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했던 개인의 이득
전 엄청 현실적인 사람이에요 거기에 적응력도 빨라요 불필요한 논쟁을 일으키는 것도 싫어해서 까라면 까는 스타일이라 직장생활에 아주 찰떡인 인재(?)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직장인인데 직장에서 나오면 할 줄 아는 게 없는 텅텅 인가? [직장]은 있는데 [직업]은 없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김대리가 제 직업은 아니잖아요?
당장 내가 없어도 아무나 데려와 한 달 인수인계하면 그 자리 채워질 거고 그 말은 즉 나는 언제든 다른 사람으로 대체가 가능한 인력이구나 싶었어요
게다가 이 회사가 없어지면? 그럼 나는??
때마침 다니던 회사의 계열사 합병이 예정되면서 다들 어디로 발령을 받을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왔고 어수선한 회사 분위기에 여기저기 줄타기도 보이더라고요 근데 전 그런 능력은 없거든요
학벌이 좋지도 않고 인맥도 없어요. 그렇다고 여기저기서 러브콜 받는 능력자도 아니에요
이리오라면 이리 오고 저리 가라 면 저리 가야 하는 상황에 어느 누구는 잘리지 않고 다닐 수 있는 것만으로 어디냐 했지만 그 존버 정신으로 차라리 내가 뭐라도 하면 그게 낫겠다 싶었던 것 같아요
나가서 뭘 해야겠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지만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고민은 짧게 실행은 빨리!
저 퇴사하겠습니다. 했더니 나가면 뭐하게? 집에서 애보게? 하시더라고요. 제 마음의 여유가 없던 건지 괜스레 비꼬는 말로 들려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근데 틀린 말은 아니죠. 특별한 기술이 있거나 넉넉한 자본이 있어 창업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닐 테니
하지만 퇴사는 하고 싶어도, 육아만 하긴 싫었어요
아이들이 짠해서, 아이 봐주시는 부모님께 죄송해서? 다 핑계예요
그냥 저를 위한 퇴사였어요
이런 표현이 맞는 건지 모르지만 회사에서 내쳐지기 전에 제가 떠나고 싶었어요
아이 키우면서 너무 힘들고 버티기 어려워서 그만두는 모습도 제가 그려온 모습이 아니었거든요
이렇게 된 이상 가짜 간지 말고 진짜 간지 나게 살고 싶었어요
(간지보다 더 적합한 표현을 못 찾겠네요. 이해 바라요)
눈앞에 승진, 성과 뭐 그런 걸로 일희일비하기 싫고 지금보다 적게 일하고 돈은 더 많이 벌고 싶다는 욕망의 새싹이 자랐어요. 나와서 뭐든 하면 내가 못할 것도 없지! 이런 심정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회사를 나오니 저는 더 이상 대기업 직원이 아니었어요. 내밀 명함도 없었지만 달라고 하는 곳도 있을 리가 없죠. 상징처럼 저를 수식해오던 그 단어 하나가 사라졌을 뿐인데 많이 위축되더라고요. 저는 그동안 자존감이 굉장히 높은 사람이라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실상은 그저 나를 받쳐주고 있던 다른 것들로 인한 가짜 자존감이었던 거죠
이대로 가면 퇴사를 후회할게 불 보듯 뻔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초조해지기 시작했어요. 당장 밀린 드라마를 돌려보고 카페투어 할생각에 설렜던것도 잠시 딱 일주일 동안 생각을 정리하고 새로운 모험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스마트 스토어, 쿠팡 판매 부터 블로그 관리, 전자책 쓰기 등등 여러가지로 수익화를 시키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도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걸 보여주기 위해 계속 실행하는중이예요. 요즘이야 말로 진짜 제 자존감을 찾아가는 과정인것 같네요.
회사를 나오니까 진짜 외롭고 춥긴하지만..나름 재미도 있어요. 적어도 세무나 회계 보다는요^^
저와 같은 직장인 엄마들, 워킹맘들에게 절대 퇴사를 부추기는건 아니지만요,
막상 혼자서 할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을거라고 그래서 고통스러워도 억척같이 회사에 남으려는 분들을 위해해 우리(엄마)도 자립하여 할수 있는것들이 무궁무진하다는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앞으로 계속해서 저의 퇴사 후 독립하기 이야기를 프로젝트 형식으로 작성해볼 생각입니다
관심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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