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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Mar 18. 2021

외국계 회사는 언제나 사람에 목마르다(신입 편)

국내 회사도 똑같더라

대학생 시절, 방학 때마다 인턴 경험을 쌓았다.

이 인턴실제로는 한 회사에서 한 달, 또 다른 회사에서 두 달, 사무직 일을 도운 정도였다. 회사에서는 알바라고 하기 미안하니 인턴이라고 이름을 붙여주었고, 나는 취업할 때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넣기 위해 단기 인턴(=사무직 알바) 자리를 찾아다녔다. 자격증 공부를 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목적 없이 자격증을 따느니 무 경험이라도 하나 더 쌓자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첫 직장이 된, 미국계 회사의 회계팀 면접을 보게 되었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회계 분야에는 관심이 없었다. 철저히 문과에 맞춰진 뇌구조의 영향일 수도 있지만, 당연히 방학 때 했던 단기 인턴 경력들에는 회계 관련 업무가 없었다.


"왜 회계팀에 지원하셨나요?"라는 질문이 들어왔을 때, 사 이름을 보고 지원했습니다!라고는 마 대답할 수 없었다. 그래서 "꼼꼼한 성격을 가졌고 학생 때 총무를 도맡아 했습니다. 회계팀 업무와 잘 맞을 것 같습니다"라는 대답을 했다. 그럼 왜 이전에는 한 번도 회계팀에서의 인턴 경험이 없냐는 질문에는 "다른 팀에서 인턴 경험을 해봤는데 잘 맞는 것 같지 않았다. 성격을 고려했을 때 아무래도 회계업무가 가장 잘 맞을 것 같다"는 대답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엉성하기 짝이 없는 답변이다.


감사하게도 당시의 팀장님은 나를 합격시켜주었다. 심지어 면접 당시에 반드시 물어볼 것이라 생각했던 1분 영어 자기소개는 "토익 점수가 높은 편이네. 영어잘하겠네요"라는 한마디 말로 지나갔다.


나중에  사람들과 점심을 먹던 중, 내가 지원한 포지션에 해외 유학파와 같은 소위 '스펙이 좋은 사람'도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말을 듣고 의아했던 나는, 그런데 왜 저를 뽑으셨어요?라고 물어보았다. 팀장님은 덤덤히 말씀하셨다. "너무 스펙 좋은 친구들 뽑으면, 실망하고 금방 나가더라고."


회사가 채용을 하는 이유는 일손이 필요해서다. 채가 없는 대부분의 외국계는 특히 꼭 필요할 때만 인력을 채용하기 때문에, 한 명, 한 명의 일손이 중요하다. 공석이 생겼을 때 백업이나 대체 인력이 있는 경우가 드물에, 누군가가 '저 퇴사할게요'라고 하는 순간 발 빠르게 채용 공고를 올다.  사람이 퇴사하기 전에 빠르게 후임을 뽑아서 조금이라도 인수인계를 받게 해야지, 아니면 남은 팀원들의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용 허들이 생각보다 높은 편 아니다. 이나 자격증 기준이 되기보다는 입사해서 열심히 일할지, 팀 사람들과 잘 어울릴지를 판단하고, 적합하다고 생각되면 크게 따지지 않고 채용하는 경우도 많다. 신입은 잘 뽑지 않지만 공석이 생기거나 충원이 필요한 경우 내부 채용을 우선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기존의 인턴이나 계약직 직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확률 지 않다.

 

지원하고 싶은 회사가 눈에 띄고 해당 직무에도 관심이 있다면, 설이기보다는 과감하게 지원 버튼을 눌러보자. 안돼도 어떤가. 면접 경험은 많을수록 경험치가 늘어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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