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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르바레스코 Aug 22. 2020

[코로나 재확산]

정치와 종교? 코로나와 종교?

 최근 다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발단이 된 것은 전광훈 목사가 중심이 된 사랑 제일교회의 광화문 집회를 필두로 한 소규모 종교집회에서 발생한 산발적인 지역 내 감염이었다. 그동안 스포츠 경기 관객 입장, 초중고등학교 전면 등교를 추진해온 정부가 무색해질 정도로 지역감염 확산세가 빠르고, 정은경 본부장의 가을 대확산 우려가 현실이 될 상황에 처했다. 


 물론 집회 발 확진자가 아닌 확진자들도 분명 존재하고, 전국적인 감염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아 지금 코로나 사태가 다시 확산된 원인을 교회 집회에만 두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긴 장마 동안 느슨해진 생활 방역체계 안에서 무증상자 혹은 일부 감염자들을 통해서 이미 감염되어 있다가 다시 이슈가 됨에 따라 검사인원을 늘리면서 그 수가 급격히 증가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코로나 재확산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개인에게 사회와는 다른 형태의 심리적 안정을 주고, 특히 이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컨트롤하지 못하는 미시적인 생활 방역의 책임이 있는 종교 집단이라는 점은 안타깝고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야외 감염 사례도 있었고, 특히 더운 여름철 마스크를 지속해서 착용하고 있기 어려운 시기에 다수가 모이는 집회에서 감염될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 지는 다시 말하지 않아도 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집회를 허락한 법원과 담당 행정청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하고, 그 집회를 막지는 못할 망정 정치적 이슈와 목소리로만 이용하려 한 일부 정당의 의원들도 책임이 있다. 집회에서 나온 정치적 메시지와 목소리들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아직 코로나 종식 선언이 없고 생활 방역체계 하에서의 위험성을 강조한 장마, 휴가철에 집회를 통한 다양한 전파가 이루어질 가능성을 생각해보면 뭐가 더 중요한지는 고민할 필요도 없다. 


 정치적 메시지는 국민의 안전을 고려한 형태 즉, 온라인 집회 혹은 포탈 검색어 노출, 청와대 국민청원 등의 방법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을 때 더 강력하고 신뢰 있는 메시지로서 이목을 끌 수 있었을 것이며, 위와 같은 방법이 진정으로 어려울 경우 1인 릴레이 오프라인 시위 등의 방법도 존재했다. 지금의 집회 형태의 메시지는 정치적 메시지 보다도 그 위험성이 국민들에게 먼저 각인되고, 그에 따라 전달하려 한 메시지가 어떻든 간에 그 의미가 퇴색된다.


 냉정하게, 집회가 성숙한 정치적 메시지조차도 없는. 전광훈 목사를 필두로 한 일부 기독교 보수집단의 반대를 위한 반정부 시위라고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이 기독교라는 종교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코로나 재확산 이후 많은 기독교 인사들은 집회를 비판하며 종교의 책임 보다도 전광훈 목사 혹은 정치권의 욕심으로 치부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기독교 전체가 이 사건으로 인해 비판받는 건 과도하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친구들 중에는 꽤 기독교 집안 친구들이 많고 그 친구들을 따라서 밥을 같이 나눠먹는 행사(공식적인 용어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캠프 등을 다녀온 기억들이 추억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적어도 아직까지 필자가 기억하는 기독교라는 이미지는 이것들에 가깝다. 비종교인이 종교에게 성숙함을 요구하는 것이 뜬구름 잡는 이야기일지도 모르나, 최근 일련의 모습들은(전광훈 목사 집회뿐 아니라 여러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교회에서 지역감염이 발생한 경우도 많다) 자체적인 반성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후에 누군가에게 기독교 하면 무엇이 생각나십니까?라고 물었을 때 '전광훈과 코로나'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생긴다면 조금은 가슴이 아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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