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최고의 조언들
내가 다녔던 로스쿨엔, 한국인들이 거의 없었다. UVA Law는 샬로츠빌이라는 작은 동네에 위치한 로스쿨이었다. 캘리포니아의 좋은 날씨도, 뉴욕의 문화적인 재미도 제공할 수 없는 도시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단기간으로 LLM으로 오시는 분들도 적었다.
반갑게도, 내가 1학년 때는 LLM으로 오셨던 분들 중 검사님이 계셨다. 남편분과 함께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를 데리고 오신 대단한 어머니이시기도 했는데, 이분과 종종 도서관에서 커피 내리는 공간에서 마주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렇게 마주칠 때면 검사님과 이런저런 일상 얘기를 잠깐씩 했었는데, 1학년 말 로제타 스톤(Rosetta Stone)이라는 회사에 인턴으로 들어가기 직전에도 한번 마주쳤었다. 여름에 있을 인턴쉽에 대한 기대와 걱정을 검사님께 얘기하니, 검사님께서 이렇게 조언을 해주셨고, 이 조언은 내가 사회생활을 하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상사에게 사랑받는 사람은 일 잘하는 사람보다, 같이 일하기 편한 사람이에요. 특히, 꾸중을 듣거나 싫은 말 들었을 때 그걸 담아놓지 않고, 다음 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출근하면서 해맑게 “안녕하세요!” 이러는 애들이 결국엔 가장 오래가더라고요.
아마 검사님은 스쳐 지나가 듯 나에게 말해주셨을 수도 있지만, 그때 나에게 건네주셨던 이 조언이 나에겐 큰 지표가 되어주었다.
이 조언의 핵심은 ‘태도’에 관한 것이다. 이 말을 듣기 전에 나는 일에서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할지, 어떤 식으로 칭찬과 꾸중을 대해야 할지, 일터에서 어떤 일관된 태도가 필요한지 - 전혀 감이 없었다. 이런 감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검사님께서 해주신 말은 일터에서 내가 만들 ‘이미지 세팅‘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 나는 첫 로펌에서 “가장 태도 좋은 어쏘”로 항상 거론되었다.
새벽 4시에 전화해도 반가운 목소리로 맞아주는 어쏘로 유명해졌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이런 식의 사회적인 태도가 까슬거린 옷을 입는 것처럼 불편한 사람도 있을 것 같다. 다행히 나에게는 나에게는 낯설고 어려운 망망대해 같은 로펌생활을 잘 항해할 수 있게 도와준 기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