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ocent G Jun 21. 2021

2관: EGYPTIAN BLUE(2)

시작을 '과학'으로 하기까지

EGYPTIAN BLUE 2번째 글 시작해보겠습니다.


2과학 문외한이 과학 전공자였던 사람에게 물어보다.  

   

(G교사)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질문을 몇 가지 드리면서 선생님과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질문입니다. 선생님은 초·중·고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A교사)  안녕하세요. 저는 초·중·고 시절에 전반적으로 어른들의 말씀을 잘 듣는 모범생이었던 것 같아요. 어른들 말씀을 잘 듣고 따르니, 자연스럽게 학교 수업도 열심히 듣게 되었습니다. 또, 어른들이 하는 말이 옳다고 생각하여 잘 따르려고 했습니다. 지금과는 무척 달랐네요.    

  

(G)  어렸을 적에 모범적인 학생이었네요.     


(A)  그런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책을 되게 많이 읽었고 좋아했어요. 밖에서 나가 노는 것보다 책을 읽는 것을 선호했어요. 그러면서도 나름 활동적이었던 면도 있었습니다. 독서 동아리, 합창 동아리, 방송부에서 아나운서도 맡아서 활동했어요. 나름 내성적이었던 학생이었지만 이런저런 활동도 함께 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G)  초등학생 때는 이런저런 활동을 많이 하면서 부모님과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의 말씀을 잘 따르려고 하셨군요. 중학생 때는 어땠나요?     


(A)  중학교 때부터는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중학교 때까지는 학원에 다니고 고등학생 때부터는 학원 다니지 않고 혼자서 공부를 했어요.    

 

(G)  사실 중학생 때는 주변에서 공부하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선생님은 어땠나요?

  

(A)  부모님께서 어렸을 때부터 저에게 이야기해주시기를 “네가 행복한 일을 찾아라!”라고 조언해주셨어요. 저에게 공부를 하라고 하거나 스트레스를 주는 것을 걱정해서 행복해하는 것을 찾으라고 이야기해주셨죠. 그러면서 결정은 저 스스로 생각해서 하곤 했습니다.     


(G)  정보나 이야기는 주변 어른들에게 듣고, 결정은 선생님 스스로가 하신 거네요?

    

(A)  그렇다고 볼 수 있죠. 제가 어렸을 때 지냈던 동네가 작아서 전체적으로 공부를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G)  그때를 돌이켜봤을 때, 사실 공부보다 더 재미있는 것들이 있었을 텐데도 불구하고 공부를 계속한 이유가 있었나요?     


(A)  다른 것들보다 공부가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G)  역시 공부에 대해 좋게 생각하고 계시는군요.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했던 과목은 어떤 과목이었나요?     


(A)  과학을 아무래도 제일 좋아했었어요. 초등학생 때는 독서를 많이 해서 국어를 제일 좋아했고, 당시에 꿈이 중학교 국어 선생님이었어요. 부모님 중에 한 분이 선생님이셔서 영향을 받은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중학교 때 지구과학 올림피아드랑 과학 경시대회를 준비하게 되면서 방과 후에도 과학을 더 공부하게 되었어요. 그때 과학 선생님이 좋은 분이셔서 과학에 대한 흥미가 생기고 공부를 더 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제가 이과(자연과학 계열)를 간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 놀라셨어요. 책 읽고 문과(인문 사회계열)적인 느낌이 강하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G)  결과가 꼭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 당시 대회에 나가서 수상하셨나요?  

   

(A)  결과는 별로 좋지 않았어요. 성격상 그렇게 욕심이 없었던 것도 있고요. 그리고 상을 받기는 했습니다. 그때 기억들이 좋은 시너지 효과를 이루어서 고등학생 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G)  고등학생 때 이과를 간 후 KAIST를 입학하게 된 동기는 무엇이고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A)  중학교 이후에는 사실 직업적으로 선생님에 대한 흥미는 떨어진 채, 꿈 없이 지냈습니다. 그럼에도 과학이 재미있다는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좋은 대학교에 가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암묵적으로 서울대학교 아니면 KAIST로 진학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름 ‘무언의 압박’과 개인적인 욕심이 있었던 거죠.   

  

(G)  ‘무언의 압박’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신다면 어떤 의미인가요?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주는 긴장감이라고 보면 될까요?

    

(A)  그렇죠. 제가 스스로 그렇게 긴장하고 채찍질을 한 거니까요.     


(G)  지금으로 말하면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갖춘 학생이었네요. 그렇게 좋은 성적을 유지하다가 KAIST를 진학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제가 대학을 가기 전에 KAIST는 대부분 과학고등학교 출신의 학생이 입학했는데, 제가 대학 입시를 앞둔 시기부터 일반고등학교 학생들이 입학하는 수를 늘리게 되었어요. KAIST 측에서 조금 더 다양한 스펙트럼의 학생을 받으려고 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저는 학교장 추천 전형을 통해 KAIST 입시에 도전했습니다. 면접은 입학사정관이 각 학교로 가서 학생 면담, 담임선생님 면담, 교장 선생님 면담을 하는 형태로 진행이 되었어요.  

   

(G)  따로 대학교로 가는 것이 아니라 고등학교에서 모든 것이 끝나는 건가요?     


(A)  각 고등학교에서 하는 것이 1차 면접이고, 또 2차 면접이 있습니다. 서류 심사까지 포함해서 1차 통과가 되면 KAIST를 가서 면접을 보는데, 심층 면접, 영어면접, 그룹 토론·토의 이렇게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G)  영어 면접도 있었군요.     


(A)  대학교에 입학하면 강의가 영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영어로도 면접을 봤던 것 같아요. 이 면접 과정이 고등학교 3학년 5월에 이루어졌어요. 저는 이미 3학년 8월쯤에 대학 합격 소식을 들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성적까지만 들어가니까 다른 학생보다 일찍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G)  그러면 수능에서 최저 기준을 도달해야 하는 것은 없었나요?    

 

(A)  따로 수능은 반영되지 않았고, 내신과 면접으로만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제가 이미 KAIST를 다녀왔는데, 너무 좋았어요. 수도권에 있는 대학과는 달리 캠퍼스도 넓고, 오리랑 거위가 살고 뭔가 여유가 있는 분위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물론, 실제 공부 분위기와는 달랐지만요. (하하) 전반적으로 대학에 만족해서 별로 다른 선택지를 따지고 싶지 않았습니다.  

   

(G)  제가 알기로는 KAIST에서도 다양한 전공이 있는데 어떤 전공을 선택하셨어요?    

 

(A)  KAIST에서는 1학년 때는 흔히 말하는 과가 없습니다. 이걸 ‘없을 무’자를 써서‘무학과’라고 부릅니다. 무학과로 1년 동안 각종 기초 과목을 수강하고,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게 되는 시스템입니다.     


(G)  그럼 모든 신입생이 1학년 때는 무학과였다가, 여러 수업을 듣고 선택해서 가는 거군요. 선생님은 몇 학년까지 다니셨던 건가요?     


(A)  3학년 1학기 때까지 다녔고, 생명과학과를 선택했었습니다.     


(G)  그 당시 선생님이 생명과학과를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제가 일반고등학교에 다니다가 대학교를 가게 되어서 1학년 때 적응하기가 힘들었어요. 진짜 생고생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때 대학교 분위기가 좋지 않은 시기와 맞물렸어요. 학점에 따라서 등록금이 부과되는 시스템이어서 저를 포함한 학생들에게 굉장한 부담이 되었어요. 과학고등학교 나온 애들은 저랑은 다르게 수준이 다른 과학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상황이고요. 일단은 제가 살아남아야 하니까 갖은 스트레스와 고생을 겪었죠. 일반 20살의 대학 생활과는 달랐었던 것 같아요. 여러 과목 중에 물리와 생명과학을 가장 좋아했는데, 물리학과에는 흔히 말하는 천재들이 많았어요. 말씀드렸다시피 다른 학생들과 큰 격차를 줄이려고 애쓰고 있던 1학년인 터라 물리에 도전하는 것은 엄두를 못 냈고, 흥미가 있고 자신 있었던 생명과학을 전공하기로 결심했죠.      


(G)  물리는 엄청나게 무시(?)무시한 학생들이 많아서 생명과학 쪽으로 지원하게 되신 거군요.     


(A)  아, 오해의 소지가 있겠네요. 물리학을 더 선호했는데 포기했다기보다는 두 학문 모두 흥미롭게 여겼지만 여러 여건상 생명과학이 더 잘 맞겠다 싶었던 거예요. 그리고 생명과학에 있어서 특히 줄기세포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그중에서도 역분화 줄기세포에 관심이 많았어요. 역분화 줄기세포 관련 연구나 기술이 발전하면 이미 분화된 세포를 분화되기 전으로 돌려서 몸의 다른 조직으로 발전시킬 수 있게 되는 거예요. 기존 줄기세포의 윤리적 문제와 면역거부반응 등의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어 획기적이라고 당시 느꼈던 것 같아요.     


<2편에서 이어집니다.>


- 도슨트 G


반반 치킨, 20X20cm, Acrylic painting on canvas, 2021, ㄱㅇㅈ(학생)


이전 14화 2관: EGYPTIAN BLUE(1)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