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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책한잔 Nov 05. 2024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누군가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자

안녕하세요. 오늘도책한잔 박기량입니다. 지난 10월 한 달 느꼈던 회색 감정을 통해 배운 것이 있어요. 감정에 매몰되어 있는 것이 아닌 체력이 될 때 누군가를 돕는 거예요. 왜곡된 생각을 반복하다 보면 매너리즘(mannerism)에 빠지게 돼요.

지난 수요일 오전 11시 30분 맨발 걷기하고 돌아와 청소하고 빨래 널고 있을 때 카톡이 왔어요.

'학교 연극제 소품 운반해야 되는데 도와주실 분 계실까요?'

전화 버튼을 누르고 말했어요.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용기 낼 수 있었던 자신에게 놀랐어요.


누군가 돕는 일에 늘 뒷전이었던 사람이 왜 그랬을까요? 힘든 상황에 있을 때 도움 주셨던 김영주 교장선생님의 진심이 생각을 움직이게 했던 것일까요?

"제가 바라는 것은 박 선생님께서 행복해지는 것이에요."

'나는 무엇을 해야 되는가?'

맨발로 걸으며 웅얼웅얼 하면서 계속 생각했어요. 그리고 '도움이 필요합니다.' 카톡을 보고 '제가 하겠습니다.' 하게 되었어요.


월요일 아침 전화벨이 울렸어요. 김영주 교장선생님이셨어요.

"박 선생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지금, 들밥 하러 가고 있어요."

"걱정했는데 목소리 들으니 안심이 되네요."


교장선생님께서 내면 아이를 일으켜 세워 주었어요. 동시에 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셨어요. 다른 학부모님에 비하면 부족하지만요.


초등학교 4학년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정답이 궁금해서 톨스토이 책을 읽게 되었어요. 마지막 장을 읽고 덮으며 이런 생각을 했어요.

'톨스토이는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간다고 했는데 도대체 그 사랑이 무엇일까?'

남편을 만나 두 아이를 낳고 병원에 누워 있을 때였어요.

'이렇게 못생기고 볼 품 없는 아내를 이리도 지극정성으로 간호해 줄까? 나는 이 사람을 위해서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그랬던 사람에게 지난 한 달간 상처 주었던 말과 행동을 했어요.

'상처만 들여다보는 것이 아닌 누군가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자.'

생각을 바꾸니 새살이 돋게 되었어요.


회색 감정은 자신을 들여다보고, 삶을 무엇으로 채워가야 하는지 알려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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