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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호선 Oct 26. 2021

이쁜 동생의 짜파게티 먹방을 보면서

생각의 나열

상대적 박탈감은 정말 시시때대로 어디에서나 느낄 수 있다.


저녁으로 1인용 샤브샤브를 정말 국물 한방울 남김없이 먹어놓고

알수 없는 허전함에 유튜뷰 먹방 채널을 틀었다.


이쁘장하게 생긴 여자애가 하는 먹방 채널인데

구독자가 100만이 넘는다.

과한 양을 먹는 것도 아니고 먹고 싶은 만큼 적당히

맛있게 오물 오물 먹는데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처음에는 저 맛있는 짜파게티와 겉바속촉 만두를 먹는게 부러웠는데

이쁘게 생기고 피부도 좋고 화장도 잘하고

저렇게 먹는데도 마른 저 친구가 부러워졌고

그러다 보니 저 친구에 대해 더 궁금해져 알아보니

직업도 있고 유학생활도 했고 집안도 풍족한 것 같은

정말 누구나 부러워 할 법한 조건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먹방으로 잠시나마 힐링을 하나 싶었는데

이렇게 또 한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럽마셂을 외치지만

저엉말 힘든 것 같다.


뭐라도 잘난 구석을 하나라도 찾고 싶은데

찾으려니 없다...ㅎㅎ


열받는데 불닭볶음면이라도 먹을까 싶은데

그것도 집에 없다





꽤 오래전 작성한 글입니다. (정말 서랍속에 잠들어 있던)

어떻게 보면 개인 일기에 가까운 내용인데, 발행을 결심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먹방을 아에 보지 않지만, 글에 쓰여진 생각은 늘 하면서 살고 있어서요,


생각해보니, 제가 글을 쓰는 동력은

정제되지 않은 일상을 남기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함 이었습니다.

여기서 정제되지 않은 일상이란 소재와 남들에게 선보이기 위한 공들여 써야 한다는 균형을 잘 맞춰야 하는데

저에겐 아직까지 그게 참 어렵네요,


쓰고 싶은 이야기는 쌓여가는데 공들여 잘 써야 된다는 부담감이 노트북과 멀어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개인 일기장 수준의 글이라도 발행하려 합니다.


그리고 저는 제 자아가 왔다 갔다 합니다.

이렇게라도 살아내는 내가 애처롭고 이만하면 되었지 싶다가도, 위를 올려다 보면 언제 저기까지 올라가지

그런데 올라는 갈 수 있나, 애초에 올라도 갈 수 없는 것 같은데, 이런 삶이 가치가 있을까

뭐 이런 생각들이 늘 혼재되어 있습니다.

지금 이 글과 이후 제 글을 읽게 되실때, 참고 사항이 될까 싶어 남겨봅니다.



+

참고로,

이 글을 쓰고 얼마 되지 않아 글에 묘사된 유튜버는 사회적 이슈가 한번 있었습니다.

그걸 보고 와 역시 사람일은 모르는구나 했지만, 이슈는 이슈일 뿐 그냥 여전히 먹방하면서 잘 지내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저는 개복치 마냥 아주 작은거에서도 상대적박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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