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까지 올라탄 신발 두 짝
서로가 없으면 버려지는 탓에
둘은 손을 꼭 붙들고
자신의 시간이 오기만을 하염없이
무료함 속 잠깐의 축제는
달여놓은 약재 사이
비집고 들어온 설탕조각 같은 달콤함
그러나 기쁨도 잠시
시간은 우리를 조금씩 잊어갔고
초침이 달을 가리킬 때
창밖으로 버려지고 말았다
아직 윤기가 흐르는 소가죽
바람과 악수하고 별을 비춰내며
우린 서러움을 벗겨내는 법을 터득했다
고약한 냄새 대신
서늘한 밤공기의 아린 향이
주위를 세차게 감쌌을 때
그때서야 그들은 실감했다
시간의 존재를 알려줄 시간이 없다면
우린 꽤나 느리게 시들어 갈 수 있다는 걸
꽤나 멋지게 흐르는 유성들을 뒤로하고
대지 위를 헤엄칠 수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