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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률사무소 무진 Jun 25. 2024

이혼하기에 딱 좋은 날씨네. 그때가 언제일까?


1. 이혼했다는 사실을 절감할 때가 언제인가?


한 기관 조사에서 돌싱(돌아온 싱글) 남녀에게 "이혼했다는 사실을 절감할 때가 언제냐?"고 질문하자, 남성은 서울 등 중심 지역에서 근교로 이사 가는 ‘주거 하향이 발생할 때’, 여성의 경우는 ‘내가 가정의 주경제권자가 될 때’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두 대답 모두 경제상황의 변화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만, 별로 놀랍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현실의 냉정함을 직시하는 때라는 것이 대개는 돈과 관련되어 있으니 말이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실제로 법률상담을 하다 보면 이혼하겠다고 달려오시는 분들을 보면 냉정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많이 보이는 경우는, '더 이상 못 참겠다' 싶을 때 오시는 분들입니다. 내일이라도 당장 이혼하지 않으면 내가 죽겠다, 더 이상 곁에서 두고 볼 수 없다는 분노와 지겨움을 감당할 수 없을 때, 즉 감정적으로 가장 격앙된 때 비로소 이혼을 결심합니다. 그렇다면 이혼이라는 것은 최대한 참고 또 참다가 더 이상 못하겠다 싶을 때까지 버텨본 뒤에 해 보는 것일까요?


반대로,  상대방이 먼저 나에게 이혼 소장을 보냈기 때문에 비로소 이혼을 결심하는 분도 있습니다. 과연 올바른 선택일까요? 만약 이혼 소장을 받지 않았다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정을 했을까요? 그렇다면 이혼 결정은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 한 것 아닐까요?


이제 상황을 바꿔서 생각해 봅니다. 뜻밖의 이혼 소장을 받고 나서 멋지게 반소로 이혼청구를 하면 기분이 풀릴까요? 실무자로서 살펴보자면, 원고가 본소로 이혼을 청구하고, 피고가 반소로 이혼을 청구하면, 판사는 원고 또는 피고가 왜 이혼에 이르게 된 것인지, 또 그 사유가 타당한 것인지에 대해 깊게 따져 묻지 않습니다. 귀책사유를 따져 위자료 정도는 판단을 하겠지만, 이혼의 결정적 원인이 누구 잘못인지 판단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쌍방이 이혼에 "합의"한 것으로 처리합니다. 원고 및 피고가 상대방에 대한 이혼을 구하고 있는 것만은 의사의 합치가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의외의 결론이지요.


자, 이제 의뢰인께서 원하시는 바가 모두 이루어졌는지요? 이처럼 이혼하기 가장 좋은, 알맞은 시기에 대하여 변호사로서 생각이 다른 부분이 존재합니다. 이런 이유로 상담 중에 "안타깝지만 아직은 아닙니다."라고 말씀드릴 때도 많습니다. 언제 이혼을 선언할지에 관한 문제 또한 사안에 따른 합리적인 결단이 필요하고, 또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 이혼하기 가장 좋은 시점은 언제일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혼하기에 딱 좋은 시점은 내가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상황에 왔을 때가 아니라, 그 힘든 시기를 넘어 홀로서기가 준비되었을 때입니다. 협의 이혼이든 재판상 이혼이든 그 절차와 과정, 결과까지 내 선택에 따른 것으로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바로 경제적·신체적·정신적 여유가 비로소 갖추어져 있을 때입니다.


예를 들어 말하자면, 이혼 절차를 마무리한 다음 날 아침, 일어났을 때, (1) '아! 너무 상쾌한 아침이야. 이제부터라도 나를 위해 일을 좀 해 볼까? 이거부터 시작해 봐야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혼 시점을 잘 판단한 것입니다. (2) 그런데 같은 상황에서 "만약 이대로 잠들기가 무섭거나", 다음 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이제, 난 뭐부터 해야 하지? 뭐 먹고살지?"란 생각이 든다면, 안타깝지만 아직은 이혼할 시기가 아닌 것이고, 또 이혼할 시점을 잘못 판단한 것입니다.


그래도 미래에 대한 결정이라 판단이 쉽진 않습니다. 하지만 때를 잘못 선택하면 아니한 것만도 못합니다. 할 일도 없고, 사람도 없고, 돈도 없고, 배고프고 외롭게 되면. 자의반 타의 반으로 저절로 깨닫게 되겠지만 이미 때는 늦습니다. 변호사랍시고 이런 조언만 드리자니, 의뢰인께서 달가워하지 않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렇게 어렵게 이혼 소송을 문의하고자 의뢰인이 변호사 사무실 문턱을 넘어오셨는데, "다음에 잘 생각해 보시고, 좀 더 준비가 되셨을 때, 오시라고 돌려보낸다면?" 변호사 친구들을 포함하여 다들 "무슨 배부른 소리냐!"라고 한 마디 할 것입니다. 이혼 사건의 특성상 단 한 번이라도 법률상담을 마친 의뢰인이 그냥 돌아가면 변호사 수임계약 이외의 목적으로 재방문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이혼 사건은 미끼를 한 번 물었을 때 낚아채야지 그렇지 않으면 남 좋은 일만 시키는 일이 된다고들 말합니다.


제 경험상, 의뢰인께서는 "이런 죽일  ●●을 보았나. 이혼 소장으로, 반소장으로, 가압류·가처분으로 상대방에게 최대한의 고통과 함께  재산까지 싹 다 가져옵시다!" 하는 파이팅 넘치는 소송대리인을 훨씬(!!) 더 좋아하시지요. 심지어 변호사가 그런 태도를 보이면, 이제야 내 편을 만났구나란 생각에, 같은 편 동지를 만났다는 생각에,  눈물도 흘립니다. 그러신다고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분이라도 제 말에 귀 기울여,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 이혼이라는 인생의 중대사를 꼼꼼히 살펴보실 수 있다면...... 그 또한 제가 한 선택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개인사업자이긴 하지만, 제가 파는 것은 '쟁송'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의뢰인께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 평온함을 느낄 수 있도록 그 상황(무진)"을 드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는 상대방과 이혼 및 양육권, 재산분할에 대하여 개략적인 합의를 마친 경우와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부족한 경우를 나누어 이혼을 결정하기에 좋은 시점을 변호사의 시각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법률상담을 거쳐 얻게 된 실무적 경험이니 모쪼록 작은 도움이나마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3. 협의이혼신청 또는 이혼조정신청(쌍방 당사자간 개략적인 합의에 이른 경우)


가. 우선 사실혼 관계에 있는 분들은 따로 협의이혼이나 이혼조정 신청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내가 "사실혼 관계에 있는 것이 맞느냐?" 하는 것만이 유일한 법률적 쟁점입니다. 사실혼은 법률혼(혼인신고를 마친 것)과 동일한 실질을 갖는 것으로, 오로지 법적인 혼인신고만 모종의 이유(대출한도, 청약순위 등)로 아직 거치지 않은 것을 의미합니다.


통상 사실혼은 법률혼을 목적으로 결혼식까지 진행하였으되, 아직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3~4년 차 신혼부부를 뜻합니다. 장기간 동거했다는 사실만으로 사실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혼 관계의 종료는 법률혼과 달리 별도의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상호 간의 합의 또는 일방적 선택을 통하여 동거를 중단함으로써 자연적으로 종료된다고 봅니다. 남은 것은 사실혼 부당파기로 인한 손해배상 또는 재산분할의 문제일 뿐입니다.  


사실혼은 법률혼의 모든 실질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혼인신고가 없다는 이유로 사실혼 중 출생자는 법적 지위가 불완전하고, 친·인척 관계 또한 형성되지 않아 상속권이 일부 제한됩니다. 사실혼 또한 판례상 재산분할(2년)이 인정되고, 사실혼 상대방이 정당한 이유 없이 부정한 행위 등으로 사실혼 관계를 파기한 경우, 법률혼과 마찬가지로 정신적, 물질적·정신적 손해 등에 대하여 위자료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사실혼 관계 파기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따라서 사실혼의 경우, 별도의 이혼 절차가 요구되지 아니한 이상, 갈라섬의 적절한 시기는 존재하지 아니하지만 후술하는 법률혼과 비교하여 볼 때, 최소한 상대방의 월급, 채권, 퇴직금 및 연금, 보험, 암호화폐, 부동산 등 상대방의 재산상태를 어느 정도 파악한 후에 홀로 설 준비가 마쳐졌을 때가 적절한 시기라 생각합니다. 사실혼의 경우 협상의 시기는 3개월을 넘지 않음이 타당하고, 위자료 및 재산분할에 대하여는 가급적 서면으로 된 합의서를 작성하되, 이해관계없는 제3자에게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함이 좋습니다.


나. 쌍방 당사자가 이혼에 합의한 경우, 재산분할에 대하여 서로 의견이 다르다고 할지라도 협의이혼 신청은 가능합니다. 협의이혼 후 일정 기간 내(2년)에 위자료 및 재산분할을 따로 정하거나 법원에 심판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재산분할에 이견이 있다는 이유로 협의이혼 신청을 미룰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협의이혼 전에 작성한 재산분할협의서는 협의이혼을 진행할 것을 조건으로 작성한 것이므로, 협의이혼이 아닌 재판상 이혼 절차로 나아갈 경우 효력이 없습니다. 협의이혼을 조건으로 재산분할약정을 하였고 이후 협의이혼이 이루어졌음에도 재산분할약정에 따른 재산분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재산분할심판이 아니라 재산분할약정의 이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면 됩니다.


따라서 협의이혼을 조건으로 재산분할약정을 하시는 경우, 협의이혼 신청 후 숙려기간(통상 1개월,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 3개월)이 지나 법원에서 이혼의사확인을 받기 직전에 쌍방이 재산분할약정서에 서명, 날인함이 좋습니다.  다만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 친권과 양육권에 관한 별도의 협의 또한 마쳐져야만 합니다. 집행권원으로서 효력을 갖는 양육비 부담조서 또한 함께 작성함이 유리합니다. 자녀 양육에 관한 교육(80분, 1회)도 이수하셔야 합니다. 협의이혼이 효력을 갖는 시점은, 가정법원의 이혼 의사 확인서를 첨부한 이혼신고를 부부 중 어느 한 쪽이 3개월 이내에 행정관청에 제출한 때입니다.


협의이혼 상대방과 합의한 위자료 및 재산분할의 총금액이 변호사와 상담한 금액의 80 ~ 90% 상당이라면 재판상 이혼 과정에서 판결로 내려진 것보다 여러모로 좋다고 볼 수 있기에 그대로 진행함이 좋습니다. 아쉬운 부분도 있으시겠지만, 이렇게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시간과 비용, 스트레스, 이혼 후의 정황을 모두 고려하면 그렇습니다.


이혼에 합의하였지만, 위자료 및 재산분할에 대하여 합의서만 작성한 경우 원활한 강제집행을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혼에 합의하였고 위자료 및 재산분할에도 상당 부분 의견의 일치를 본 경우, 금액적인 부분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담보하고 조속한 이혼 절차의 마무리를 위해서 이혼조정 신청 또한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친권 및 양육권자 지정에 다툼이 있는 경우 이혼조정 신청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협의이혼(이혼조정 신청 포함)과 같이 쌍방 당사자가 이혼 및 재산분할 등에 대하여 상당한 합의를 본 경우, 변호사 선임(소송대리인)은 실익을 고려하여(두 사람의 순재산 가액이 3억 원 이하인 경우) 재판상 이혼 소송의 진행 여부를 결정함이 타당합니다.


4. 재판상 이혼을 청구하는 경우(당사자 사이에 이혼의 합의, 재산분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가. 우선 이혼 자체에 대하여 당사자 간 의견이 다른 경우에는 일단 먼저 전문가에게 가정 상담(예를 들어, 연리지 가족 부부 연구소 등)을 받아보시라고 권유 드립니다. 어차피 해야 할 이혼이라면, 이혼하지 않기 위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 볼 가치가 있지 않나 싶은 생각에서입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라면, 더욱더 그럴 필요가 있습니다. 나중에 자녀들 앞에서 내가 이혼을 막아보려고 이런 노력까지도 다해봤다는 말을 할 때가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상대방의 귀책사유가 사회통념상 용납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라면 결을 달리합니다.


일방은 이혼을 적극적으로 원하나, 상대방은 이혼에 소극적이거나 답을 하지 않거나 아주 적극적으로 이혼에 반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상대방의 행동과 선택에는 나름 그 이유가 다양하게 존재하기에, 상대방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든 아니면 최후통첩의 것이든 상관없이 재판상 이혼 전에 단 한 번이라도 마음을 터놓고 자신의 속마음을 상대방에게 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합니다. 의외로 상대방은 자신의 잘못을 인식하고 있지 못하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혼인을 위해 프러포즈를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혼을 위해서도 최소한 상대방을 위한 단 한 번의 배려(기회)는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실무자로서 본다면, 만약 당사자가 변호사까지 선임하여 재판상 이혼을 시작하면, 어디서부터가 상대방의 진심이고 어디까지가 상대방 변호사의 의견인지 구별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주의할 점은, 상대방과의 대화를 개시하는 전제로서 제발 무턱대고, 아무 전략 없이 대화부터 시작하지는 마시고 단 한 번이라도 재판상 이혼에 대하여 법률전문가의 법률상담을 받아본 후에 설득이든 통보든 후속 절차를 진행하시라는 것입니다. 협상은 더 많이 알고 있는 자가, 더 많이 고민한 자가 상대방보다 우월적 지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한 번이라도, 내 상황을 정리하고, 요약해서, 가까운 지인에게 설명하고, 주변의 지지를 이끌어낼 정도로 스스로 준비하지 않는다면 상대방도 결코 설득할 수 없을 것입니다. 등기부등본이나 시가 조회와 같은 입증서류를 준비하는 것도 기준입니다. 상대방은 더 이상 내 말이 블러핑이라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지한 법률상담을 위해 내방하신 분들 중에 상대방이 가진 부동산의 주소도 모르는 분이 계셨습니다.


법률상담을 통해, 최소한 내가 재판상 이혼 소송 중에 주장할 상대방의 귀책사유가 무엇이고, 어떤 증거가 필요하고, 판례와 법리에 비추어 보았을 때 가정법원에서 인정받기에 합당한 것인지, 설득력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양육비나 위자료는 어떤 기준으로 산정되는지, 재산분할의 기준과 개략적인 범위, 입증방법 등 기초적인 내용을 알고 난 후에 비로소 상대방과의 협상(!)을 개시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건마다 다르겠지만, 만약 상대방이 당신의 진지한 이혼 의사에 대하여 의문을 갖거나 협상의 상대방으로 조치 인정하지 않는 경우라면, 변호사가 작성한 내용증명 등을 보내 확정적인 이혼 의사 + 양육권 둥에 관한 의견 + 재판상 이혼이 아닌 협의이혼(이혼조정 신청 포함)의 장점에 대하여 결연하고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줄 필요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아무리 실패한 협의이혼이라 할지라도 재판상 이혼보다는 그 과정과 결과에 있어서 장점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나. 우선 이혼은 어느 정도 합의가 되었으나, 위자료 및 재산분할에 대한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문가를 통한 법률상담을 거친 후에 조정이혼 또는 협의이혼의 가능성을 타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혼소송에 관한 법률 비용과 절차, 그 과정 중에 발생하는 정신적·시간적 비용을 계산해 볼 때, 그럴만한 가치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 두 사람의 순재산(적극재산 - 소극재산)이 3억 원을 넘지 않는다면 더욱더 그러합니다. 재판상 이혼 과정에 대한 실익 차원에서 드리는 조언입니다. 협의 장소 또한 가정 내에서가 아니라 가능하면 CCTV가 존재하는 외부에서, 이를 지켜보는 제3자가 있는 장소에서 진행하시면 좋습니다.


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재판상 이혼을 결심하였을 때, 이혼하기 가장 좋은 때가 언제인지를 생각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이혼 후 정신적·경제적 독립이 가능할 때(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 확신이 없을 때는 포함하지 않습니다),

(2) 상대방의 태도나 이혼 소장과 같은 외부적 상황이 아니라, 오로지 내 판단과 선택으로 이혼을 결심하였을 때(지인에게 내가 한 선택을 조리 있게 설명할 수 있을 때),

(3) 상대방의 월급, 채권, 퇴직금 및 연금, 보험, 암호화폐, 부동산 등 상대방의 재산상태를 어느 정도 파악한 후에,

(4) 중학생 이상의 자녀가 있다면, 자녀들의 의견을 들어본 후에(기타 본인의 가족과 상의한 후에),

(5) 급하게 말고, 충분히 시간을 들여, 긴 이혼 소송 과정을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변호사를 여럿 만나 상담해 본 후에,

(6) 최소한 1년여의 시간 동안 재판상 이혼 소송이 진행될 수 있음을 각오하고,

(7) 마지막으로 후회하지 않을 용기가 있을 때입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 하실 겁니다. 당장 오늘이 바쁘고, 못 견디겠고, 내일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어떻게 이 모든 조건이 다 갖춰질 때까지 고민하고 준비만 하고 있을 거냐는 말씀을 하실 겁니다.


맞습니다. 네 그 말이 맞습니다. 제 조언은 이 모든 조건을 다 갖추시라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3주 내지 4주 정도 시간을 들여 충분히 이혼 전·후 과정을 고민을 해 본 후 실행에 옮기시란 말씀입니다. 준비 없는, 일시적인 감정과 확신으로, 우발적으로 시작한 재판상 이혼 소송은 재앙입니다. 감정적으로 가장 격해진 이 때, 내 스스로가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없는 상태임을 인정하고, 화가 난 사실을 인지하고, 숨을 돌려 다른 지인의 의견과 전문가의 말을 들어본 후, 차근차근 하나씩 정리해 가면서 이혼을 준비함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5. 나가면서


이혼하기 딱 좋은 때는, 바로 지금이 아니라 의뢰인이 상대방보다 먼저 충실히 준비를 마친 이후입니다. 채권·채무의 존재나 죄의 유무를 따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맺고 끊는 일입니다. 신중에 신중을 더하여도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의뢰인의 목표는 현실을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고 더 나아가 즐기는 것에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 법률상담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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