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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류 Mar 22. 2024

2023. 11. 12 - 2023. 11. 14

2부 4화


2023. 11. 12     


 어제 새벽에 일할 때 영하 5도라는 매서운 강추위를 경험했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출근을 했다. 붙이는 파스도 옷과 양말에도 붙이고, 양말도 얇은 양말이 아닌 두꺼운 겨울 양말을 신고, 발열 내의도 입고, 목이 따뜻해야 보온이 된다는 생각에 넥워머도 둘렀다. 아직 건물 구조가 익숙하지 않아서 한 번씩 움직이다가 실수로 구조물에 무릎이 부딪히는 일이 생기기도 해서 부상방지를 위해 무릎 보호대도 했다.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한지라 추위가 충분히 견뎌질 줄 알았는데, 역시 영하의 온도는 만만치 않았다. 트럭이 들어오고 빠질 때마다 뻥 뚫린 하차대 도크 사이로 불어오는 칼바람은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강하게 옷을 파고들었다.     


 찬바람에 골병이 든다는 게 바로 이런 느낌일까 싶을 정도로 추웠다. 이제 11월인데도 이렇게 추우면 12월, 1월, 2월은 얼마나 추울까 싶어서 등골이 서늘해졌다.     


-     


2023. 11. 14     


 진주에서 옥천까지 오고 가는 시간이 많이 걸린 걸 딱하게 여긴 대전에 사는 지인이 자신의 집 방이 하나 비니까 와서 머물면서 옥천에 일을 하러 가는 게 어떠냐고 제안해 왔다. 나에게는 너무나도 감사한 제안이라 염치 불구하고 그러겠다고 했고, 그래서 어제 저녁에 내가 가진 캐리어 중에 가장 큰 캐리어에 짐을 챙겨서 대전으로 넘어왔다.     


 캐리어의 한 면에는 꼭 필요한 생활 용품을 넣고, 다른 한 면에는 옷을 챙겨 넣었다. 겨울  옷이라 두꺼워서 많이 넣기는 무리여서 세 벌 정도만 챙겨 넣었다. 틈틈이 세탁해서 돌려 입을 계획이었다.      


 3주 정도만 머물 계획이라 짐은 간소하면 간소할수록 좋았다. 짐을 싸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여행을 다니면서 짐을 싸는 스킬이 생겨서 그런지 금세 짐을 꾸릴 수 있었다. 진주에서 옥천을 가는 것보다 훨씬 시간이 단축된다고 생각하니 한시름 걱정이 덜어지는 느낌이었다.     


 내가 대전에서 통근 버스를 탈 장소는 용문역 2번 출구였다. 누가 봐도 옥천으로 가는 사람들이 길가에 줄 지어 서있었다. 나도 그 줄에 합류해 옥천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진주에서 출발하면 옥천까지 두 시간이 걸리는데, 이제 당분간은 50분이면 옥천으로 갈 수 있다. 그렇게 대전에서 옥천 생활의 첫날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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