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가 찾아오면
2024년 12월 17일 마음일기
살아온 시간이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모래와 같다는 그의 말처럼
마음 둘 곳 없어
허허벌판을 헤매는
그런 순간
스무 살 언저리에 느꼈던 허무가
예순 살 된 지금도
끝나지 않았다는 게
이상도 하지만 당연하다
삶은 어디서 시작하여
어디로 가는지
여전히 알 수 없다
공간을 채우는
공명의 선율을 따라
마음을 포개어 보아도
춥고 아프다
잔인하고 아름답다는
이율배반의 세계에서
방황을 멈춘 적은 있었던가
고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