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은 누구에게나 불편하다.
하지만 사회구성원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살다 보면 종종 갈등이 생기는 건 피할 수 없다. 서로 다른 사람이 늘 같은 생각을 한다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사람 간 생각의 차이가 생기는 건 당연하다. 그런 차이들이 때로는 사회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 순기능적 역할을 하기도 한다.
문제는 의견 차이로 생긴 다툼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다.
문제가 생기면 대부분 화살을 상대에게 돌린다.
왜 내 말을 못 알아들을까?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지?
왜 자꾸 고집을 부리지?
우리를 열 받게 하는 이 사람은 정말 문제가 있는 사람일까?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은 특별하게 이상한 사람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대로 내가 너무 별로인 사람이라서도 아니다.
그냥 서로 '사람'이라서 그렇다.
사람의 마음에는 수없이 많은 무의식들이 작용한다.
하버드대 석좌교수인 제럴드 잘트만(Gerald Zaltman)은 '우리 사고의 95%는 무의식에 의해 정해진다'고 하며 무의식의 영향력을 강조했다. 우리가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있는 줄 알았던 순간에도 나도 모르는 무언가가 나의 생각과 감정을 지배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타인과의 갈등 상황에서도 그렇다. 상대에게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어떤 심리적 요인이 내 마음에 꿈틀거려 속이 꼬였을 수도 있다.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갈등으로까지 치닫게 되는 것이다. 욱하는 순간 화나는 감정 이면의 심리를 보면 나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감정의 문제일 때도 많다.
마음은 복잡 미묘하게 설계되어 있어 우리가 낱낱이 파헤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적어도 나도 모르는 이 '무언가'의 실체를 알아보려는 노력은 문제를 보는 관점을 바꾸어 줄 것이다. 어떤 심리들이 우리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서로 오해하게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때 우리는 관계 속에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들에 보다 관대해질 수 있다.
싸움을 위한 싸움은 관계를 망치기만 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사람의 기본 심리를 이해해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고 나와 타인을 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