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체공휴일이다. 요즘은 왜 이리 쉬는 날이 많은지... 소송이 진척되질 않아 마음이 조급해진다. 집에서 멍하니 있느니 필라테스를 가기로 했다.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죽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전남편은 희원이를 이용해서 자기합리화하고 모든 문제가 나의 성격적 단점 때문이란다. 성질부리고 애들한테 막 대하고 애착이 없고, 자기중심적인 데다가 지것만 챙기는 이기적인 면이 첫사랑인 상간녀와 비교돼서 위로를 받기 위해 만날 수밖에 없었단다.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 내가 얼마나 눈치를 보며 살았고 모든 것을 아들들과 전남편을 위해 희생하며 살았는데, 지것만 챙기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라니... 난 도대체 왜 그런 수모와 모멸감을 참고 살았을까?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 희생에 나의 28년을 바친 거다. 너무 억울해서 죽고만 싶다. 내가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
도둑맞은 나의 28년은 누가 보상해 주나?
전남편은 김경아와의 사이를 훼방 놓은 부모에 대한 분풀이로 나와 결혼해서 부모에게 복수를 하는 수단으로 나를 이용한 거다. 결국 난 28년간 이용당한 피해자인 것이다. 죽고 싶을 만큼 폐부가 저린다.
전남편에게 말하고 싶다.
’네가 최선을 다한 건 나에 대한 사랑이나 아들들에 대한 부성애가 아니라, 너희 부모에 대한 복수였던 건데 그걸 왜 하필 나와 그리고 내 아들들을 이용하느냐? 내가 뭘 그렇게 너에게 잘못했다고 날 이렇게 비참하게 만드느냐’고 묻고 싶다.
‘너의 사랑만 중요하고 나의 시간과 나의 감정은 의미가 없는 것인지, 나를 이렇게 막 다루는 게 내가 너에게 무슨 잘못을 해서 이러는 거냐’고 묻고 싶다.
‘이렇게 날 괴롭히는 이유가 내가 김경아가 아니어서라면 김경아와 해결해야 하는 게 맞는 건데, 왜 날 괴롭혀서 김경아를 기쁘게 해주려 하느냔 말이다. 넌 영원히 김경아를 지켜라. 그년의 파수꾼이 되어 김경아가 원하는 것을 해주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고 또 최선을 다 해라. 날 괴롭히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것처럼. 나와 아들들을 속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것처럼. 아들이 둘이나 있고 28년간 시부모 학대와 빚더미, 폭언을 견딘 조강지처가 있지만, 넌 김경아의 외로움과 어려움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 해라. 네가 다하는 최선이 과연 나와 아들들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주는지는 너에겐 의미가 없겠지?
잔인하고 파렴치한 인간이면서도 그렇지 않은 얼굴로 아들들을 돈으로 조정하려는 너의 야비함에 나는 질렸다. 너의 그 돈타령 아주 지겹다. 맨날 어려서 가난하고 엄마의 사기행각에 1년에 12번씩 이사를 다녀야 했고, 아버지의 술주정과 폭력이 무서웠다고 불쌍한 척 하지만, 넌 지난 28년간 나와 아들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했어. 네 부모가 한 것보다 더 잔인하게.. 날 이용하고 아들들에게 거짓된 삶을 살아도 된다는 말도 안 되는 본보기를 보여준 거지. 네 아버지가 너에게 보여준 것보다 더 더럽고 잔인하고, 치사한 방법으로.’
머릿속이 온갖 욕과 분노로 가득 차 있던 순간, 전남편의 친구로부터 문자가 왔다. 잠깐 만나자는 문자였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이상훈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 분명해서 변호사에게 의견을 물었다. 변호사는 만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이상훈에 대한 이야기라면 변호사를 통해 이야기하세요.’라고 문자를 보내고 차단해 버렸다.
나중에 희원이를 통해 듣게 된 이야기는 전남편은 친구를 통해 자신은 나와 이혼하고 싶지 않고 자신이 집을 나가겠다고 전달하려고 했으나 내가 강하게 거부했다고 이야기했다 한다. 미친 놈!!!!이게 무슨 말인가? 그런 걸 친구를 시키는 인간이라니? 이 상황에서 이혼을 하지 않겠다니, 그럼 이렇게 계속 살겠다는 건가? 집은 나에게 떠받기고 본인이 집을 나가서 편하게 김경아와 살림을 차리겠다는 거 겠지만, 그러기 전에 이혼부터 해야지. 누구의 잘못으로 이 지경이 된 건대, 이 걸 내 탓으로 돌리다니.. 정말 파렴치하다는 생각에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게다가 희원이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그 아이를 붙잡고 징징대며 쇼를 하는지 너무도 화가 났다. 아마 자기 합리화를 위해 이런 쇼를 하는 것이 분명하다.
*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주변 지인에게 많은 염려와 걱정을 듣는다. 혹시 이게 문제가 되어서 너의 신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걱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이 글을 쓴다. 이미 다른 일로 명예훼손은 당한 상태이며 법이 내편이 아님을 너무도 잘 알기에 내 모든 것을 걸고 나의 경험을 쓰고자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는 죄명이 있다. 난 내가 당한 사실을 이야기하는 게 위법했는지 몰랐고, 피해자인 나는 입 닥치고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데 가해자들은 아직도 불륜을 즐기고 아들들을 속이고 있다는 게 너무 억울한 마음으로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