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브랜드 노트 : 함창 명주정원 이야기
브랜드 노트 여섯 번째는 우연히 만난 보물 같은 브랜드, '명주정원'입니다. 이곳은 경상북도 상주시 함창읍 새잼이길 7에 있는 카페입니다. 공식명칭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카페이지만, 전시장이고 문화가 함께하는 공간입니다.
명주정원 소개에 앞서, '보물'이라는 표현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보물'이라는 표현은 저에게는 최고의 찬사입니다. 그래서 '보물 같다'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는 혼자만의 심사숙고 과정을 거친 후 여러 가지 조건에 맞을 때 비로소, '보물 같다'는 사용을 스스로 허가합니다.
그 최고의 찬사를 사용하고 싶은 명주정원은 여름 여행에서 우연히 만났습니다. 사전 정보 없이 문경을 출발하며 커피 한잔을 위해 찾은 카페에서 보물 같은 이야기를 가진 브랜드를 만났습니다.
우리의 오랜 전통이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가 새로움이 되어 우리와 함께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이곳에 나름 엄격한 기준의 '보물 같다'는 사용을 허한 건, 지역과 특산물, 문화와 카페, 그리고 공간. 이 모든 것들이 이야기로 함께 어우러진 진귀한 브랜딩 현장이기 때문입니다. 브랜딩을 좋아하고, 브랜드의 이야기를 사랑하는 제게는 그렇게 발견한 '보물'입니다.
명주정원은 경상북도 상주 함창의 역사를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신라시대부터 이어진 1000년 명주의 고장, 함창은 과거 최대 명주 생산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낯익은 듯 낯선 단어. 명주.
명주(明紬) : 누에고치에서 풀어낸 견사絹紗를 사용하여 평직으로 직조한 무늬가 없는 견직물
_한국민속 대백과사전
함창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명주를 만들기 위한 8개의 전 과정을 직접 하는 마을로, 100% 국산 명주를 생산하고 있고 한 해 생산량이 단 400 필이라고 합니다. 함창명주는 "천년의 역사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리브랜딩 프로젝트" 진행하며 쇠퇴하고 있는 우리의 전통 산업을 장인의 손끝에서 아직도 꾸준히 이어오고 보존하고 있습니다. 명주정원을 방문하고 나서, 함창이 전통 명주로 유명하다는 사실도, 누에고치에서 명주라는 직물을 제조하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명주정원의 공간도 특별합니다. 그 시작은 90년대 석회석 광산이 풍부했던 문경, 상주 지역의 대한콘크리트 공장이었습니다. 폐업한 이후, 삼백참숯가마라고 찜질방으로 사용하게 되었고, 2011년 문을 닫았습니다. 그 이후 약 10년 동안 방치된 이곳을 고향에 돌아온 자매의 노력으로 2년간의 리모델링을 통해 '명주정원'으로 만들었습니다.
공간의 곳곳은 찜질방일 때 그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숯을 만들던 6개의 황토굴은 작은 룸이 되어 색다른 즐거움을 주고, 그 안에서 타고 있는 미디어 장작불은 역사를 알고 나니 더 새롭게 보입니다. 숯을 나르던 바닥의 레일은 작은 연못을 두어 포토스폿이 되었습니다.
명주정원의 로고도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카페 내에는 40년이 넘는 오래된 감나무들이 많아 봄에는 감꽃을 가을에는 주홍색 감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겨울에 오래된 감나무 가지에 남아있던 감꼭지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이야기가 더욱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카페 한켠 하얀 방에 전시되어 있는 명주 작품들. 100% 국내산 명주를 제대로 인식하고 본 것은 그날이 처음이었습니다. 호랑이 자수가 놓인 이불 앞에서 한동안 감탄했습니다. 구름같이 걸려있는 순백의 이불 빛깔, 흘러내리는 결이 아름답고 고급졌습니다. 밀도가 가득한 크림처럼, 밀도 있는 직물이 주는 아름다움. 그리고 함창의 명주를 소개하는 공간에는 작품들과 역사 이야기가 전시되어 있고, 작은 소품부터 이불까지 판매하고 있습니다.
명주정원을 지키는 고양이 그림을 그려서 엽서로 전시하고 판매하고, 있고. 햇살 가득한 정원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찾아본 리플릿은 제 호기심과 궁금증을 모두 해결해 주었습니다. 명주정원과 함창명주의 리브랜딩 프로젝트를 진행 한 곳은 (주)아워시선 (@ourseesun)입니다. "로컬에서 만드는 새로운 시선의 힘"이라는 슬로건이 참 잘 어울리는 곳입니다.
공간 속 숨겨진 빛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 지역 속 역사와 문화를 새로운 시선으로_아워시선
아워시선은 연간 18만 명이 찾는 복합문화공간 '명주정원'으로 탈바꿈시킨 주역으로, 함창명주라는 소중한 우리의 헤리티지를 현대적 라이프스타일로 재해석하는 '함창명주 리브랜딩 프로젝트'와 로컬 창업 교육인 '아워로컬스쿨' 등을 통해 지역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공간을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인과 청년, 소상공인을 잇는 브랜드 컨소시엄을 통해 상주 함창의 전통 자산이 동시대의 감각적인 문화 콘텐츠로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누에를 관찰하고 직접 고치에서 실을 뽑는 경험을 제공하는 명주숲키즈클래스, 무인양품과의 콜라보레이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서영희 선생님과 기획한 <Nongjam> 등의 활동을 차곡차곡 쌓으며, 천년의 전통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명주를 소개합니다.
우연히 찾아가 본 카페에서, 함창명주를 알게 되고, 명주정원의 브랜드 스토리를 들으며 아워시선의 모든 활동을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지역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고 헤리티지를 현대로 세련되게 브랜딩 하는 아워시선. 명주정원의 언어는 따뜻하고, 공간은 깊이 있고 사려 깊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아워시선의 인스타그램을 지속적으로 보며 모든 활동을 응원하는 팬이 되었습니다.
명주정원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물 같은 곳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브랜드가 조용히 말을 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