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테이션, 카운셀링, 교육부 학부모가이드, 교과서, 한국학교 면제
학교에 배정되고 얼마 후 오리엔테이션을 했다. (모미가 다니게 될 학교의 경우에는 11월 18일)
많은 학교들이 학교에서 오리엔테이션을 했다고 하는데, 이 학교는 Zoom 으로 대신했다.
오리엔테이션에서 알려준 첫 주 학교 일정은 다음과 같다. 학교 첫날인 1월 3일에는 초1 만 등교를 한다. 둘째날부터 초1-초6 모두 등교를 하지만, 처음 3일간 초1은 원래 등교 시간인 오전 7:30 이 아닌, 오전 9:30에 시작한다. 즉,
1월 3일 (초1만 등교): 9:30am ~ 1:30pm
1월 4-5일: 9:30am ~ 1:30pm (초1) / 7:30am ~ 1:30pm (초2~초6)
1월 6일~: 7:30am ~ 1:30pm
그리고 첫날에는 부모 (사전에 등록된 2인 까지만) 가 학교에 동행할 수 있다. 단, 끝까지 함께 있는건 아니고, 오전 11:30 에는 부모는 학교에서 나가야 한다.
학교에서 알려준 일반적인 스케쥴은 다음과 같다.
아침 7시, 교문 열림
아침 7:30, 국기계양식 (매일!)
오후 1:25, 학교 종료
오후 1:30, 끝. 부모 혹은 가디언이 기다리는 경우 교문으로 나가고, 그 외의 경우, 형제/자매가 같이 집에 가는 경우, 스쿨버스를 타는 경우, 돌봄교실 가는 경우 에는 학교 공터에 모여서 대기.
중간에 30분의 쉬는 시간이 주어지고, 그 시간동안 간식 겸 간단한 점심 을 먹는다. 학교 매점에서 구입해서 먹을 수도 있고, 집에서 싸와도 된다. 학교 매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음식을 판매한다. (가격은 $2.5-$3.5 수준. 돈을 가져오지 않은 경우 학교 행정실에서 빌릴 수 있고, 그 돈을 바로 갚지 않을 경우, 부모에게 연락이 온다.)
오리엔테이션의 두번째 세션은 학교 상담선생님의 카운셀링 관련 부분이었다. 초등학교라는 큰 관문을 넘어가는 아이들의 심리적인 부분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난 이 부분에 조금 감동받았다. 아이의 심리적인 부분에 신경을 쓰다니...)
상담선생님은 처음 학부모가 되는 우리가 아이의 마음을 잘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다음의 예시를 주었다.
1. 처음 직장에 갔을 때
2. 이직했을 때
3. 이사했을 때
4. 처음 부모가 됐을 때
지금 학교에 입학하는 아이의 마음이 그와 같을 것이라고. 그리고 그 아이를 위해서는 "부모+지역사회+학교" 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그리고 4가지 측면에서 아이가 준비가 되어있는지 점검하고, 또 준비를 도와주라고 독려한다.
1. 학교에 갈 준비
가령 지시를 따르거나, 조금 더 긴 시간 학업을 따라가는 것, 혹은 자기 물건을 챙기는 것 등
2. 적응
위생, 자기 돈 관리 등
3. 사회성
친구사귀는 법, 도움 요청하는 법, 팀워크 등
4. 학업
글자, 숫자, 육하원칙 질문 등
그리고 각각의 경우에 어떻게 도와줘야하는지를 자세히 알려줬다. 그리고 우리도 그렇게 모미를 준비시켰다. 가령 마트에 가서 모미에게 돈을 주고, 그 돈 안에서 자기가 원하는 물건을 사고 계산하는 연습, 모르는 사람에게 당당하게 물어보거나 말하는 연습 (가령 식당에서 물주세요, 화장실 어디에요 등을 물어보는 연습) 등.
그리고 싱가포르 교육부에서는 홈페이지에 이런 준비과정을 어떻게 알아보고, 함께 준비해나가야 할지에 관해 자세히 정리해두었다. https://www.moe.gov.sg/parentkit
그리고 며칠 뒤 상담선생님에게 전화가 왔다. 학교 서류에 모미가 차멀미를 자주 한다...라고 명시를 해둔 부분이 걱정이 되어 전화했다고 한다. 선생님의 요지는,
"차멀미가 학교에 가는 첫 인상이 되면 안된다. 학교 교문에 들어가기 전 스쿨버스에서부터 배가 아프고 머리가 아프면, 그 느낌이 학교에 대한 관점을 형성하게 된다 (학교는 배가 아프고 머리가 지끈지끈한 곳이다...). 그러니 멀미를 예방할 수 있는 애착장난감, 사탕, 멀미약, 등등을 최대한 이용해서 멀미를 줄여야 한다."
아직 입학하지 않은 아이에 대해 신경써주는 부분에서 학교에 대한 염려를 한시름 놓게 되었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 정해진 날짜에 학교 서점에 가서 교과서를 구입해야 한다 (학교 서점은 학교 내에 있다. 온라인으로 주문을 해도 되지만, 이 날이 유일하게 학교에 들어가볼 수 있는 날이기에... 온가족이 학교에 갔다.)
책이 꽤 많다: 영어책 2권, 수학책 4권, 사회책 1권, 체육책 1권, 중국어책 6권, 성향/시민성 교육 (CCE, Character and Citizenship Education) 책 3권 (영어 1권 / 중국어 2권), 영어단어(4000개)책 1권.
다른 책들은 모두 대충 이름만으로도 상상/이해가 되었지만, CCE (성향/시민성 교육) 는 제목만으로는 감이 잘 오지 않아 조금 살펴봤다. 그 내용은 감정 다스리기, 화를 다스리기 위한 호흡법, 여러가지 성향에 대해 알아보기 (나는 XX를 제일 잘하고, 이럴때 가장 나 같다) 등의 내용과 더불어, 이럴 땐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 (가령 불이 났을 땐 조용히 앉아서 지시내용을 듣고, 이에 따라 집합장소로 질서있게 이동한다.) 등의 사회화 관련 내용이 들어있다.
이런 교육이 꽤나 중시되는 모양이다. 다른 과목과 달리, 이 과목은 영어와 중국어, 그리고 다른 말레이어 타밀어로 모두 있다. 즉, 어느 언어로든 이런 내용들은 잘 알아야 한다 는 뜻. 재미난 교과과정 같아 보였다. 예전에 본 디즈니 애니메이션 Soul 이 생각나기도 하고, 또 언젠가 본 일본 초등학교의 지진 예방교육을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간과했던 부분이다... 사실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이다... 한국에서 초등학교는 의무교육에 해당하기 때문에, 한국에 주민등록이 되어있는 한, 별다른 이슈없이 때가 되면 초등학교에 배정된다. 그리고 모미도 때가 되었기에 초등학교에 배정됐다. 크리스마스 직전 한국에 계신 부모님 댁에 모미의 취학통지서가 배달이 되었고, 그 하단에는,
"특별한 사유없이 기일 내에 취학하지 않을 시 [초/중등교육법 제68조]에 의하여 취학 대상 아동의 보호자는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뒷면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예비소집에 불참하거나 배정된 학교에 입학하지 않을 경우 경찰 수사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라는 무시무시한 글귀가 적혀있었다.
그리고 여러곳에 수소문한 결과 우리가 미리 한국에 있는 동사무소 등에 연락하여 입학면제 신청을 했다면 간단하게 동사무소에서 해결됐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모미는 이미 초등학교가 배정된 상태 (그것도 무려 근 30년 전 내가 졸업한 그 학교) 이기 때문에 학교에도 연락을 취해야 했다. 그렇게 학교에 연락을 취하고, 학교에서 알려준대로 관련 서류를 모으기 시작했다.
주민등록등본/가족관계증명서 - 우리는 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 홈페이지 에서 가족관계증명서 를 발급받아 제출했다.
해외 근무 (파견) 증빙서류 - 회사 HR에 요청해 재직확인 편지를 제출했다.
해외 학교 입학 (재학) 확인서류 - 모미가 입학할 싱가포르 초등학교에 요청해 입학확인 편지를 제출했다.
출입국 관리 사실 증명서 (가족모두) - 이건 대사관에 가야 한다. 인터넷으로 발급이 가능하지만, 공인인증서가 있어야만 하고, 따라서 공인인증서가 없는 아이들은 발급이 불가능하다.
이민관련서류 (영주권/시민권 등) (가족모두) - 싱가포르 거주 비자 Employment Pass 와 Dependent Pass 를 제출했다.
2년뒤 둘째 와와가 입학할 때에는 학교가 확정되는 10월 경에는 꼭! 한국에 연락해서 미리 면제 신청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