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ma 열한 번째 이야기, 리버 피닉스
동양의 청춘이 장국영이라면 서양의 청춘은 리버 피닉스였다. 장국영과는 다른 의미로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던 그 남자, 리버 피닉스. 내게 있어 리버는 이름처럼 영원한 불사조와 같은 의미였다. 아련한 청춘의 이미지를 떠올릴 때면 항상 늘 그의 모습이 옆에 있었다. 어느새 그 보다 나이를 더 먹어버린 내 모습을 보며 이질감을 느낀다. 그는 늙지 않고 스물셋의 나이에 고정되어있는데. 스크린으로 그의 작품 ‘허공에의 질주’를 본 순간 주체할 수 없이 폭포수같이 쏟아지던 눈물들이 기억난다. 마음 아린 멜로도 아니었는데. 그의 쓸쓸한 눈빛이 아련하게 스크린 밖의 내 시선과 얽히던 순간 한없이 먹먹함을 느꼈다. 그리고 나는 내가 찾던 소년의 이미지가 그에게 있음을 깨달았다. 소년은 불완전하다. 불완전하기에 완전함을 추구하려 그는 떠났던 걸까. 여름의 끝자락에 태어난 소년은 그렇게 늦가을의 시작점에 날아갔다. 영원히 늙지 않는 청춘의 불사조가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