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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보안 2] 13. 고객의 즐거움을 방해하지 마라

책임과 의무를 강요하는 보안 NO

  사람은 삶을 살면서 즐거움을 찾는다. 당연하다. 어차피 사는 인생이라면 즐겁게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즐거움을 찾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서나 자신만의 취미를 갖는 등 사람마다 제각각의 방법으로 즐거움을 추구한다.


  즐거움을 추구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물건을 사는 것 즉, 쇼핑이다. 값이 어마무시하다는 소위 명품에서부터 대형마트에서 생필품이나 식료품을 구매하는 소소한 쇼핑까지 물건을 사는 형태도 다양하다. 그 형태 중의 하나로 요즘의 대세는 뭐니 뭐니 해도 인터넷 쇼핑이 최고다. 가만히 집에 누워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이용해 인터넷으로 물건을 고르고 주문하면 집으로 배달이 된다. 물건을 사지 않아도 어떤 물건이 있는지 훑어보는 재미도 있다. 직접 걸어 다니면서 보기만 하며 만족하던 윈도쇼핑도 이제는 집에서 인터넷으로 한다.


  이렇게 온전히 즐겁기 위해서는 책임과 의무가 없어야 한다. 무엇인가를 즐기고자 하는데 그에 따른 책임과 의무가 뒤따라온다면 온전히 즐거울 수 없다. 책임을 다하고 의무를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책임과 의무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데 있어 심각한 장애요소다. 책임과 의무가 없는 즐거움이야말로 진정한 즐거움이 된다. 등산을 하는데 산을 반드시 정복해야 한다는 의무가 있다면 더 이상 즐거운 등산이 아니다. 인터넷을 이용해 쇼핑하는데 책임과 의무를 요구받는다면 더 이상 즐거운 쇼핑이 아니게 된다.


  새삼 많은 기업들이 (말로는) 소중하다는 고객들에게 알게 모르게 책임과 의무를 떠 넘겨왔음을 느끼게 된다. 주기적으로 암호를 바꾸라고 요구하고, 다소 과다한 개인정보를 필수로 입력하도록 요구하고, 침해사고가 발생하면 암호 유출이 의심되니 또다시 암호를 바꾸라고 요구하고, 침해사고의 원인을 고객의 암호관리 부주의로 몰아 고객을 탓하는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지금까지는 "안전"이라는 용어에 방점을 찍어 보안을 해왔다. 이제는 생각을 바꿔 "즐거움"이라는 용어에 방점을 찍어 보안을 해야 한다. "안전한 쇼핑몰"이 아니라 "즐거운 쇼핑몰", 안전한 게임"이 아니라 "즐거운 게임"처럼 말이다. 즐겁기 위해서는 당연히 편리하고 안전해야 하지 않겠는가!


  "소중한 고객님들"이라고 기업들이 흔히 말하지만 정말로 고객을 소중히 생각하는지는 살짝 고개가 꺄우뚱하다. 그리고 고객을 소중히 생각한다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정의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앞으로의 미래시장에서 고객들에게 주기적으로 암호를 바꾸라거나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식의 책임과 의무를 부여하지 않는 즐거움을 줘야 한다는 것 말이다. 미래시장의 고객들은 자꾸 무엇인가를 요구해 즐거움을 방해하지 않는 기업을 선호할 것이고, 그런 기업이 시장을 선도하고 지배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책임과 의무는 온전히 기업과 보안조직이 가져가야 할 업보다. 고객의 즐거움이 커질수록 기업과 보안조직의 책임과 의무는 덩달아 커진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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