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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Mar 24. 2021

외국계 회사는 언제나 사람에 목마르다(경력 편)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한 지인이, 내가 얼마 전 떠나온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되었다며 조언을 구해왔다. 이제 막 입사 확정을 했는데 출근도 하기 전에 서둘러 채용계약서 먼저 작성하자고 재촉하는 인사팀의 반응이 못내 마음에 걸린 모양이다. 5년간 몸 담았던 예전 직장은 들어오는 사람만큼이나 나가는 사람이 많은, 턴오버가 심한 회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인사팀의 조급함이 전달되었다.


업계를 주름잡는 빅 3 외국계 회사 중 하나인 예전 회사는, 국내 시장에서 적지 않은 파이를 차지하고 있다. 외 본사에서도 인정할 정도로 높은 매출 상승률을 보이고 있어, 본사에서 승진키려는 사람을 한국 법인의 CEO로 보낸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이다. 이름 있는 글로벌 기업이라 누구에게나 친근한 회사이기 때문에 애사심이 생길 법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이직률이 높은 이유는, 바로 외국계 회사가 가지는 한계에 기인한다.

국내 회사인 삼성전자의 본사가 한국에 있듯이, 외국계 회사의 본사는 해외에 있다. 아무리 규모가 크고 유명한 글로벌 기업이라도,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건 ooo코리아라는 이름의 해외 법인이다. 언제든 회사 사정이 안 좋아지면 철수할 수 있도록 한 발만 걸치고 있기 때문에 굳이 돈을 들여 회사와 직원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 기본적인 복지는 챙겨주지만, 해외의 본사 직원들이 받는 혜택은 기대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결정에 대해 본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국내의 상황을 고려하지 못하는 본사의 결정이 간혹 답답하다. 무엇보다, 초봉이 웬만한 중소기업 정도밖에 되지 않아 경력이 어느 정도 쌓인 후에야 국내 대기업의 초봉을 겨우 따라간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직을 통해 몸값을 높이는 선택을 하게 된다. 현재의 직장과 업무가 나쁘진 않지만, 경력으로 들어온 대리가 오랫동안 일한 과장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이직 욕구가 솟구치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때마침 헤드헌터에게서 연락이 온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것이다.


이직을 한다고 전해온 지인도 현재 회사에서의 생활이 나쁘지 않다고 한다. 팀 사람들도 좋고 매 달 선물같이 오는 패밀리데이 조기 퇴근은 소소한 즐거움이었는데, 그게 사라진다니 솔직히 아쉽네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몸값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 이직을 선택했다.


연봉만이 아닌 다양한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직을 선택한다. 지금도 피플앤잡(대표적 외국계 회사 채용사이트)에는 적합한 인재를 찾는 수많은 채용공고가 뜨고 헤드헌터들은 후보자를 물색하며 전화를 건다. 현재의 회사도 게시판에 매 달 신규 입사자와 퇴사자가 한두 명씩 공지될 정도로 턴오버가 심한 편이다. 씁쓸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기회가 많다는 뜻도 된다.


외국계 회사를 가고자 한다면 이직의 기회 많다. 그리고 원하는 경력을 가진 지원자가 있다면, 회사도 잦은 이직을 크게 문제 삼지 않는 편이다. 직의 기회를 잘 활용하여 목마른 회사에 단비처럼 내리는 지원자가 되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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