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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어 스프링 Jan 27. 2024

내가 나이 들었다고 느낄 때

친구야! 영양제 챙겨 먹자

" 친구야! 너 건강검진 했어?

올해도 꼭 하고, 영양제도 먹고 건강 잘 챙겨~"


40대를 앞두고 아직은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언제까지나 체력이 넘치고 쌩쌩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런 대화를 하고 있을 줄이야. 몇 년 사이 이전과는 사뭇 다른 대화주제와 낯선 안부인사에 나도 이제 나이 들었나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이번기회에 정리해 본 내가 나이 듦을 느끼는 순간.



1. 친구들과 대화의 주인공은 건강!


결혼 초반에는 남편과 육아이야기가 주를 이뤘다면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늘 빠지지 않는 주제인 건강! 서로의 건강검진 유무를 체크하고 증상에 따른 경험담과 카더라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은 반 아마추어 의사와 환자인 듯하다. 얼마 전 정말 발목을 삐끗했는데 금이 가서 깁스를 한 친구. 요즘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 하소연을 하니 탈모를 예방한다는 비오틴영양제를 추천해 주는 친구. 살기 위해 운동하자며 효과 좋은 홈트채널이나 나름의 운동법을 공유하며 열띤 토론을 하는 우리의 모습. 어느덧 달라진 상황이 웃프지만 서로를 걱정하며 챙기는 우리의 우정은 더욱 돈독해졌다.



2. 추위에 얼죽아를 포기하다


손끝 떨리는 추위에도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선택한다면 당신은 진정한 젊은이! 얼어 죽어도 아아를 먹던 일명 얼죽아는 이미 오래전 이야기다. 이제는 찬바람이 불어온다 싶으면 바로 따뜻한 아메리카노의 계절이 시작된다. 추위는 왜 이렇게 많이 타게 되었는지 곧잘 입던 코트도 성에 안 찬다. 매일 교복같이 입는 두툼한 패딩하나로 보내는 겨울. 핫팩과 털부츠는 필수! 겨울이 되니 나가는 것도 두려워 집순이가 되어가다니. 한 겨울에도 스커트에 구두를 신고도 추운 줄 몰랐던 20대 시절의 내 모습. 지금생각하니 신기하게 느껴진다.



3. 화장품과 함께 관리 도구가 필요한 시기


나와 딱 10살 터울의 막내 동생은 나와 다르게 아주 열심히 피부관리를 한다. 20대인데도 체계적으로 몇 가지 크림을 바르며 관리하는 모습을 볼 때면 아무것도 안 하는 내가 너무 심한가 반성하게 되는 시간. 그동안신경을 안 쓴 탓인지 아무리 열심히 크림을 발라도 금방 메마른 가뭄이 찾아오는 피부. 예전에는 금방 기름진 얼굴 탓에 기름종이가 필수품이었는데 이제는 화장품에 기름진 오일 한 방울은 필수다. 거울을 보며 얼굴의 주름들을 걱정하고 있으니 동생이 건넨 피부관리기. 각종 진동에 덜덜 거리는 피부가 어색하지만 끝내고 나니 뭔가 좋아진 느낌이다. 치솟는 관심과 구매충동이 일어나는 요즘이다.




이 외에도 주차 위치가 도저히 기억이 안 나 주차장을 헤매며 기억력을 탓하는 순간들. 사실 나이가 들었다고 느낄 때면 기쁨보다는 슬픔의 감정이 먼저 찾아온다. 처음에는 나에게 찾아온 변화들에 걱정과 씁쓸함이 느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외면의 변화가 아닌 내면의 변화를 살펴보니 그리 우울한 일도 아니었다!


내면의 편안함과 컨트롤할 수 있게 된 내 감정들. 나이 듦으로 얻게 된 선물이다.


20대까지는 외면적인 것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내면의 성장과 나를 돌아보는 일에 집중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감정의 변화도 심하고 마음 상한 감정을 어찌할 줄 몰라 며칠을 안고 지냈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때보다 편안함으로 힘든 감정도 어느 정도 털어낼 수 있는 단계가 되니 참으로 기쁜 일!


요즘 독서를 하고 또 멋지게 나이 들어가는 어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꿈이 생겼다.

바로 끊임없이 성장하는 노후 만들기!


노후대비를 위해 책 읽고 글 쓰고 운동하며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자기 계발의 과정이 즐겁고 기쁘다.

100세 시대! 어느 때도 늦은 나이가 없이 뭐든 시작하기 좋은 시기.

지금은 덜 익은 글을 쓰고 있다면 미래에는 숙성의 과정을 거친 아주 맛깔난 글을 쓰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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