼게 될 수도 있고 또는 싸우고 나서 화해를 하는 과정에서 생기기도 한다. 마음이란 떠다니는 구름과도 같아 많은 상처가 쌓여도 쉬이 움직이지 않는다. 또한 많은 애정이 담겨도 잘 움직이지 않는다.
이처럼 사람의 마음은 가질 수도 없으며 막을 수도 없다.
오로지 어느 때에 마음이 부딪히는 순간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 변호사님, 저는 아내와 이혼하게 될까요? 언제 마음을 먹게 될까요? "
많은 사람들이 헤어지는 시기를 고민하지만 이혼의 때 ㅡ라는 것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결별의 시간은 어느 순간 마음먹게 되는 것이다. 불현듯, 나는 '이 사람과 더 이상같이 살 수 없다.'라는 것을 깨닫고 움직이게 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배우자의 모습을 통해 그 결심을 굳히게 되기도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배우자의 모습이 아니라 나의 마음이다. 내 마음이 견고하고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 결정은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상대방의 마음이 어떠한지를 생각하는 단계는 아직 결정의 순간이 오지 않은 것이다.
" 이혼은 정말로 마음먹었을 때 하셔야 해요. 만약 잘 모르겠다면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확고하게 마음을 먹었다고 해도 이혼을 강행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주저합니다. 살다 보면 여러 가지 가능성이 생깁니다. 아이 때문이라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니면 자연스럽게 헤어지기로 마음먹게 되기도 해요. 그건 선생님도 저도 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런 때가 오면 선생님이 먼저 '아, 이젠 내가 행동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드실 거예요. "
많은 상담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상대방의 감정이나 그 후에 일어날 일들을 말해달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당장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이기에 상대방의 감정이 그토록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나의 마음, 나의 결정이다. 스스로의 마음도 알 수 없는데 당연히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는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의 이 삶을 굳이 바꾸려고 하지 말고 우선은 그대로 헤쳐나가는 수밖에는 없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먹어지는 것, 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