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테니스를 배우고 있다. 일주일에 30분 밖에 못 배우고 있어서 아직도 포핸드밖에 못치고 있지만, 나름 조금씩 근력도 붙고 있고, 무엇보다 어느정도 '감'이 생기는 것 같다.
매 레슨마다 코치님이 일단 한마디 하면 공이 올때마다 코치님 말을 해석하며 공을 치려고 한다.
"면이 안 닫혀서 그래" -> '면을 닫는다고 생각하기' (그립이 잘 되어있는지도 체크해야 함)
"한번에 친다고 생각해야지" -> follow through 해야지
"집중을 안해서 그래" -> 공을 끝까지 봐야지
"방금 조금 늦었다" -> 공 치기 전에 왼쪽 어깨가 안으로 굽혀져 있는 자세까지 가야지
사실 나는 굉장히 오랬동안 follow through라는, 테니스 라켓의 헤드가 반대쪽 어깨 넘어갈 정도로 자세를 충분히 잡는 것을 하지 못했다. 볼링을 배울때도 마찬가지였는데, 두 이유는 비슷했다. 공은 이미 쳤는데 (혹은 손에서 벌써 떨어졌는데) 내가 그 이후에 하는 행동이 어떻게 공에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지 몰랐고 (사실 아직도 잘 모른다), 잘치지도 않는데 괜히 '폼'잡는 것 같아서 민망했기 떄문이다.
하지만 엄마아빠랑 5월초에 잠깐 테니스를 칠 때 아빠가 이러는거다. "방금 follow thorugh만 했다면 아웃되지 않았을거야." 그리고 한번 follow through를 해보니 진짜 공에 차이가 생기는 것이었다.
그리고 어제 레슨을 받는 내내 1) 공 끝까지 보기, 2) follow through 제대로 하기 - 이 두가지에만 신경 써보기로 했다. 공을 자꾸 '치려고'하는 생각을 버리고, 일단 이 두가지만 하면 공은 저절로 쳐질 것이라고 믿어보기로 했다. 신기하게 어제 처음으로 공이 면에 맞을때 시원하게 맞는 느낌이 70% 이상으로 나왔던 것 같다.
아직도 follow through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지만, 이렇게 무작정 믿어보고, (내 기준) 근거 없는 믿음을 가지고 공이 올때마다 온 힘을 다해 치는 것도 하나의 경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이게 된다고 그냥 무작정 믿어보고 하는 것. 테니스를 통해 처음 해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