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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Apr 27. 2024

백수도... 이래저래 바쁘다


할 말이 없어도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야기가 이어지고

할 일이 없어도

찾아보면 할 일이 생긴다.

가만히 두면 그대로 있지만

시작하면

해야 할 일이 보인다.

계절이 바뀌기만 기다렸는데

준비는 하지 않고

세월만 보낸다.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에

무겁고 칙칙한

겨울옷을 치우고

봄옷을 꺼내놓으니

화사하고 좋다.

언제 다시 추워질지 모르지만

추우면 다시 꺼내 입더라도

일단은 치워야 한다.

지난 한 달 동안

봄과 겨울이 오고 가며

사람을 약 올리더니

어제오늘은 살만하다.

이제는 누가 뭐라 해도 봄이다.

나무들이  새 옷을 입고

푸릇푸릇한 잎이 나오고

땅을 헤집고 나오는 싹들도

하루가 다르게  땅을 덮는다.

생명의 봄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며

세상을 바꿔 놓는다.

하루하루 세상은 달라져가고

겨울은 잊혀

언제 겨울이 있었는지

기억조차 없다.

낮의 길이가 길어지고

활동이 많아져서

밤에는 꿀잠을 잔다.

꿈을 꾸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무슨 꿈을 꾸었는지

생각이 안 나지만

밤에는 꿈여행을 다니고

낮에는

세상이 부르는 곳에 간다.

어제는 숲으로

오늘은 수영장으로

백수가 쉴틈이 없다

노는 것도 쉽지 않다며

하늘을 보고 웃는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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