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미영 Jan 12. 2023

기억의 온도가 전하는 삶의 철학

기억의 온도가 나에게 전하는 것들

 “너만이라도 살아야 한다.”

 “엄마, 사랑해요.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힌남노’라는 태풍이 한반도를 덮쳤다. 각종 언론에서도 초강력 태풍이라며 각별히 주의를 당부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온통 진흙 물바다로 변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가까스로 2명은 구조되었지만, 7명은 심정지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중 구조된 엄마가 있었고, 엄마의 껌딱지인 15살 아들은 세상을 떠났다. 위 대화 내용은 차를 빼러 나간 엄마와 그 뒤를 따라나선 아들이 급박한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 내용이다. 정말이지 하늘이 무너질 일이었다,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귀하디 귀한 아들을 잃은 그 엄마의 심정을 헤아리자니 숨이 막혀왔다. 그 사건 이후로 지하 주차장에 내려갈 일이 생기면 그 주변을 죽 둘러보며 그들이 겪었을 공포를 온몸으로 느끼곤 한다. 몹시도 춥고 싸늘하다.


 모르겠다. 이러한 기억들이 언제까지 나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또 점차 희미해져 갈지. 그리고 아예 사라져 버릴지. 그 누군가는 이런 얘기를 했다.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들어라.”라고. 물론 앞으로의 삶에 있어서 이왕이면 기분 좋은 것들만 접하는 게 긍정적인 마음가짐에도 좋을 수 있다. 하지만 그리 녹록지 않은 세상 속에서의 포장된 삶의 모습들!그래서 난 유독 아픔과 고통, 소외 등 그늘진 세상 속으로 시선이 향하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렇다고 세상을 부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누구나 다 살기 좋은 세상에서 좋은 기억들만 품고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이고, 또 그런 세상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에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기억의 온도』라는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이 책은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챕터 1은 내 삶의 따뜻했던 기억들이 지금의 나에게 전하는 것들, 챕터 2는 내 삶의 열정적인 기억들이 지금의 나에게 전하는 것들, 챕터 3은 내 삶의 싸늘했던 기억들이 지금의 나에게 전하는 것들, 챕터 4는 내 삶의 추웠던 기억들이 지금의 나에게 전하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솔직 담백하게 서술했다. 사실, ‘기억’이라는 것은 우리네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따뜻했던 기억들은 내 삶의 이유가 될 수 있고, 열정적이었던 기억들은 내 삶의 힘이 될 수 있고, 싸늘했던 기억들은 내 삶의 깊이를 더해 줄 수 있고, 추웠던 기억들은 내 삶의 상처로 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내 삶의 기억들, 그 기억의 온도들은 나만 그렇게 느껴지는 게 아닌 누구나 다 그렇게 느껴질 수 있는 평범한 우리네 삶의 얘기들로 꽉 채워져 있다. 따라서 누구나 다 공감할 수 있고, 나아가 ‘나만 그런 게 아니었네?’ 하는 안도감과 함께 위로와 위안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울러 각 기억의 온도에서 공감할 수 있었던 작가, 철학자들의 날카로운 명언들도 함께 실려 있어 한층 더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