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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의 Oct 23. 2024

많은 걸 인증하지 않아도 의미가 있을까?

많은 것을 보여주지 않아도 괜찮은 이유

오늘 의미와 함께 할 생각:

최대한 많은 것을 인증해야만 가치있다는 생각



의미UIMI를 구독하신 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SNS에는 어떤 광고가 주로 뜨나요?


저는 요새 다양한 사람들이 네트워킹할 수 있는 오프라인 모임 광고와 만나기도 하고, 온라인 교육 서비스 광고와도 자주 마주치고 있어요. 


그런데 최근 본 수많은 광고 중에서도 유독 인상적이었던 광고 하나가 있었어요. 100개가 넘는 기업의 서비스를 분석하고 정리한 내용을 포트폴리오에 넣었더니 취업 제안을 받았다는 어느 신입의 사례를 담은 광고였어요. 


그 광고를 보고 ‘경기가 어려우니 취업하려면 이 정도 노력은 해야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는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정말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인지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정말로 우리는 타인에게 무언가를 수없이 인증하고, 상대의 반응을 살피는 행동을 삶의 기본값으로 받아들여야만 생존할 수 있는 걸까요?


이와는 반대로, 무언가를 많이 인증하지 않을 때도 우리를 살아 숨 쉬게 하는 의미를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의미있는 문장 읽기

삶을 견디는 기쁨


그래서 오늘은 헤르만 헤세의 <삶을 견디는 기쁨>이라는 책에서 ‘인증하지 않는 것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문장을 발췌해 보았어요.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등등 오랫동안 사랑받는 작품을 쓴 작가가 삶을 대하는 태도는 어떠할까요?


그리고 그 태도를 바탕으로 우리는 어떻게 ‘인증하지 않는 것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요? 아래의 문장을 읽고 함께 생각해 봐요.



Today's quote
결국 내 말의 핵심은 ‘절제’이다. 굳이 어느 오페라 공연의 초연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결정을 내리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 정기 관람권을 끊어 두기는 했지만 시간에 여유가 있을 때만 극장에 간다 하더라도 자신이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산다는 조급함에 쫓기지 않는 사람이 있다. 분명 그는 매주 시간에 쫓겨 극장에 가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것이다.

엄청나게 많은 그림들을 둘러보는 일에 익숙한 어떤 사람이, 바쁜 일상 중에서도 한 시간 정도 시간을 쪼개어 몇 점의 대작만 들여다보며 하루를 보낸다면 그는 그것으로도 오히려 더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헤르만 헤세
<삶을 견디는 기쁨>



깊이 있게 읽어보기

많은 것을 누려야만

'돈값'을 한다는 생각


위 문장을 읽고 저는 정기적으로 결제하고 있는 여러 구독 서비스 목록을 떠올려보았어요.


흔히 넷플릭스, 유튜브, 밀리의 서재 등 구독 서비스를 일단 한번 결제하면 ‘돈값을 할 정도로’ 많은 콘텐츠를 볼 각오를 해야 하잖아요. 그렇지 않고 한 달에 한두 개의 작품만 겨우 보면 돈이 아까워서 자책하게 되고요.


그래서 저자가 언급한 ‘절제’라는 키워드가 마음에 꽂히더라고요. 왜냐하면 무언가를 과도하게 탐색하거나, 무언가를 수없이 해냈다는 인증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런 의미가 있음을 생각해 볼 수 있으니까요.


무언가를 많이 탐색하거나, 많이 증명하는 것만이 성취가 아니에요. 우리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몇 가지에만 집중할 때도 우리는 무언가를 성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것을 인증하고 타인에게 드러내지 않을 때도, 우리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탐색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다른 행동을 절제함으로써 삶의 조급함을 덜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그리고 조급한 삶에서 멀어질수록 있는 그대로의 삶을 즐길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지고요.



개인적으로 읽어보기

자랑스러운 연평균 독서량이

한 순간에 부끄러워진 사연



저의 롤모델은 온라인 비즈니스를 통해 자수성가한 어느 사업가인데요, 인스타그램, 디스코드, 유튜브, 링크드인, 심지어 트위치에서도 실시간 스트리밍을 하면서 늘 온라인 마케팅과 소셜미디어 전략과 관련한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저도 온라인에 많은 콘텐츠를 업로드하며 자주 흔적을 남겨야만 한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품게 되었어요.


그래서 의미 뉴스레터의 구독 페이지에 들어갈 소개 글을 쓸 때도 연간 몇 권의 책을 읽는지를 적었고, 이 말을 실제로 어떻게든 증명해야 할 것 같아서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도 책 속 문장을 필사한 사진을 종종 올렸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해서 수시로 인스타그램 알림을 확인했고요.


그런데 어느 날 저의 롤모델이 올린 어느 유튜브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왜냐하면 저의 롤모델이 영상 속에서 빠르고 단호한 말투로 전한 핵심 메시지는 저의 예상과 좀 달랐거든요. 


“매일 꾸준히 온라인에 콘텐츠를 올려라. 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에는 신경 쓰지 마라. 악플은 물론이고 칭찬에도 신경 쓰지 말고 계속 콘텐츠를 올려야 한다.“


저의 롤모델이 생각하는 ’칭찬에 연연할 필요 없는 이유‘는 명확했어요. 콘텐츠를 올리는 목적이나 원동력이 오로지 타인의 칭찬을 받기 위해서라면 안 되기 때문이래요.


콘텐츠를 올릴 때마다 칭찬이나 반응을 기대하게 된다면 기대했던 것보다 안 좋은 반응을 얻을 경우에는 실망감에 콘텐츠 제작을 더 이상 지속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니까요.



사진: Unsplash의 NordWood Themes


하지만 그 말을 통해 제 롤모델이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은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라‘는 것이었어요. 언뜻 보면 쉬워 보여도 사실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서 작심삼일을 반복하는 저와는 달리 매일 책이나 기록과 관련한 릴스, 카드뉴스, 스토리를 업로드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저는 오랫동안 부러워했는데요. 최근에 참석한 어느 공부 모임에서 이런 말을 듣게 되었어요.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책을 꼭 끝까지 읽어야만 한다는 부담도 갖지 않아도 돼요. 한 문장이라도 정확하게 읽고, 질문하면서 읽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이 말을 듣자마자 의미 UIMI 뉴스레터의 구독 페이지에 ’연 평균 독서량‘의 숫자를 자랑스럽게 적었던 순간이 무척 부끄러워지더라고요.


그만큼의 책을 읽었다고 할지라도 그 책의 핵심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지, 그 책을 내용을 삶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했는지, 그 책을 읽고 어떤 질문이 떠올랐는지 누군가가 묻는다면 솔직히 제대로 대답할 자신이 없었거든요.



사진: Unsplash의 Toa Heftiba


물론 ’한 달 동안 한 권의 책에서 뽑은 한 문장을 정확하게 읽었다‘는 사실은 사람들의 감탄을 불러일으키기 어려울 수 있어요. 조회수, 구독자 수, 댓글 수가 한 사람의 가치, 영향력, 때로는 재산의 축적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만큼,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는 타인의 눈에 잘 띄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타인의 칭찬이나 반응에 연연하지 않아도 우리는 계속해서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고, 때로는 수많은 도서 목록이 아닌 딱 한 권의 책에서 한 문장을 정확하게 읽는 것으로도 우리의 삶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무언가를 다양하게 즐기는 것만이 삶의 가치를 나타낸다는 압박을 내려놓고, 선택과 집중, 절제를 통해 우리 주위를 둘러싼 몇 가지에만 주의를 기울여도 여전히 삶의 가치를 탐색할 수 있음을 알게 될지도 몰라요.




마지막으로 생각해보기

딱 한 가지에만

집중해보기



그러니 의미 UIMI 뉴스레터 가족 여러분, 다가오는 월요일에는 많은 것을 해내고, 많은 것을 인증하지 않아도 우리 삶의 가치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물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적절한 인증은 동기부여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니 자랑하고 싶은 점은 언제든지 주변 사람들에게 인증하고 공유하며 자랑하되, 그 과정에서 혹시라도 오로지 많은 것을 인증하고 보여줘야만 그 모든 노력이 의미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조금 내려놓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제대로 탐구하고 싶은 딱 하나를 골라 집중할 때도 여전히 우리는 우리만의 가치를 키울 수 있으니까요!


아래의 질문과 미션을 통해 여러분만의 의미도 발견해 보세요.



나만의 의미를 만들어 줄 질문:

Q. 최근에 어떤 콘텐츠를 보고, 듣고, 읽었나요? 그 콘텐츠를 기반으로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을 만한 질문을 뽑아낸다면 어떤 질문을 생각해볼 수 있을까요?



의미 전달자로 거듭날 미션:

한 번에 하나의 감각에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밥을 먹을 때는 영상을 시청하지 않고 음식의 식감에만 집중하거나, 외출할 때는 음악을 듣지 않고 주변의 다양한 소리에 집중해 보면서요. 이를 통해 한 번에 한 가지에만 집중할 때에도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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