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며
처음으로 상복을 입었다.
장례식장에 도착하자마자 다리가 풀어져 내려앉았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다.
빈소가 차려지길 기다리는 동안 휴게실에서 여자들은 울고 또 울었다.
빈소가 차려지고, 영정 사진이 올라갔다.
온화한 영정 사진 속 얼굴을 보니 또 눈물이 그치지 않았고, 왜 그렇게 보낼 수밖에 없었나 불쌍한 마음에 가슴을 치며 울었다.
조문객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이 슬픔을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또 시간을 흘러갔다.
때가 되면 배가 고파 장례식장 밥을 먹었고, 지인인 조문객과 마주 앉아 이야기하며 웃기도 했다.
부조함을 지키며 손님을 맞이하다 출출해 귤을 갖고 와 까먹기도 하고,
각자 원하는 커피를 주문하고 마시기도 했다.
상주인 아이가 도착해 검은 양복을 입힌 후 의젓하다며 가족들 모두가 웃기도 하고,
그러다 또 고인을 추억하며 웃고 울었다.
그 사이에도 조문객은 끊임없이 왔고, 그들을 맞이하고 함께 이야기하며 상(喪)의 시간을 견뎌냈다.
이러라고, 이렇게 슬픔을 잠깐 잊기도 하고,
그렇게 마음을 추스르면서 떠나는 사람을 보내주라고 3일 동안 장례식을 하는 거구나 알게 되었다.
고인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쓰다듬으며 입관을 치렀고,
발인을 했다.
화장장 유리 너머로 한 움큼의 뼈로 남은 아주버님의 마지막을 보며 또다시 울컥했지만 그때쯤엔 하염없는 눈물은 그쳐 있었다.
그렇게 조금씩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걸 받아들이고 하나님의 섭리를 받아들였다.
슬픔을 받아들였다.
장례가 끝나고 나니 아주버님에 대한 추억이 계속 떠오른다.
클라우드에서 언젠가 눈이 많이 왔던 설 아침에 아이들과 눈싸움을 하는 아주버님을 찍은 영상을 찾았다.
그 동영상을 보며 또 눈물이 흘렀다. 옆에서 함께 보는 딸도 펑펑 운다.
참 좋은 삼촌, 참 좋은 아주버님, 너무 좋은 형, 오빠였던 분.
너무 좋은 사람,
많이 사랑했던 가족 한 명을 그렇게 떠나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