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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어쩜 이렇게도 불행할 수 있을까?

불행한 경험을 통해 행복한 오늘을 보내는 누군가의 이야기

by 몽실구리 Aug 06. 2024

반지하, 조실부모, 결손가정,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이혼가정, 소년소녀가장, 친척들에게 버림받은 아이,

잦은 결석, 초극소저체중아 출산, 금쪽이 부모, 발달장애자녀 부모, 게임중독, 학사경고, 성인ADHD


언뜻보기에 사회복지종합선물셋트 같은 저 단어들이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것은 다름아닌 '나'이다. 


어린 시절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았던 부모님과 함께 반지하에서 살았던 유년기

갑작스런 어머니와의 헤어짐으로 한부모가정 자녀로 아버지와 둘이 살던 초등학생 시절

아버지가 위암으로 투병하시다가 돌아신 후 친척집을 전전하다 도벽이 생겨 저 먼 제주도에 버려지고

타 지역의 친구네 집, 모텔, 길거리를 배회하다 외삼촌 손에 이끌려 외할머니댁에서 살게된 사춘기 시절,

흔히 질풍노도라 불리는 이때 나를 대변하는 또 하나의 명칭은 소년소녀가장이었다.

나는 소녀가장으로 세대주가 되어 학창시절을 보냈고, 중고등학교 때는 대학생 언니, 오빠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기도 하는 등 지금 생각해보면 탈선청소년에 가까운 모습으로 지냈던 것 같다.


대학생이 된 후 나름의 대학생활도 즐기고 교사라는 꿈을 꾸며 지냈지만 

임용고시라는 벽에 부딪혀 절망하며 한동안 월드오브워크래프트라는 게임에 빠져 

사람도 만나지 않고 게임을 낙으로 지내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다 이대론 안되겠다싶어 정신차려 취업을 하고, 살빼겠다고 운동도 끊었다. 

운동을 위해 다니던 체육관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아이가 생겨 결혼도 하게 되었다.

아이가 태어날 날만을 기다리던 우리 부부에게 찾아온 조기양막파수.. 

손꼽아 기다리던 아이는 주수를 다 채우지 못하고 7개월만에 1.04kg으로 세상에 태어났고 

나는 '초극소저체중아'의 부모로 신생아중환자실(NICU)에 아이를 보내게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아이를 품에 안고 이제는 나에게 더이상의 불행은 없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믿고 사랑하던 남편과 이혼을 하게 되었다. 

비록 사별이지만 아빠없는 아픔이 있던지라 내 아이만큼은 아빠없이 키우고 싶지 않았는데

인생이란 참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며 마음 아팠던 순간들...


그렇게 아이와 둘이 서울로 상경해 전혀 해본 적 없던 직종에 취업하고 정신없이 사는 동안

아이는 발달장애(언어지연, 지적장애) 진단을 받았고, 7세 때는 폭력적인 행동으로 소위 금쪽이가 되어

담임교사를 2번 바꾸고, 친구들을 때려 학부모 민원이 빗발쳐 결국 다니던 일반어린이집에서 쫓겨나 

통합어린이집(장애아이가 다니는 통합반이 있는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었다.


힘들었던 어린시절보다는 나아질 거란 기대와 달리 삶은 뜻밖에 나에게 더 가혹함을 선물했다.

결혼도, 양육도, 교사라는 취업의 꿈도 모두 낙제점을 받은 것 같았다.

온 세상의 불행이 모두 내 것만 같았던 시간들... 


내게 닥친 불행을 버티고, 이겨내기 위해 방법을 찾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경험을 통해

행복을 찾은 평범하지만 특별한 마음을 가진 나의 이야기를 이 곳에 끄적여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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