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의 생일선물을 챙기기를 좋아한다. 수시로 날짜를 보면서 며칠 전부터 괜히 내가 생일인 것처럼 기분이 들뜬다. 그리고 생일이 되면 어떤 선물을 주는 것이 제일 좋을지 한참 고른 뒤에 전하고픈 말과 함께 전해준다. 평균적으로는 한 달에 2~5명 정도 축하를 건네는 것 같다.
그러다 나의 생일이 찾아온다. 학창 시절에는 내 생일이 딱 기말고사 2~3일 직전이었으므로 대체로 축하의 말만 받았었다. 그래서 불과 몇 년 전까지도 선물을 받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생일이 되면 마음이 불편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생일선물 받는 상황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다.
작년 생일에 동생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마치 결혼식 축의금을 되돌려 받는 것 같다고. 그 말이 웃겨서 하하, 하고 웃었다.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했다. 그날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건넨 것이 나에게 다시 축하의 마음으로 돌아온 그 과정이 마치 축하를 주고받는 축의금처럼 보였나 보다. 동생의 표현이 귀여워서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