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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Mar 17. 2021

취업을 준비하는 너에게

회사의 이름보다 중요한 것

나는 10년 차 직장인이다.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 나에게 편지를 보낼 수 있다면,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회사를 지원할 때는 회사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야. 네가 무슨 일을 하게 될지가 중요하지.


나는 경영학을 전공했다. 경영학에서는 마케팅, 인사, 재무, 회계 등 여러 가지를 배우지만, 그중에서 내가 가장 취약한 과목은 회계였다. 숫자를 다루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가장 관심이 없는 과목이었다. 그런 나의 첫 커리어는, 외국계 회사의 회계팀에서 시작되었다.   


첫 회사에 입사 지원할 때 나는 하게 될 업무보다 회사 이름을 더 중요하게 보았다.

제너럴 일렉트릭(GE). 전공 수업 서적에 '세기의 경영인'으로 소개된 '잭 웰치'가 수장이었던 세계적인 미국 회사. 그런 회사에 다니게 되면 미드 '슈츠'에 나오는 마이크 로스처럼 멋진 회사 생활을 하게 될 것 같았다.


그리고 한창 취업 준비를 하고 있던 어느 날, 바로 그 회사의 채용 공고를 보게 되었다. 회계팀 인턴을 뽑는 자리였지만 그건 크게 중요치 않았다.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아 생각은 짧게 끊고 지원하기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내 첫 커리어가 시작되었다.


인턴일 때는 본격적인 회계 업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1년, 2년.. 경력이 쌓이면서 아, 이 일은 나에게 안 맞는구나 라는 느낌을 점점 크게 받게 되었다. 그때 바로 커리어를 전환하고 다른 팀으로 지원을 하거나 이직을 했어야 했다. 하지만 고작 몇 년간의 커리어가 아까워서 이를 이어나가는 것을 선택했고, 그 선택은 두고두고 후회로 남았다.


커리어에 있어 첫 직장 선정은 매우 중요하다. 연봉, 회사 네임밸류, 국내 기업이냐 외국계냐 등 앞으로의 커리어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결과적으로는 헤드헌터의 제안을 받아 전직에 성공하였고 현재는 다른 분야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시행착오를 겪었고 결코 쉽지 않았기에, 지금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은 이러한 시행착오를 겪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시간은 흐르고 졸업이 다가오는데 아직 취업 자리가 정해지지 않은 초조함을 알고 있다. 또는 원하지는 않았던 곳이지만 취업난에 나를 뽑아준 고마운 회사에 보답하고자 열심히 일하는 신입사원들의 마음도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 지원하려는 그 포지션이, 혹은 내가 하고 있는 그 업무가 10년간 커리어를 쌓고 싶은 분야가 아니라면, 아직 자신에게 기회가 많다는 것을 인지하고 반드시 먼저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내 적성에 맞는 일은 무엇인가. 내가 앞으로 하루 8시간, 그리고 10년간 이 일을 한다고 했을 때 과연 후회가 없을 것인가.


만약 당장 어디든 취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위 물음에 yes라는 대답이 나올 때까지 원 없이 고민해보길 바란다. 그러면 나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상대적으로 만족스러운 회사 생활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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