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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Jun 03. 2021

와인 모임에 가다

숙취 주의

와인 모임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싼 돈을 들이지 않고도 다양한 와인을 맛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스카토 다스티와 같은 달달한 화이트 와인만 마시던  우연한 기회에 드라이한 레드와인 보게 되었다. 상외로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 매력적이었다. 그 후로 마트에서 슷해 보이는 와인을 몇 개 사 보았데, 각양각색의 벨을 걸친 와인들은 종류가 너무도 많았고 또 비쌌다.


'인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의 도움도 받고, 조금씩 테이스팅 해보면서 취향에 맞는 와인을 찾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렇게 나는 와인 모임에 가입하게 되었다.


그전까지는  와인 모임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본 글 사진서는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끼리 사교 활동을 위해 가지는 모임'이라는 식의 내용과 함께 5성급 호텔룸을 빌려 와인을 마시는, 잘 차려입은 사람들의 모습이 있었다. 그 사진은 꽤나 강하게 인상에 남 '나처럼 평범한 직장인이 가도 되는 곳일까..' 고민을 했다.


하지만 모임 첫날, 내 걱정은 기우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참석한 곳은 와인에 관심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정보도 얻고 공유하는 건전한 모임이었다. 심지어 다른 목적(!)을 갖고 온 사람들을 걸러내기 위해 모임 첫날은 와인 이론 수업만을 진행했다. 전문가 포스를 풍기 모임장님은 한 시간 넘게 와인 생산지와 품종의 차이, 어떻게 마셔야 하는지 등의 기본적인 지식들을 열정적으로 알려주었다.


괜한 걱정을 했, 피식 웃음이 났다,

역시, 한번 와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후 참석한 와인 테이스팅 모임은 작은 와인 가게서 진행되었다. 인원을 나눈 후 테이블별로 준비된 6병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었다. 처음에 종류별로 한잔씩 따라주었고 그 이후는 각자가 원하는 와인을 골라마실 수 있었다.


이때 처음 알았다. 성별에 따라 회비를 다르게 받는다는 걸. 테이스팅 모임에 참석하는 남성 회원은 여성 회원보다 회비를 2만더 내야 했다. 성들이 와인을 마실 때 더 빨리, 더 많이 마신다는 게 이유였다. 그리고 회비를 더 많이 냈다는 이유로 '본전을 뽑아야 한다'며 우리 테이블의 남성 회원들은 와인을 음료수 마시듯 들이켰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헷갈리는 순간이었다.


그 속도를 맞추며 마시느라 같이 와인을 들이켰던 나는, 그 다음날 내내 머리를 울리는 숙취에 시달려야 했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고통이었다.

앞으로는 테이스팅 때 욕심내지 말고 좋은 와인 추천받는 걸로 만족하자, 다짐했다.


그렇게 나는 와인의 세계에 입문... 했다면 지금쯤 월급을 탈탈 털어가며 와인을 모으고 있겠지. 다행히도 와인에 대한 관심은 적당선에서 멈추었고 아주 가끔 기분 내고 싶을 때만 시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내 최애는 모스카토 다스티인걸 보니, 와인에 있어서는 아직 어린이 입맛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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