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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Jul 13. 2024

짧은 여름... 더워도 예쁘게 봐주자


계속되는 더위에

지쳐가는데

오늘  아침에는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어서

그리 더운 줄 모르겠다.

어제는 체감온도가

영상 39도까지 올라가서

숨이 탁탁 막혀 쩔쩔맸는데

어제에 비교하면

오늘은 더운 것도 아니다.

오늘도 영상 30도가 된다고 하니

집안에 있는 창문은

모두 열어놓고 뒤뜰로 간다.

남편이 준비해 놓은

널찍한 해먹에 누워 하늘을 본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예쁘다.

어제는 너무 더워서

새들도 날아다니지  않았는데

오늘은 새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닌다.

참새들이 서로 쫓아다니며

짹짹 거린다.

누워서 있으니 세상 편하다.

지상 천국이라는 말이 맞다.

특별히 할 일도 없고

누워있다고

눈치 주는 사람도 없으니

하고 싶은 대로 하며

남편과 둘이 편하게 산다.

하루 이틀 놀며

세월 가는 줄 모르고

베짱이처럼 산다.

남들은 더 늙기 전에

이것저것 하며 사는데

그냥 이대로 사는 것도 괜찮다.

여행을 다녀봐도 그게 그렇고

집에서 가까운 곳을 다니며

편하게 사는 게 좋다.

멀리 가서 새로운 것을 보고

역사를 알아도 좋은데

가까운 곳에 가서 배우는 것도 많다.

새들이 장난을 치고 놀고

뒤뜰에 있는 텃밭에서는

생명이 자란다.

작은 씨앗으로 싹이 나고

모종을 텃밭에 심으면

해와 바람과 비가 그들을 키운다.

그중에는 잘 자라는 것이 있고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 것도 있다.

물을 주고 누렁잎을 따주며

갖은 정성을 다해 키우며

부모님도

우리를 그렇게

키우셨음을 새삼 느낀다.

세상은 한시도

쉬지 않고 변하여

없던 것이 생겨나고

있던 것은 없어진다.

음이 우거진 것을 보면

늘 여름인 것 같은데

알게 모르게 세월 따라

계절이 바뀐다

바람이 시원하게 분다

더위가 물러가기를 바라지만

이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온다

며칠 안 되는  짧은 여름

덥다고 짜증 내지 말고

예쁘게 봐주자

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어느 날 아무도 모르게

하얀 눈이

상을 덮는 날이 온다


(사진: 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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