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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브랜드 Aug 29. 2020

그 남자 이야기 2

그 남자의 간절한 기도


하나님,
무슨 뜻과 계획이 있어서
저를 이런 가정에 태어나게 하셨는지요.
그리고 주의 길을 가게 하시는지요.

부모를 선택할 권리는 저에게 없지만
배우자는 제가 선택해야 합니다.

저는 부족한 사람입니다.
가진 것도 없고 연약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주님은 불가능을 가능케 하시는 분이시니 부디 주님의 뜻을 함께 이뤄 나갈 수 있도록 지혜롭고 현숙한 아내를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그 남자는 성숙하지 못한 부모님 덕분에 일찍 철들었고 매일 다투는 부모님을 보면서 배우자가 인생에 있어서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되었다고 했어요. 위 기도는 그 남자가 12살 때부터 하기 시작한 기도라고 하네요.


그의 간절한 기도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의 관계엔 진전이 없었대요. 하루는 그 남자가 용기 내어 아버지에게


"아빠! 엄마가 집에 들어올 수 있도록 엄마가 잘 못한 거 용서한다고 하셔요."

"내가 미쳤냐? 집을 이리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용서? 택도 없다." 


어릴 때부터 그가 본 아버지는 엄마를 함부로 대하는 모습이었기에 아버지가 먼저  미안하다고

하셔야 어머니가 들어올  수 있는 명분이 생기지 않겠냐고 말 한 거래요.


집을 나간 어머니가 어디 있는지 알게 되자 그 남자는 엄마에게


"엄마, 지금까지 잘 참고 사셨는데 우리를 봐서라도 집으로 들어오시면 안 돼요? 앞으로 결혼도 해야 하고 신학도 해야 하는데 어떤 자매가 이런 가정으로 시집오겠어요. 그러니 저희들을 봐서라도 제발 집으로 들어오세요. 부탁이에요. 엄마"


그러자 그의 어머니는 

"내가 그동안 네 아버지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그리고 너희들도 성인이니까 앞으로 너희가 알아서 해! 그리고 두 번 다시 찾아오지 마!"라는 말씀을 하셨대요. 아무리 울면서 애원을 해도 소용없었다 고 했어요.





하루는 아버지가 일을 마치고 오는데 집에서 심한 연기가 나는 것을 보았대요. 그 남자가 집에 있는 것을 본 아버지는 가스레인지 위에 약초물을 올려놓고 나가신 거예요. 하지만 그 남자는 가스레인지 불을 끄지 않았대요.


제가 이 말을 들었을 때 왜 불을 끄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자살을 하려고 00 하구둑을 갔었는데 용기가 안 나서 못 했대요. 그런데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랬다고... 아~~


하지만 그 남자가 그렇게 한 진짜 이유는

아버지와 어머니와 좁혀지지 않는 관계,

점점 심해지는 아버지의 폭언과 폭행,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20대 초반이

감당하기 힘든 장면과 말을 현장에서 목격했기 때문이라 말했어요.


그 뒤 어머니는 아예 자취를 감춰버렸고 아버지는 어머니가 저질러 놓은 빚 때문에 화병이 생겨 매일 술을 먹었으며 신경안정제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날들을 보내셔야만 했다고 했어요.

 



저도 자식을 낳고 길러보니 남편과 싸울 일도 생기고 아이와 갈등이 생길 때도 있더라고요.


때론 죽도록 밉고 힘들어 이혼하고 싶을 때도 있었고요. 나만 고생하는 것 같아 약 올라

속상할 때도 있었고요.


하지만 자식 생각해서 참고 살잖아요.

어이구 이 인간아~ 내가 못 산다 못 살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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