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행복하려고 하는 거야

우리는 왜 결혼을 하는가

by 실비아

얼마 전 이런 사람 결혼 상대자로 어때요? 라는 제목의 글을 보았다.


자신을 결혼적령기의 여성으로 소개한 글쓴이는 현재 결혼을 생각하는 남자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 남자에 대하여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고 한다.

그녀는 묘사한 남자는 섬세한 성격에 그녀에게도 잘해주었고 조건 또한 나쁘지 않았다.

뭐가 고민이지?라고 생각하던 찰나, 그녀의 마지막 문장에 안타까운 한숨이 나왔다.

"상대방은 편하게 대하라는데, 전 그 사람이 편하지가 않아요"


결혼을 고민하는 사람인데 함께 있을 때 편하지 않다니.. 그럼 사랑이라는 감정이 존재할리 만무했다.

그런데 그녀는 왜 그 남자와의 결혼을 고민하는 걸까.


그 글을 통해 그녀가 사람들로부터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는 이미 정해져 있어 보였다.

아마도, 이런 말들이겠지.

"성격도 건도 괜찮아 보이는 사람이네요. 그 외에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지금은 편하지 않아도 결혼하면 더 친밀해지고 좋아질 거예요. 너무 걱정 마세요. 저도 결혼 전에는 고민했는데 지금 행복하게 잘 사는걸요"


하지만 그 글의 아래에 달린 수십 개의 댓글 중, 그 누구도 그러한 댓글을 단 사람은 없었다.




그녀가 이해가 안 가는가? 충격을 받긴 했어도 난 그녀의 마음이 너무나도 이해가 갔다.

그녀를 비난하거나 평가할 생각은 없다.

그저, 너무도 안타까워 보듬어주고 싶을 뿐이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그녀에게, 나는 '당신이 행복한 그런 결혼을 했으면 좋겠어요'라는 댓글밖에 남길 수 없었다. 그건 진심이다. 나도 똑같은 고민을 수도 없이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결혼 적령기라는 틀 안에 자신을 가두고 산다.

우리의 부모님,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도 그 틀 안에서 우리가 언제 취직하고, 결혼하고, 아기를 가져야 하는지 정해놓는다. '나는 그런 틀에 갇히지 않을 거야'라고 스스로 다짐을 해도 주변의 목소리들을 무시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게 떠밀리듯,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의 결혼을 민한다.


현재 나는 결혼 적령기이고 주변의 친구들은 다 결혼해서 아이가 있고, 지금 고민하는 그 사람 같은 괜찮은 사람을 또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불안하고, 혼자 외롭게 나이 들어가기는 싫으니까.

그렇게 수만 번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합리화를 해 나간.


'그래도 이 정도 성격과 조건을 가진 사람이면 괜찮은 거 아냐?'

'결혼하면 더 좋아질 거야. 선보고 결혼해도 잘 사는 사람들 많잖아'


물론, 결혼정보회사나 선, 정략결혼을 통해 오로지 상대방의 조건만 보고 결혼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그런 마음으로 어진 두 사람이 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 확률은 얼마나 될까?

드라마에서 정략결혼한 재벌가의 애정 없는 결혼생활이 소재로 자주 쓰이는 이유가 다 있다.


'아니, 나는 조건 보고 결혼했지만 둘이 너무 사랑하고 행복한데??'라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다면,

진심으로 축하한다. 당신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음이 틀림없다.




내 마음은 내가 가장 잘 안다.

내가 만나고 있고 결혼을 생각하는 그 사람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이 사람과 결혼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린다면, 한 발짝 물러서서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며칠 여행을 떠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던지, 어렵다면 단 하루라도 그 사람과 거리를 두고 온전히 나에게만 귀를 기울이는 기회를 가져 보았으면 한다.


나에게만 집중하는 그 기간 동안 상대방 생각이 조금도 나지 않거나 오히려 자유로움을 느낀다면, 지금의 관계를 되돌아봐야 한다.


나도 한때 비슷한 경우가 있어 답답한 마음에 사주를 보러 간 적이 있는데, 사주 봐주시는 분으로부터 "지금 만나는 사람과는 결혼 인연이 아닌데? 두 사람의 결혼 사주가 아예 달라"라는 말을 듣고 마음이 너무도 후련해진 적이 있었다.

내 마음을 믿지 못하여 다른 사람에게 확인을 받고 싶었는데, 사주에서 듣고 싶었던 말을 해주니 마음 편하게 그 사람과 헤어질 수 있었다.


마음은 이 사람이 아니라고 소리치는데 이를 애써 무시하고 택한 결혼이 행복하지 않다면,

그건 미래의 나에게 그리고 나를 믿고 결혼한 배우자에게 너무 미안한 일이지 않을까.


결혼은 나이가 들면 당연히 거쳐야 할 필수 절차가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를 만났는데, 그/그녀와 평생 함께 살아가고자 할 때 주어지는 하나의 선택지일 뿐이다.


그리고 그 선택을 누군가가 대신하도록 당신이 내버려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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