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카라를 발라 봅시다!

속눈썹에 무엇을 바르고 무엇이 남게 되는지 알아야 실험이 지속됩니다!

by 제니원

색조화장의 마지막 단계는 마스카라와 립스틱입니다. 여기까지 했다면 이제 어디든 가셔야 합니다~당당하게!!!!


색조화장의 마지막 단계인 마스카라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아이라이너, 아이브로우 이야기를 하고 립스틱으로 이어진 후, 얼굴에 색을 표현하는 모든 색조화장품제형을 다룹니다.

또한, 색조화장품 공장을 운영하기 위한 여러 정보를 제공합니다.


색조화장품공장에서 생산자로, 연구자로, 품질관리자로, 공장운영자로 일할지도 모를 이들에게 제공하는 미니핸드북 혹은 매뉴얼 또는 레시피북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물론 내용이 부족할 수는 있으나 가급적 사실을 전달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스스로 채우셔서 완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이어질 글은 순서는 있으나 꼭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색조화장품! 각각의 제형이 각자만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필요한 정보를 필요한 때에 찾아보시면 됩니다.


첫 시작은 마스카라입니다.

일단 발라봅시다

마스카라를 발라봅시다. 만들어보기 전에 발라봅시다.

솔직히 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발라야 하나 싶을 생각이 들 정도로 부담됩니다.

그럼에도 일단 열심히 발라봅시다.

눈을 부릅뜨고 속눈썹에 한 올 한 올 정성껏 발라봅시다. 그래야 마스카라를 잘 만들 수 있습니다.

속눈썹에 마스카라를 바르고 또 바르고 또 바르고 또 발라봐야 그리고 지우고 또 지우기를 몇 개월, 몇 년은 해야 마스카라를 잘 만들 수 있습니다.

연구원의 일상은 그렇게 시작됩니다

어제 실험해 놓은 마스카라의 물성을 확인하고 어제 용기에 담아놓은 마스카라용기에서 마스카라액이 묻은 솔대를 빼서 속눈썹에 바르는 것이 시작입니다. 출근할 때 마스카라는 바르지 않고 옵니다. 그리고 사용감을 일반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평소 친하게 지내는 친구, 선배, 후배들에게도 부탁합니다. 마스카라만 하지 말고 출근해 줘! 그리고 일단 내 자리로 와서 바르고 가! 그리고 사용감을 간단하게라도 품평을 해줘!

이러니 남들보다 출근 시간이 조금 빠를 수밖에 없습니다.

준비할 것도 있고요!

1) 어제 실험해서 용기에 담아놓은 마스카라 ~ 여러 개 ~ 위생상의 문제로 하나로 바르라고 하면 싫어하거든요

2) 사용감 설문지(설문내용 잘 써야 합니다. 실험의 방향이 틀어지기도 합니다)

3) 화장솜, 면봉, 티슈

4) 혹시 립스틱을 안 바르고 올지도 모르니 립스틱 몇 개 준비해 놓습니다. 당연히 아이라이너도 준비합니다

5) 바를 때 편하도록 의자와 거울

빨리해야 합니다. 아침 시간은 누구에게나 소중합니다. 잘 준비되어 불편함이 없어야 또 부탁할 수 있습니다.

매일 이렇게 품평해 주고 실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매일은 안됩니다.

그래서 결국 발라봐야 합니다. 내가 느끼는 사용감이 보편적인 사용감이 되어야 합니다.


일단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화장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여기서 손이 흔들리고 마음이 싱숭생숭하면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마스카라는 포기해야 합니다

마스카라 바르다가 실수라도 하면 짜증이 몰려옵니다. 오늘 만나는 상대가 누구일지 모르겠으나 그분 조심하셔야 합니다

참고로 화장을 조금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마스카라보다 극한 작업은 액상 아이라이너입니다.

마스카라까지 왔다는 것은 가장 큰 위험요소인 액상의 붓 타입 아이라이너라는 큰 바리케이드를 무사히 넘었다는 것이니 안심하세요.

액상 아이라이너에 비하면 마스카라는 수월합니다.

혹시 모를 불상사를 대비해서 이쑤시개와 면봉을 준비하세요

이쑤시개와 면봉이 왜 필요하냐고요? 굳이 설명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마스카라가 원하는 대로 눈썹을 한 올 한 올 올리지 못해요

마스카라 바를 때 요긴하게 쓰이니, 화장대 위에 하나 준비해 놓으세요. 면봉은 음! 눈두덩에 묻는 마스카라 처리할 때 좋아요


그럼 바릅니다

오늘 도포할 마스카라는 O/W(Oil in Water) 유화형 마스카라입니다.

O/W 유화형 마스카라는 필름 형성제가 대부분 포함되어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고분자 유화형 마스카라'라고 합니다


1. 바릅니다, O/W 유화형이니 당연히 물이 있겠지요.

일단, 물이 속눈썹에 마스카라액이 잘 도포되도록 윤활제 역할을 합니다
(속눈썹은 케라틴이라는 단백질로 구성되어 물을 흡수하지는 않습니다).

물은 마스카라 액이 속눈썹에 딱 좋을 만큼 이동하게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2. 이때 왁스가 빈틈을 주지 않습니다.

왁스가 속눈썹에 볼륨감을 줍니다.

볼륨감은 왁스뿐만 아니라 점증제도 큰 역할을 하며 색소가 그 영향에 관여합니다

3. 이렇게 물과 왁스가 속눈썹에 도포되면 시간을 주면 안 됩니다.

브러시로 잘 말아 올립니다. 어! 어! 어! 그 짧은 시간에 속눈썹이 두꺼워지고 컬링이 됩니다

혹시 컬링이 안 될 수도 있으니 마스카라 너무 믿지 마시고 미리 Eyelash Curler로 속눈썹을 집어 놓으세요.

컬링이 제대로 안되면 속상하니까요!

(실험자의 입장에서는 eyelash curler! 사용금지입니다- 마스카라 자체의 컬링효과를 관찰해야 하거든요)

4. 긴장을 늦추지 마세요! 자칫하다가는 애쓴 보람을 못 느끼게 됩니다.

처방을 만들 때 맨 마지막에 넣은 필름 형성제가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마무리 짓게 해야 합니다.

꼼꼼히 바르되 여러 번 덧바르면 뭉칠 수도 있으니 일필휘지의 마음으로 우아한 손길로 화장을 마무리하세요

이렇게 필름 형성제를 제대로 바르지 않으면 혹시 친구랑 슬픈 영화 보다가 울거나 하는 돌발사태가 발생되면

판다처럼 눈 밑이 검게 됩니다


~ 마스카라는 이렇게 속눈썹에 볼륨감과 컬링감을 부여해 줍니다

~ 1,2,3, 4 단계로 구분했지만,

마스카라에서 브러시를 빼서 속눈썹에 바르는 그 순간에 모든 단계가 한순간에 이루어집니다


이 과정을 정리해 볼까요? 마스카라를 속눈썹에 바르면, 제형에 포함된 물(수분)이 속눈썹 표면에 일시적으로 수분을 공급하고, 그 위에 왁스와 색소를 포함한 고분자 필름으로 이루어진 마스카라액이 속눈썹을 코팅합니다. 이 고분자 필름은 속눈썹을 부드럽게 감싸고, 마스카라가 뭉치지 않고 깔끔하게 발리도록 도와줍니다. 이후 수분은 증발하고, 왁스와 색소, 고분자 필름만 남아 속눈썹에 적당한 두께감과 컬을 줍니다. 눈은 훨씬 매력적으로 보이게 됩니다. (화장품 정의와 딱 맞지요)


마스카라의 사용감을 결정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물, 왁스, 색소, 필름 형성제입니다.

이 4가지 조합비를 찾아내는 것이 연구원의 몫입니다

물론, 이외에도 물과 왁스가 잘 섞이지 않으니 분산제, 유화제, 비이온계면활성제가 사용되고,

볼륨감의 극대화를 위하여 체질안료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방부제는 꼭 넣습니다. 매일 속눈썹의 이물질(미생물)이 묻어있는 사용하고 난 후의 브러시를 용기에 다시 고이 넣어 꽉 잠그니 세균이나 진균의 번식이 있을 수도 있어 방부제 혹은 방부 역할을 하는 성분은 꼭 넣어야 합니다


여기서 잠깐! 마스카라에서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일반적인 오일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일을 안 쓰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립스틱이나 다른 색조화장품처럼 하물며 분체 화장품에 사용되는 량 보다 조금 사용합니다.

왜냐하면 오일을 사용하면 잘 굳지 않아요. 굳을 때까지 두 눈을 부릅떠야 합니다.

최악의 상태에는 헤어드라이어를 머리카락이 아닌 속눈썹에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됩니다.

(헤어드라이어 사용은 화상의 위험이 있습니다. 절대 사용 불가. 과장된 표현입니다)

그럼에도 왁스의 결정화를 늦추고자 할 목적으로 오일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서 하나! 유분산성 마스카라에 사용되는 또는 W/O 유화형 마스카라 사용되는 오일은 분자량이 작은 오일을 사용합니다)


아! 그리고 향도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사실 지금껏 향이 들어간 마스카라를 본 적은 몇 번 없습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굳이 사용하지 않습니다

향이 알레르기 원인물질일 수 있고 휘발성이기에 눈 점막의 자극원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마스카라를 풀어내면 분명 실험에 의한 과학적 데이터를 통해 제품이 만들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연구원은 이공계출신입니다. 화학과, 화학공학과, 생화학과 같은 화학계열 출신들이 많은데요. 사용감을 결정하는 요소는 감성적인 부분이어서 이공계 실험자가 아닌 소비자의 몫입니다. 물론 이러저러한 소비자의 감성의 언어를 실험의 언어로 바꾸는 것이 연구원의 몫이기는 하지만... 가끔은 어찌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실험의 방향성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며칠은 멍하게 있게 됩니다. 그럴 때는 아이라이너 만듭니다. 마스카라를 단순히 색조화장이라고 말하지 마세요. 마스카라는 물리학+화학+미학+예술의 결합체입니다. 종합예술의 결정체가 마스카라입니다. 이렇게라도 우쭐해져야만 실험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속눈썹을 위하여~~~




스크린샷 2025-08-20 135845.png 출처 : 미국의회도서관 / Evening star (Washington, D.C.), August 1, 1951 | Library of Congress


여기서 잠깐! ~1950년대 헬레나 루빈스타인의 마스카라 광고 문구 한번 볼까요 ~


WATERPROOF MASCARA by Helena Rubinstein ~헬레나 루빈스타인의 워터프루프 마스카라는 풍성하고 벨벳 같은 속눈썹을 만들어 줍니다. 크리미 한 제형으로 속눈썹을 두 배는 더 길고 고급스럽게 보이게 합니다. 비를 맞거나 영화관에서 울더라도 번지거나 얼룩지거나 흘러내리지 않습니다. 블랙, 브라운, 블루, 블루-그린 색상


헬레나 루빈스타인의 ‘롱-래시(Long-Lash)’는 속눈썹을 더 길고, 더 길고, 또 더 길게—그 어느 때보다도 아름답게 만들어줍니다! 롱-래시 마스카라는 단순히 색을 입히는 것을 넘어, 실제로 길이와 두께를 더해줍니다. 속눈썹을 믿기지 않을 만큼 길고, 더 매혹적으로 바꿔줍니다. 헬레나 루빈스타인의 롱-래시 마스카라에는 방수 필름이 들어 있어 물속에서도 번지거나 얼룩지지 않습니다. 마법 같은 브러시가 속눈썹을 물들임과 동시에 형태를 잡아줍니다. 매끄럽고 벨벳 같은 피막이 각 속눈썹을 감싸 색을 더하고, 길이를 늘이며, 두께를 주고, 또 하나하나를 갈라 깃털처럼 부드러운 효과를 줍니다. 인위적인 집게 질(Eyelash Curler) 없이도 자연스러운 컬을 완성합니다. 블랙, 브라운, 블루, 그린, 차콜 그레이, 골든 브라운—무려 여섯 가지 멋진 색상으로 출시


19050년대의 마스카라는 현재와 같은 고분자유화형마스카라는 아닙니다. 오일과 왁스를 주성분으로 하여 내수성을 강화한 제품이었고 아직 Spiral brush가 대중화되기 전이어서 케이크타입 혹은 튜브에 들어있는 크림타입의 마스카라액을 빗(Comb) 타입의 도구를 이용해 바르는 방식이었습니다. 확실한 것은 광고문구를 보면 지금보다 더 정확하고 명확합니다. 낭만적이기도 하고요. 위의 내용 중에서 방수 필름은 현재의 고분자 구조의 폴리머는 아닙니다. 왁스막이 내수성이 있다 보니 방수 필름으로 표현했을 것입니다.(현재 마스카라에 사용되는 고분자 폴리머 중합체는 1970년대 이후에 적용되었습니다)



Eyelash Curler - 속눈썹을 위로 말아 올리는 기구. 우리가 통상적으로 뷰러, 뷰러 하잖아요. 화장품 매장에 가서도 뷰러 주세요 하니까요 그런데 이 뷰러라는 단어가 국어사전에도 영어사전에도 안 나오네요 일본 제약회사에서 실용신안으로 등록한 "비우라"라는 상표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정확하지 못합니다. 영어의 Beauty + Curler를 조합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식 외래어입니다.

Eyelash Curler는 1923년 미국에서 Charles W. Stickel이 발명한 ‘Kurlash’라는 제품으로 시작되었고, 이후 1929년에는 보다 정교한 모델이 특허 등록되며 상용화되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를 수입하거나 자체적으로 개발하면서 ‘비우라’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 명칭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뷰러”라는 표현으로 자리 잡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스크린샷 2025-08-20 181152.png Eyelash curler ~ US Patent US1699084A(1929년 등록) / US1904575A (1932년 출원) 일부 발췌


“화장품”이란 인체를 청결·미화하여 매력을 더하고 용모를 밝게 변화시키거나 피부·모발의 건강을 유지 또는 증진하기 위해 인체에 바르고 문지르거나 뿌리는 등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사용되는 물품으로써 인체에 대한 작용이 경미한 것을 말한다. by 화장품법 제2조(정의)



다음에는 마스카라를 만들어봅시다. 기능적으로 구분해 보고 구성성분이 무엇인지 제조는 어떻게 하는지 품질관리관점에서는 무엇을 확인하는지 정리하고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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