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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제주댁 Mar 26. 2023

제주사람 중 마농지 안 먹고 큰 사람 없다.

지금 제주는 바야흐로 마농지 담글 철

여러분 지금 제주에 계시다면 당장 시장이나 마트에 가서 풋마늘대를 사세요.

제주는 지금이 바로 마농지 담글 철(담그는 시기)입니다.


“마농”은 보통 우리가 아는 알마늘의 제주어로 알고 있지요. 하지만 제주어른들이 말씀하시는 마농지는 “풋마늘대 장아찌”입니다. 물론 데친 후 무쳐 먹어도 알싸하면서도 달큼하니 맛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장아찌를 최고로 칩니다.


제주에서 사람들이 말하는 마농지=마농지시=콥대산이지=콥대산이지시

다 같은 의미입니다.

시장, 반찬가게, 심지어 제주의 대형마트에서도 이

마농지를 만나볼 수 있을 정도로 제주에서는 빠지지 않는 반찬, 아니 김치 같은 존재지요.

제주 현지인 맛집 가 보시죠. 반찬으로 마농지 없는 집이 없을 정도랍니다.


그런데 콥대산이라는 단어는 조금 생소하시죠? 그래서 제가 대중적으로 모두가 찾을 수 있는 초록창에서 검색을 해 보았답니다.


《본초강목》에 “산에서 나는 마늘을 산산(山蒜), 들에서 나는 것을 야산, 재배한 것을 산(蒜)”이라 하였다. 후에 서역에서 톨이 굵은 대산(大蒜)이 들어오게 되어 전부터 있었던 산을 소산이라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대산을 마늘, 소산을 족지, 야산을 달랑괴”로 구분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옛날 우리 조상들은 마늘을 대산이라고 불렀다고 추측해 볼 수 있어요.

"콥-대산(大蒜)이".

재미있는 제줏말입니다. 제주어 전공은 아니라서 좀 더 살펴봐야겠지만요. 제주할머니들이 쓰는 말들은 아마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이 쓰던 말들이 많이 남아있겠다 싶어요. 실제로 어르신들을 만나서 대화하다 보면 아래아 하나는 물론 아래아 두 개 발음도 하시니까요. “ㅛ”와 “ㅕ”의 중간 즈음 들리는 발음요.


여하튼 풋마늘대는 이제 날이 더워지면 점점 줄기가 세어지니까 부드러우면서 야들할 때, 지금 꼭 장아찌를 담그세요. 실제로 지금 많은 제주의 어머님과 어르신들이 마농지를 본격적으로 담그고 계시거든요.

일찍 일어나는 새가 여리고 아삭한 마농지를 얻을 수 있어요


이렇게 담근 마농지는 고기 구워 먹을 때도, 생선조림에 넣어도, 고기 볶을 때 넣어도, 아주 더운 날 밥에 물 말아서 마농지만 얹어 먹어도 제주에서는 너무너무 맛있는 별미입니다.

제주사람들의 밥도둑! 네 맞아요

객주리(쥐치) 조릴때 드라마틱하게 맛을 끌어주는 마농지

제주 사람 중 마농지 안 먹고 큰 사람 있을까요?

전 첫 애 임신했을 때 마농지로 살았을 만큼 알싸하고 아삭거리는 마농지가 입덧의 괴로움을 달래줄 정도로 도움이 되었지요.


미농지에는 보통 양파보다는 무말랭이(생길이)를 넣어 장아찌로 만듭니다. 만드는 방법 어렵지 않으니 제주의 장날에 출동 한번 해 볼까요. 꼭 시장이 아니어도 밭에, 대형마트에도 다 깔려 있습니다. 날이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전까지 여리고 아삭한 콥대산이를 만날 수 있으니까요.


제주음식의 진수.

마농지를 꼭 경험해 보세요.


#마농지 #제주음식

#제주전통음식 #쿡스타그램

#제주쿠킹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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