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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Nov 16. 2024

그리운 님처럼... 살며시 오는 눈


눈이 신가
님이 신가
오신다는 말도 없이
살며시 오는 눈
기다리지 않아도
때가 되면 옵니

어디서부터 오는지
알 수 없지만
하염없이 내리는 눈이
언제까지 내릴지
바람조차 숨을 죽이고
가만히 있습니

아무 소리 없이
내리는 눈을
있는 그대로의
청초한 모습으로
포옹하며 순응하
다소곳이 끌어안습니

살며시 다가오는
님인 듯
살포시 안기는 눈이
소복소복 쌓이는 오후
등 굽은 노송에도
떨어지지 못하고
매달려 있는
낡은 이파리에도
하얀 눈이 쌓입니

하늘은
회색으로 화장을 하고
세상의 더러운
든 것들을
덮어주는 하얀 담요 위에
침묵으로
피어나는 눈꽃송이

그리운 님처럼

살며시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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