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독서모임은 4명으로 이루어져있다. 구성원들은 매월 읽을 책을 돌아가며 선정하는데 9월은 내차례였다. 더운 여름 책을 읽을 기력도 없을 만큼 지쳐있었으나 9월엔 가을바람과 함께 선선함이 찾아올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했고 무뎌딘 내 심신에 생기를 넣고자 자기계발서를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택한 책은 -해빗-이었다. 제목만으로도 짐작이 되는 책이어서 였을까? 해빗을 검색하다가 -더 해빙-이라는 책이 내 눈에 들어왔다.
해빙? 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힘? 아무래도 부와 행운이 나를 심하게 끌어당겼나보다. 사실은 내가 부와 행운을 끌어당기고 싶었다가 맞는 말이다.
처음에 읽을 때는 소설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등장인물이 실존인물이라 점에 깜짝 놀랬다. 과학적인 것을 좋아하고 정확한 답이어야만 마음이 편안한 나는 이 책이 소설이 아니라는 점에서 살짝 불편해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이유로 9월 독후감 쓰기가 10월로 넘어가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부와 행운을 내게 끌어당기는 힘을 얻고자 이 책을 읽었다. 그 힘은 지난날 나에게언젠가는 일어 날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이기도 했다. 월급쟁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희망사항이기도 하다.
가끔 나는출근해서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가도 또 매일 아침 출근하기 싫은 찡찡한 마음을 안고 운전대를 잡기도 한다. 월급을 받거나 상여금을 받으면 행복하다가도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찾아온다.
금수저로 태어나지 않았고 로또를 만나는 행운이 없는 평범한 나는 부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좀더 편하고 좀더 쉽게 선택과 결정할 수 있고 내 가족을 위해 하고 싶은 모든 것들을 고민없이 할 수 있는 부자가 되고 싶었다.
철 없는 사회초년생들 처럼 재테크 열풍에 휩싸여 주식계좌도 개설하고 주식책도 닥치는 대로 많이 읽었다. 그렇게 공부하다 보니 결국엔 주식투자를 실패할 수 밖에 없는 뇌를 갖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주식하는 마음- 이라는 책을 읽다 알게 됐다. 부자가 되는 길은 결코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고 재테크라는 것에도 더이상의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게됐다.
이 와중에 다시 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책을 읽게됐고 뭐 이런 책이 다 있어?라고 생각 했던 책이었지만 내용을 다시 생각하게 되고 실천하게 되는 신기한 책인 것도 같다.
과거의 나는 편안하게 소비하지 못하고 내 형편 껏이라는 기준에 맞는 소비를 하면서도 과소비가 아닐까? 하는 불안한 마음을 갖고 소비했던 적이 많았다.
그러나 해빙은 돈을 쓰는 순간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충만하게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 이 정도의 소비는 내가 충분히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편안한 마음을 갖는 것이다. 내가 갖고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 없음에서 있음으로 렌즈를 바꾸는 것이 해빙이다.
그래서 나는 미래의 가짜부자가 아닌 지금의 진짜 부자가 될 것이다. 나도 해빙을 해봐야겠다. 부와 행운이여 내게로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