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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하늘 Dec 25. 2022

사람에 대한 고민, 휴머니즘

Thinking About the Human, Humanities

어제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남편과 쥬라기월드 후속편을 보았다.

그리고 그 결말은 꽤나 마음에 들었다.

유전공학을 공부했던 과학자인 샬롯 록우드의 마지막 대사가 마음에 남아서일까.

그녀는 우리가 이 지구상에 다양한 생명체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고, 그렇기에 다른 생명체들과 함께 공존하는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영화의 전체 내용을 관통하는, 감독의 의도가 드러난 대사였다.


최근 몇 년간 공부를 하며 내가 시야를 확장하게 된 것은 바로 지구 상의 모든 생명체의 삶에 대한 고민이었다. 인문학에만 빠져 살던 내게, 우리 주변의 작은 식물, 동물, 생명체들에 관심을 갖게 된 경로는 다양했다. 함께 공부를 하던 모임에서 친구의 프로젝트 덕분이기도 하고, 또 평소에 식물과 동물을 사랑하는 남편의 영향을 받아서 인 것 같기도 하다. 사람과 사회에만 관심이 많던 내게 시야를 틔워주는 소중한 사람들이다.


그러고보니 나 너무 달려오기만 했다. 내 목표와 내 성취 하나만을 보고 너무 오랫동안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던 것은 아닌가. 이런 고민과 함께, 우리 아이들도 그렇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보다 더 훌륭한 아이들을 이미 학교에서 만나보았지만, 그런 일상의 작은 생명체들에까지 시야가 확대된 친구들은 실질적으로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아이들도 나처럼, 무작정 달리기 경주를 할 수 밖에 없는 제도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내 목표와 성취를 걷어내고 본 주변에는 참 많은 소멸과 생성의 과정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나고 있다.

나의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들과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꽃을 맺는 우리 집의 화분, 그리고 시댁과 형님댁에서 성장하고 있는 강아지들과 고양이까지. 먹이사슬의 가장 윗 단계에 속하는 인간 세상의 이야기 밖에 관심을 갖지 못했던 나로서는 큰 성장이다. 하물며 그 인간 세상의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인식하지 못했으니, 참으로 어리석도다. 뇌발달이 늦은 편인가. ㅎㅎ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그 나름의 존귀함을 갖고 있다. 다만 인간이 가하는 인위로 인해, 그 형태가 변형되거나 달라진다. 그 기저에는 모두 '우리'를 위한 일이라는 바탕이 깔려있다. 여기에서의 우리란, 각자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뜻한다. 역사에서 처참한 평가를 받는 나치즘도, 결국 우리를 위한 일에서 시작된 일이었을 것이고, 또 1차, 2차 등의 세계 대전이 일어난 것도 우리라는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발발한 것이다. 이런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 그리고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카르텔은 우리 삶을 더욱 팍팍하게 만든다. 서로의 선의를 오해하기도 하며, 서로의 행동을 악의있는 것으로 보게도 만드니까.


결국 인간은 인간이 가한 인위로 인해 아픔을 얻고, 슬픔을 얻는다. 더한 과학기술의 발전도 마냥 좋다고만 볼 수 없는 일이 여기에서 비롯된다. 물론 더 좋은 점들도 존재하기에, 그러한 면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도 많겠지만, 그 기술이 악용되어 인간의 삶에 나쁜 의도로 인위를 더하는 일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렇기에 목적과 의도가 더욱 중요해진다. 그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그러한 것을 한 것인지에 대한 마음. 타인이 그것을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하더라도, 결국 그 복잡다단하게 얽히고 설킨 그 마음을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한다. 사람에 대한 마음공부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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