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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손미 Jul 25. 2024

제가 ADHD라고요!? ADHD 진단받다.

서른 넘어 발견한 ADHD. 와이프 덕에 광명 찾다.

머리가 폭발하는 ADHD의 일상

ADHD인 나의 머리는 항상 아이디어와 생각들로 폭발할 것만 같았다. 나는 내가 사는 것처럼 남들도 머리에 생각들을 안고 사는 줄만 알았다. 아내가 나더러 빨리 ADHD를 진단받아보라고 하기 전까지는 내가 왜 이리 생각이 많은지 몰랐다. 근데 남들은 나처럼 안 살더라. 머리에 생각이 폭발할 정도는 아니였던 것이다.





이종일 선생님을 만나다

어디서 치료를 받아볼까 하는 중에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ADHD를 다룬 것을 보았다. 23년도에 ADHD 진단을 실패해서 ADHD의 명의를 찾아뵙고 싶었다.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명의로 이종일 선생님이라는 분이 나오셨다.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과장으로 계셨고 현재는 서울 중랑구에서 정신과를 개원을 하셨다. ADHD 치료를 활발히 하고 계신다는 것은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정신과는 전에도 자주 갔었다.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우울증 치료를 했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정신과에 대한 거부감으로 ADHD나 ADHD로 비롯된 공존질환(우울증, 불안장애 등)에 대해 치료를 놓치고는 한다. 나는 정신과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기에 편하게 진료 예약을 할 수 있었다. 감기 걸리면 병원에 가는 것처럼 마음이 감기 걸리면 정신건강의학과에 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종일 정신과는 예약이 꽉차서 몇달 정도는 기다려야했다. 나는 원무 선생님께 웨이팅을 넣어달라고 했다. 빈자리가 생기면 언제든지 갈테니 혹은 예약이 갑자기 취소될 때 전화달라고 부탁드렸다. 운 좋게 2주 정도가 지난 뒤에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ADHD의 정의

ADHD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를 뜻한다.

주의력(Attention) 결핍(Deficit) 과잉행동(Hyperactivity) 장애(Disorder)

이 정도는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겠다.





ADHD의 특징, 행동들

ADHD는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어려움들을 야기한다. 집중의 어려움 (앉아있질 못한다 등) 과도한 집중 (게임, 취미에 과도하게 몰입) 감정조절의 어려움 (갑자기 화를 내거나 등) 충동성 (TPO에 맞지 않게 행동 등).

이러한 행동들은 사회적인 어려움,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야기한다.





나의 ADHD 특징들

학창 시절 가정에서 지적을 자주 받아 내가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밖에서는 혼나지 않도록 극도로 조심하려고 노력했다. 심지어는 성실하고 모범적인 이미지로 연기를 하며 살았었다. 왜? 그렇게 안 하면 ADHD가 드러나니까. 그때는 내가 ADHD인지도 모르고  내 단점들을 가리기 위해 사람들이 좋아할 법한 것들을 하고 살았었다.



나의 경우 책을 볼 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는 게 힘들고 문제를 풀 때 딴생각이 자주 났었다. 내 머릿 속에 MP3 플레이어는 항상 작동된다. 수능 금지곡을 들으면 머릿 속에 노랫말이 맴도는데 나는 아무 노래나 항상 머리에 맴돈다. 줄을 서서 가만히 기다리지를 못하고 중독적인 것에 쉽게 빠진다. 충동성이 조절되지 못해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할 때도 있었다.





ADHD 치료를 받기 전에는 특히 남편으로서 사위로서 빵점인 요소가 있었다. 일례로, 명절에 가면 해야 하는 마땅한 일들을 안 했다. 처가에 가면 아무것도 안 하고 항상 잠만 잤던 적도 있다. 장인어른과 대화도 일절 안 했다. 나는 왜 이렇게 할 말이 없을까 라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이게 모두 ADHD에서 비롯된 거였다. ADHD는 관심없는 집중을 수가 없다. 관심이 없으니 아예 TPO에 맞지 않게 사회적 활동을 안 하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종일 선생님을 만나다

2024년 5월부터 이종일 정신과에서 ADHD를 처음으로 진단받아 치료 중에 있다. ADHD는 항상 공존질환을

동반한다고 한다. 나는 우울, 불안, 조울증까지 진단을 받았다. 평소 일을 많이 해서 우울증을 진단받았다고 했었다.



선생님 말씀으로는, ADHD로서 살게 되면 우울이나 좌절 불안을 자주 경험하게 되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도 동반된다고 한다.



흔히 ADHD는 실수를 자주 하기 때문에
지적을 자주 받고 이는 심리적 위축,
자존감 하락, 우울을 유발한다.


나의 경우는 공존질환까지 잡아야 해서 치료하기가 매우 까다롭다고 한다. 조울증이 있기 때문에 콘서타(메틸페니데이트) 약을 처방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콘서타(메틸페니데이트)의 경우 자극제라 나의 조울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하셨다. ADHD는 도파민이 부족해서 생기는 질병이다. 그래서 적절한 도파민을 만들어줘야하는데, 콘서타는 도파민을 직접적으로 높여주고 아토목세틴은 도파민을 간접적으로 높여준다고 한다. 



ADHD가 도파민이 부족해서 생기는 질병이라니!
적절한 도파민이 부족하니 의욕도 없고 
충동을 제어할 힘도 없는 것이다. 


흔히 마약, 술, 담배도 도파민을 인위적으로 일시적으로 상당히 많이 높여주는데, 이는 뇌의 도파민 밸런스 붕괴시키기 때문에 하면 안된다. 특히 마약은 도파민 수치를 수십배 높이는데, 다시 마약을 하지 않으면 도파민 밸런스가 맞질 않는다고 한다. 또한 쾌락의 기억의 뇌의 중추에 남기 때문에 마약을 또 찾게 된다고 한다. 절대절대 마약은 하지말자. 마약은 비가역적이다. 한번 건너면 못 돌아온다. 치료도 어렵다고 한다.





생명의 은인 아토목세틴

현재는 하루에 아토목세틴 65g 복용하고 있다. 아침 점심으로 나눠서 40g, 25g을 먹고 점심에는 아라피졸정도 추가된다. 아라피졸정은 우울증 치료제인데 사회적인 적응을 돕는 약이기도 하다.



약을 먹은 뒤로는
머릿속에 안개들과
생각의 폭주들이 말끔히 정리됐다.


반대로 약을 안 먹으면 머리가 터질 듯이 돌아간다ㅜ 이 글을 수정하는 지금 7월 시점에는 아토목세틴 양을 늘려 80g/1일 복용하고 있다. 업무+육아까지 같이 케어하다보니 65g으로는 조금 모자랐다. 이종일 선생님과 상의해서 80g으로 증량하고 나서는 업무와 육아까지 동시에 실수 없이 케어가 되고 있다. 모 논문에서는 하루 80~100g 아토목세틴을 복용하면 효과가 좋다고 한다.





ADHD 자가 테스트

혹시나 내가 우울증이 있거나 불안장애가 있는데, 아무리 약을 먹어도 치료를  받아도 우울증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ADHD를 의심해 볼 필요도 있겠다. 내가 그랬다. 또한 ADHD 자가진단표 내에 음영 표시 안에 자신이 절반이상 해당된다면 ADHD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ADHD는 인구의 2~4% 정도 된다고 하니 한국에서는 100만명~200만명 정도는 ADHD인 것이다.



ADHD이라고 모두가 치료 받아야하는가?
꼭 그렇지는 않다.


자기 능력에 비해 직무가 쉬운 직업을 가지거나 ADHD가 발현된 복잡한 삶을 사는 게 아니라면 치료 받지 않고 살아도 된다고 하셨다. 불과 백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에서는 농업으로 대다수 국민들이 먹고 살았는데, 이때는 현재보다 ADHD로 판명할 필요성이 적다고도 하셨다. 사는 게 지금처럼 복잡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단 내가 불편함을 느끼고 남이 불편함을 느낀다면 ADHD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한다. 특히 수험생과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분들이 ADHD가 있다면 꼭 치료를 받기 권장한다. 시험에 합격하고 인사고과를 높게 받을 것이다. 





성인 ADHD를 치료하고 싶다면 꼭 시청해 보세요!

ADHD의 치료로 가는 유용한 영상 중에 하나다. ADHD는 '약물치료'와 함께 의식이 개선되야 하는 '인지행동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ADHD에 대한 이해도를 훨씬 높여줄 수 있는 영상이니 참고하길 바란다!





다음 글

다음 편에서는 ADHD의 진단과정과 치료과정을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다. ADHD검사지, CAT검사(주의력검사), 병력조사 등 다양한 근거를 바탕으로 ADHD를 진단하게 된다.



또한 공존질환에 따라 쓰는 약이 다르다. 흔히는 콘서타(메틸페니데이트)를 많이 쓰지만, 나의 경우 우울, 불안, 조울증으로 아토목세틴을 사용하게 되었다.





또한 이종일 선생님과 이야기 나누었을 때,한국이 ADHD를 잘 치료하는 나라 중에 하나라고 한다.


미국은 ADHD가 있을 때  메스암페타민을 사용한다고 한다. 메스암페타민은 들어봐서 알겠지만 마약이다. 미국은 오남용이 심한 약물을 사용하는 무서운 나라다. 의료보험 시스템 때문인가 잘은 모르겠지만 말이다.


ADHD를 잘 치료하는 나라 중에 대한민국과 캐나다가 있다고 한다. 나는 우리나라에 태어난 걸 너무나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여러분도 ADHD가 있다면 꼭 한국에서 치료받길 바란다!





글쓴이 소개

피손미 (두 아이 아빠)

전   공 : 서강대 데이터사이언스&인공지능 석사

경   력 : 前 Dr.Glass, Inc. COO

              現 Data Korea, Inc.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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