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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양부인 May 28. 2021

강서둘레길 3코스 도보산책기

[체질 09] 목체질 추천 운동: 땀띠나게 걷기



강서둘레길 1코스를 돌다가 산길 좀 피하겠다고 3코스 방향으로 하산을 했다. 언제 이만큼 높이 올랐나 싶게 수많은 나무계단을 내려갔다. 그렇게 계단길을 벗어나 골목길 동네를 지나면 인적이 드문 굴다리와 논두렁을 만나게 된다.



드문 드문 낚시하시는 분들을 제외하면

신기하게도 사람이 없다. 한 명도..


앞서 걸어가던 남학생 무리가 있었는데

속닥속닥 얘기하더니 코스 시작점 무렵에서

결국  되돌아간 모양이다. 고독하구만.






분명 1코스에서는 좁은 산길과 데크에서도 마주오는 분들과 서로 부딪히지 않게 조심조심 걸었었는데... 뒤에서 걸어오시는 분께 민폐가 되지 않도록 잠시 멈춰 구석에서 길을 내어드리며 추월도 허용했었는데...  3코스는 이상하리만큼 사람이 없다. 그리하여 어디서 촬영한들 인물 없이 오직 배경만 나오는 뻥뷰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사람이 일절 없으니 조용하고 외롭다.

국토대장정길에 오르면 이런 기분이려나.

계속된 평지가 무료하고 지루해질 참이다.


그럴 때마다 풀숲에서 사람이 빼꼼 나타난다.

밀레의 이삭 줍기 명화가 연상되는 그림이다.

자전거를 던져두고 쑥 캐는 남녀가 더러 .







그래. 3코스는 바퀴나 연인 없이는 못 올 곳이지.

지도상으로는 분명 한강을 옆에 끼고 걷는 길처럼 보였는데 사방이 풀천지요 갈대 잔치다.








자전거만 출입을 금하는 표식인가? 아니면

나 같은 뚜벅이넘어오지 말라는 경고인가?


3코스는 갈림길이 거의 없어서 이 길을 막으면 나는 자전거 주행자분들 사이로 막 지나가야 한다. 3분을 고민하다가 결국 띠를 넘어 들어갔다.


사람도 오지 말라는 경고가 맞았나보다.

1킬로쯤 걸어가니 공사 중이라며

어서 나가라는 아저씨들의 손짓을 보았다.


두 시간 넘게 걷고 있던 나도 이제 그만

3코스에서 벗어나 버스라도 잡아 타고 싶다.


강서둘레길 3코스는 갈래길이  없다.

오롯이 외길 인생. 자전거 사이로 직진다.








3코스는 새들도 많다. 울창한 자연 속 새들이 둥지를 튼 것 같다. 청정자연의 육아환경은 그만큼 사람이 많이 찾지 않았다는 길이라는 뜻이겠지.


 

당연하다. 자전거도로만 붐빌 뿐, 3코스 도보 산책로는 한적하므로. 새들이 자전거마냥 쌩쌩 지나가는데 낯선 사람이라고 뒤통수라도 맞지 않을까 걱정이다. 동물농장을 너무 많이 봐온 탓.







그렇게  시간 넘게 외길을 걸어오면 겨우 한강을 볼 수 있다. 전망대 계단으로 올라가 망원렌즈로 북한산 능선을 들여다보니 험난한 산새가 폐까지 전해져 이미 눈으로 등산을 하고 내려온 기분이다.






한강 다리 쪽도 볼만 했다. 새가 머리를 계속 흔들어댔는데 왜 저러나 싶어 자세히 보았더니 물고기를 목구멍으로 꺼이꺼이 넘기는 중이었다.

망원렌즈 성능 짱!! 별도 볼 수 있겠다.



날씨가 너무 쾌청하다고 준비나 계획도 없이 강서둘레길 1코스 절반과 3코스를 완주했다.

북한산은 거실에서도 저만큼 보이는데 괜히 험난한 여정을 자초한 것 같다. 3코스 리뷰가 별로 없었으니 몸소 체득하는 수밖에.


3코스는 컨디션 좋은 날 선크림 잔뜩 바르고

깊은 대화가 필요한 사이라던가

인생 계획을 세워야 한다던가

나큰 고민이 있을 때 추천한다.

(빠져나갈 구멍이  전혀 는 밀실같은 길)









목양체질은 땀을 흘려야 건강에 이롭다지만

마스크 속에서 삐질삐질 흘리는 땀은 별로...


2주 동안은 얼굴이 화끈거리고 간지러웠다.

눈 밑으로 땀띠가 아주 제대로 난 것이다.


코로나 시대 목체질은 홈트가 안전할 듯.

습기를 제거하는 폐의 기능이 약한 목체질은

땀도 많은데 습진까지 조심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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