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알고 계신 '맥주는 살찐다?'라는 의문을 좀 파헤쳐 보고자 글을 적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살이 찌는 가장 큰 이유는 맥주뿐 아니라 술과 함께 먹는 안주에 있다고 많이들 말씀하시더라고요. 술과 안주 모두 열량이 높은데 함께 섭취하면 술 열량은 소비되고 나머지 열량은 몸에 저장되어 살이 찌는 거라고 하네요. 안주 없이 맥주만 드시거나 안주를 적게 드시면 체중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만 말씀드리면 제목에 기대를 가지고 들어오신 분들이 실망하실 수 있겠군요.
대신 요새 미국 쪽에서 유행하고 있는 칼로리 낮은 술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셀처 비어(Seltzer Beer), 혹은 하드 셀처(Hard Seltzer)라고 하는 종류의 술인데요. 원래 셀처라는 단어는 탄산수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고 해요. 알코올이 들어갔다고 해서 Hard가 붙기도 하고, 맥주와 생산 방식이 비슷하다고 해서 Beer를 붙이기도 하나 봅니다. 저도 마셔보았는데 상큼한 탄산수 맛에 끝에 약하게 알코올이 느껴집니다. 과일 재료로 효모와 함께 발효시켜서 만들어서 거의 달지 않고 향긋한 과일향이 느껴지는 게 재밌더라고요. 어떤 분은 소주 칵테일에 물 탄 것 같다는 표현도 하십니다.
(좌) 벨칭 비버 하드 셀처 / (우) 더 랜치 브루잉 유자 퓨어 에일
실제로 맥주는 355ml 맥주캔 기준으로 열량이 170Kcal가 넘는데 이 친구는 90~110Kcal 정도라고 하네요. 2019년 이후 유명 브랜드 제품이 품귀 현상을 겪을 정도라고 하고 유수의 미국 맥주회사들도 이 쪽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고 해요. 버드 라이트라는 브랜드에서는 포스트 말론이라는 뮤지션을 모델로 기용해서 광고를 찍기도 했고요. 초당 단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슈퍼볼 광고에도 하드 셀처 광고가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포스트 말론이 출연한 버드 라이트 셀처 광고
왜 이런 음료가 인기를 끄는가에 대한 분석에는 여러 의견이 있습니다. 미국 2030 세대를 주축으로 건강에 신경 쓰는 사람들이 주도적으로 소비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고, 남자는 맥주 여자는 와인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보이네요. 도수가 상대적으로 낮아서 그렇다는 얘기도 있고요. 어쨌거나 칼로리 걱정 없이 드시기에는 좋은 술인 것 같습니다.
롯데 칠성 / Kloud Hard Seltzer ABV 3.0%
얼마 전까지 와인 앤 모어 같은 주류 전문 매장에서나 구할 수 있는, 그렇게 흔한 술은 아니었는데요. 최근에 kloud에서 하드 셀처를 출시해서 편의점에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4캔 만원에 편맥 고르실 때 한 번쯤 시도해보셔도 좋을만합니다. 개인적인 팁으로는 얼음 넣어서 시원하게 마시는 게 더 좋더라고요.
맥주가 도수가 높아서 부담스러울 때, 맥주 때문에 살찌는 것 같을 때 탄산수처럼 가볍게 이런 술 한번 즐겨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