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함께 볼 그림입니다.
천천히 꼼꼼히 봐주세요.
그림을 관찰하며 떠오르는 단어가 있나요?
두 여인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관찰한 내용을 적어보세요.
이 그림의 제목은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그림을 보며 떠오르는 질문이 있나요?
떠오른 질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보고 적어보세요.
그림을 보며 든 생각
화면 가운데 중심선을 기준으로 똑같은 얼굴, 똑같은 실크 드레스를 입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본능적으로 왼쪽, 오른쪽을 오고 가며 두 여인의 틀린 점을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다른 점 찾기가 화가의 의도라면 나는 그 의도대로 감상을 잘하는 감상자에 속할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감상자가 나와 같은 수순을 밟을지도 모른다. 왼쪽 여인은 잠을 자고 있다. 머리카락은 풀어져 있고, 옷이 답답한지 앞섶 단추를 풀어 살짝 열어두었다. 장갑을 끼지 않은 두 손은 깍지를 끼고 있어 그나마 긴장감이 느껴지며 옆에는 과일 바구니가 놓여있다. 이와 반대로 오른쪽 여인은 장갑을 끼고 있고, 독서삼매경에 빠져있다. 단정하게 정리된 머리와, 옷매무새, 무릎 위에 있는 깃털 달린 모자도 정갈하게 놓여있어 흠잡을 데 없는 귀한 가문 출신임을 느껴지게 한다. 그 옆에는 붉은 계열의 꽃송이가 놓여있다. 닮았지만 서로 다른 성격의 쌍둥이 자매를 보는 듯하다. 이 그림을 그린 화가의 의도는 무엇일까? 두 여인이 단순히 다르다는 점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왼쪽의 여인을 보며 조금 더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은 나와 비슷한 성향이 드러나서일까?
그림을 보며 느껴진 단어
쌍둥이, 묘한 긴장감, 귀족, 소극적 일탈, 기차여행, 편안함 VS 긴장감, 모범생, 자유로운 영혼
떠오른 질문
- 똑같은 옷에,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여인을 이렇게 대비되게 그린 이유는 무엇일까?
- 둘은 쌍둥이일까?
- 두 자매는 각자 어떤 인생을 살아갈까?
- 이들의 목적지는 어디일까?
- 과일과 꽃은 누구를 위해 준비한 것일까?
- 차려입은 옷으로 보아 파티에 초대되어 가는 것일까?
- 왼쪽 여인의 모자가 더 헌 것은 외출을 많이 해서일까?
나만의 이야기 만들기
쌍둥이는 유명한 귀족 집안의 딸들이다. 기차를 타고 여행을 가는 중인데 파티에 초대된 듯하다. 둘째는 이 여행이 탈출구나 마찬가지다. 집안에서 지켜야 할 여러 가지 예의범절이 답답했는지 잔소리하는 사람이 없는 기차에서는 긴장이 풀어져 잠이 들어버렸다. 꼭 끼어야 하는 장갑도 벗어 버리고 꽉 낀 드레스도 답답해 단추도 풀고, 단정했던 머리도 풀어버린 채 꿈속으로 빠져들었다. 언니는 말 그대로 모범생. 단정한 옷매무새, 단정한 머리 심지어 장갑을 낀 채 바른 자세로 책을 열심히 읽고 있다. 언니는 부모의 기대대로 귀족 집안의 여인답게 자라고 있어 명문가로 시집을 가고 거기에서도 계속해서 사랑을 받을 것이다. 격식과 예의에 지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동생은 자신만의 인생을 찾아 탈출을 시도하는데......
제가 만든 이야기가 어땠나요? 말도 안 되는 소설을 쓰긴 했지만 재미있지 않나요? 여러분도 이야기를 만들어 보세요. 어떤 이야기를 만들던 고유한 해석이 곁들여져 탄생된 여러분만의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수동적으로 그림을 바라보고 지나갈 때와는 너무나 다르게 이 그림이 자신만의 것이 되어 다가오리라 생각됩니다. 혹자는 이 그림이 화가의 두 자아를 표현한다고도 하더군요. 그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왼쪽 여인은 오른쪽 여인의 내면의 자아일 수도 있겠어요. 여러 사람의 다양한 해석을 듣는 것은 그림을 깊이 있게 바라보게 해 줍니다.
화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
< 작품 정보 >
오거스터스 레오폴드 에그, <여행친구>, 캔버스에 유채, 65.3X78.7cm, 1862, 버밍엄 박물관 및 미술관
오거스터스 레오폴드 에그 (1816-1863)
오거스터스 레오폴드 에그는 19세기 영국의 화가로 1816년 런던에서 태어났으며, 빅토리아 (1837~1901)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들 중 하나이다. 프리라 필라이트 브라더후드라 불리는 화가 그룹에 소속되어 활동하였으며, 브라이트런 대학교, 로열 아카데미 스쿨 오브 디자인에서 공부한 후 영국과 유럽에서 폭넓은 인기를 얻었다.
위 그림은 그의 명성이 절정이던 46세 때 그려졌다. 19세기 철도가 발달함에 따라 여성 혼자 또는 여성들끼리 기차 여행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시대가 되었으며, 그림 속 주인공들도 기차 여행 중임을 알 수 있다. 창밖에는 프랑스 코트다쥐르(남동부 프랑스 지중해 해안) 망통 근처 여름 해안가로 추측된다. 코트다쥐르는 19세기 후반, 20세기 초반에 인기를 얻게 되었고, 특히 영국 상류층의 호응이 좋았다. 항상 건강이 좋지 않았던 에그는 영국 남부와 프랑스 남부로 자주 여행을 가며 평생 동안 천식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사망 연도를 보면 알겠지만 그는 이 그림을 그린 뒤 1년 뒤인 47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한다.
에그의 대표작으로는 빅토리아시대 중산층 가정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그린 <과거와 현재>가 있다. 3부작이며 1부는 '불운/불행', 2부는 '기도', 3부는 '절망' 이라는 부제가 있다.
<과거와 현재>1, 불운/불행, 1858, 캔버스에 유채, 635X762mm, 테이트 브리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