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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ightmj Aug 31. 2020

옴니채널의 시대

Z세대는 오프라인도 즐긴다!

코로나 이전 이미 시작되었던 비대면 서비스 


“9시에 협업툴 채팅창으로 아침 인사를 나누고, 각자 업무를 시작하였다. 업무는 협업툴을 통해 소통하고 온라인 드라이브에 모든 자료를 저장하고 공유한다. 11시에는 줌콜을 통해 온라인 화상회의를 진행하였다. 점심에는 배달플랫폼으로 주문한 음식이 집으로 배달되어 아이들과 식사를 하고, 식사 후 은행 웹싸이트에 들어가 은행업무를 보았다. 

오후에는 대학교 온라인시스템을 통해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강의를 진행하였다. 학생들은 채팅창으로 토론에 참여하였고 과제는 시스템에 업로드하게끔 하였다. 저녁에는 온라인쇼핑으로 구매한 불고기 밀키트로 간단히 가열조리만 해서 저녁식사를 했다. 큰아이 초등학교 웹사이트에 접속하여 숙제를 출력해서 주고, 온라인서점에 들어가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학습지를 구매하였다. 온라인마트 앱으로 필요한 음식들을 장보고, 온라인북 사이트에 접속하여 e북을 보다 잤다.”


혼자 컴퓨터로 진행하는 대학교 온라인 강의. 처음엔 벽보고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위 내용은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를 했던 날의 하루에 요즘 제 일상을 덧붙여서 종합적으로 적어본 것입니다. 저는 원래 업무 상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다양한 물건을 구매하고, 주말에는 가족들과 여기저기를 다닙니다. 그러나 요즘의 하루하루는 이러한 접촉들과 이동거리가 최소화되어 비대면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비대면)가 모두에게 화두입니다. 삶 자체가 갑자기 온라인화, 비대면화 되는 느낌이지만, 사실 비대면 서비스가 등장한 지는 꽤나 오래 전입니다. 십여년 전 출간된 미국 맥그로우힐 출판사의 서비스경영 교재에서는 “셀프서비스”란 이름으로 다양한 기술기반 비대면 서비스들에 대해 길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항공사 웹싸이트에서 항공티켓을 인쇄한다. 톨게이트에서는 자동스캐너가 이용료를 읽고 결제한다. 자판기에서 음식을 구입하여 간단히 때운다. 저녁은 카페테리아에서 구매한 음식을 신용카드로 계산하고 빈자리에서 먹는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골라 셀프계산대를 통해 지불한다. 집에 와서 내 컴퓨터로 은행웹사이트에 접속하여 은행업무를 본다.” 


10년 전 어느 교재에 나온 시나리오처럼, 비대면서비스는 우리 삶의 곳곳에 이미 들어와 있었습니다. 지금과 다른 점은, 초기의 비대면 서비스는 주로 서비스제공자인 기업의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시작되었다면, 지금은 소비자 측 니즈에 의해 그 시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비단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니즈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비대면 라이프를 원하는 사람들과 오프라인의 추락 


일본에서 집밖을 나가지 않고 사회적 관계를 피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은둔형외톨이 히키코모리, 누에고치처럼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사는 코쿤족 등을 시작으로 혼자 코인노래방을 즐기는 혼코노, 나홀로족, 집콕족 등 혼자 지내는 것을 자처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용어들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이 용어들의 공통점은 물론 혼자라는 점이고, 혼자라는 것과 비대면은 뗄레야 뗼 수 없는 사이입니다. 이렇게 스스로 사회로부터 단절되어 비접촉 라이프를 원하는 집단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IT의 발달로 온라인을 통해 구매나 레저 등 일상의 상당부분이 해결되고, 오프라인 중심의 인간관계는 온라인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비대면화 그리고 나홀로라이프는 더욱 가속화되게 되었죠. 원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세상입니다. 혼자 온라인으로 주문하여 집으로 배달 받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직원과의 접촉없이 혼자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나홀로 비대면 라이프 / 출처: 아주경제

MZ세대(밀레니얼 세대부터 Z세대를 통칭하는 용어)는 비대면과 나홀로 라이프에 익숙합니다. 제가 처음 학부수업을 시작했을 8년전만해도 학생들은 제게 연락을 취하기 위해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저는 전임교원이 아니라 교수연구실이 없는데 연구실이 어디냐고 찾아오겠다는 학생들도 꽤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학생들은 99% 카카오톡이나 이메일을 보냅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도 미국도 MZ세대들은 대체로 비대면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온라인채팅창으로 대화하는 게 편하고, SNS로 소통하는게 편하고, 온라인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고, 식당에서 혼밥을 하거나, 배달플랫폼에서 주문한 음식을 집에 먹는 게 일상인 것입니다.  


이처럼 앞으로 소비시장의 주역이 될 젊은 세대들이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에서 생활하고, 대면보다는 비대면을 선호하는 흐름이 강해지다 보니, 결과적으로 기존의 전통적인 서비스업 오프라인 매장이 힘을 잃어 가고 있습니다. 상당수의 구매들이 온라인으로 이루어 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리테일의 미래’의 저자 황지영 교수는 리테일(소매점)의 몰락을 이야기합니다. 미국의 대형백화점들이 몰락하는 이유는 MZ세대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못해서이기 때문이라 지적합니다.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던 소비자들은 점차 온라인 채널에서 구매하는 품목이 많아지고 있고, 미국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커머스에서 모바일 시장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모바일 기반 SNS인 인스타그램에서 쇼핑기능이 추가되면서, 모바일 구매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Z세대는 오프라인 쇼핑도 즐긴다, 옴니 채널의 시대  


그럼 세상이 온통 온라인의 비대면으로 변화하는 걸까요? 


지난 글에서 저는 (개인적인 바램과 의견으로)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아직은 기술을 통한 비대면이 익숙치 않은 집단이 여전히 다수 존재하고 있고, 여전히 누군가는 오프라인에서 사람과 사람 간의 교류를 원하고 있고, 기술이 100프로 만족시켜줄 수 없는 부분이 분명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Z세대가 (다행히?!) 오프라인 구매를 여전히 필요로 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오프라인에서 직접 눈과 손으로 상품을 확인하며 쇼핑하는 경험을 중요시합니다. MZ세대는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현실적인 경제관념을 갖게 되었고, 이는 가성비를 중시하고 꼼꼼하게 소비하는 태도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들은 재미와 경험을 상당히 중요시하기 때문에, 경험이 제한된 온라인 환경 외에 오프라인에서도 쇼핑을 즐기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결국, 이들 세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원하는 경험을 찾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길 원할 것이고, 따라서 이들이 원하는 오프라인 공간이란 첨단 기술을 통해 편리함과 재미가 최적화된 공간일 것입니다. 


물건 골라 그냥 걸어 나오면 되는 아마존고 매장 / 출처: 삼성글로벌뉴스룸

미국의 아마존 매장이나 중국의 허마센셩 같은 최첨단 리테일 공간들은 이미 이러한 MZ세대의 첨예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결합한 미래형 매장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2018년 시애틀에 오픈한 아마존 고는 각종 센서와 컴퓨터 기술이 소비자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감지함에 따라, 고객은 구매할 물건을 장바구니에 넣고 그냥 걸어나오면 자동으로 계산이 된다고 합니다. IT알못인 저는 이해하기 어려운 알고리즘으로써, 참 신기하기만 합니다. 편의성을 극대화 시켰을 뿐 아니라, 혁신적인 기술에 대한 ‘신기함’으로 일반소비자에게 개방되자 마자 사람들은 너도나도 구경 하기 위해 긴 줄을 늘어섰다고 합니다. 이처럼 최첨단 기술을 통해 아마존고는 비대면과 편리함을 극대화시켰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한 기관이 아마존고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6%가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습니다. 소비자들은 기존 방식의 쇼핑이 주는 즐거움과 인간적인 소비를 선호하였습니다. 편의와 비대면이 무조건적인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매장아 안녕? 움직이는 무인편의점인 중국의 모비마트 / 출처: BIZION

반면, 중국은 더 다채로운 기술들을 통해 재미와 경험요소까지 고조시킨 최첨단 리테일 매장들을 선보이고 있다. 상해의 모비 마트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주문하면, 고객에게로 매장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스스로 움직이는 무인매장인 셈입니다. 무인편의점에 자율주행 자동차 기능을 합친 셈이다. 매장을 부르면 매장이 나에게로 온다니…. 정말 신기하고 편리할 것 같긴 하네요. 


중국의 첨단기술 적용 사례로 국내에서 종종 거론되는 대표적인 사례는 알리바바의 허마셴셩입니다. 2016년 1월 베이징에서 시작한 허마셴셩은 87개 매장을 운영 중이고, 허마센셩의 로봇 레스토랑인 ROBOT. HE는 온오프라인의 융합이 절정에 달한 매장입니다. 

온오프라인이 융합된 허마셴셩 로봇레스토랑 / 출처: 플래텀 


황지영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다녀온 소감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로봇 레스토랑인 ROBOT.HE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매장의 절반은 슈퍼마켓, 나머지 절반은 로봇 레스토랑으로, 매장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모든 경험에서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 살아 있는 디지털 체험 공간이었다.
 

하마셴성 로봇 레스토랑은 주문부터 요리·서빙까지 모든 과정을 로봇이 실행하긴 하지만, 모든 것이 기계화된 완전 비대면 매장이 아니라고 합니다. 사진처럼 요리사들이 주방을 관리하고 직원들이 매장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허마셴성은 온라인/오프라인의 옴니채널 전략을 적극적으로 현실화시키고 있습니다. 


Z세대가 스스로의 니즈에 의해서 비대면 라이프를 추구한다면, 코로나 이후 전염병이라는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우리 모두가 비대면라이프를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서도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를 이용하게 되면서, 대면과 비대면을 적절히 넘나들며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온라인을 모르던 어르신들도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구매의 편리함을 경험하게 되셨을 것이고, 온라인세계에만 할 것 같은 Z세대는 오히려 오프라인 경험을 필요로 합니다. 결국, 양쪽의 옴니채널을 가장 효율적이고 영리하게 운영하여 그 연결성과 그 시너지를 찾는 것이 모든 기업들의 과제가 될 것 같습니다. 



참고문헌:  리테일의 미래, 황지영, 인플루엔셜.
스마트시대의 서비스경영, James A. Fitzsimmons & Mona J. Fitzsimmons, 맥그로힐코리아.
[미리보는 4차혁명] “로봇이 조리하고, AI가 관리한다”, 플래텀. 


* 네이버 비즈니스, 남민정의 푸드인사이트, 2020년 4월 기고글 


필자:  인사이트플랫폼 대표,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겸임교수

F&B 소비심리와 관광산업을 연구하고, 글과 강연을 통해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인사이트플랫폼은 F&B를 둘러싼 다양한 전문가들을 통해 F&B와 호스피탈리티 산업에서 꼭 필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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