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이브랜드 Aug 02. 2021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너는 사랑을 주고받기 위해 태어난 아이란다


일러두기


제대한 지 세 달 된 아들에게 쓰는 편지로

저에겐 갈등이 치유되는 과정을 기록한 일기며

읽는 분들에겐 위로와 희망을 주는 에세이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아라!









제대하는 날만 손꼽아 기다린  아들아,

네가 전역한 지도 벌써 세 달이 지났구나.

민간인으로 살아보니 어때?

아이스 카페모카처럼 달달하니

아님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쓰니?




네가 전역했을 때,

너도 그랬겠지만 엄마와 아빠도

달라진 네 모습을 기대하며

그동안 훈련해오던 감정 표현을 하기 시작!

그. 런. 데.  오. 마이. 갓!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라는 말을

우린 보란 듯이 증명하고야 말았지.




19개월 동안 너와 우리는 무엇을 했던 것일까?

이대로 우린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일까?

안돼, 안 돼, 그건 절대 안 돼!

예전처럼 살고 싶지 않아

무려 200권이 넘는 책을 읽었고

반성문도 수십 장 썼는데

여기서 무너진다고?

안 되지 안돼, 암, 안되고 말고...




그래서 다시 엄마는

나와 너, 그리고 아빠를 위해

마음과 정신을 다시 가다듬고

어떻게 하면 서로가 서로의 말을

오해하지 않고 들을 수 있을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아빠가 예전같이

너를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으셨다는

이 사실이 엄마에겐 큰 힘이 되었단다.

왜냐고? 그건...

엄마가 이것으로부터 우리 모두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거든.




그 실마리가 무엇이었냐면,

'부모가 자식을 가장 모른다'를 인정하는 것,

바로 거기서부터 엄만 다시 시작하기를 시작!




그래서 너에게 반찬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말은 어떤 말을 조심해야 하는지

생활은 어디까지 인정해 주어야 하는지 물었던 거야.




존재만으로도 소중한 나의 아들아,

이젠 그 일마저 겪어내고 나니

너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어 감사할 뿐이다.




그리고 엄마가 전에 이야기했듯이

너는 사랑받고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라는 것을 꼬~옥 기억하고.




마음 판에 새겨 놓길 바라는 심정으로

인류의 스승인 톨스토이의 시로

다시 한번 엄마의 마음을 전할게.




사람은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다


악기 연주하는 법을 배우듯

사랑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때

두려울 것도 더 바랄 것도 없이

우리는 세상의 모든 존재와 하나가 된다.



열매가 자라기 시작하면 꽃잎이 떨어진다.

영혼이 자라기 시작하면

우리의 약한 모습도

그 꽃잎처럼 모두 사라진다.



가장 중요한 일은

나와 인연 맺은 모든 이들을

사랑하는 일이다.

몸이 불편한 이

영혼이 가난한 이

부유하고 비뚤어진 이

버림받은 이

오만한 이까지도

모두 사랑하라.



진정한 스승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가르친다.

사랑은 우리 영혼 속에 산다.

타인 또한 자기 자신임을 깨닫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사람은 오직 사랑하기 위해서

이 세상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 출처 : 레프 톨스토이의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작가의 이전글 42살에 다시 시작한 육아 에세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